[삼촌설] 위험한 중국산 로봇청소기

이동욱 논설주간 2025. 9. 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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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욱 논설주간

요즘 가정마다 한두 대쯤은 굴러다니는 것이 로봇청소기다. 바닥 먼지를 알아서 빨아들이고 물걸레질까지 해주니 주부들의 수고를 덜어준다. 특히 중국산 제품은 국내 브랜드 대비 30만~40만 원 저렴하면서 성능도 준수해서 인기다.

그러나 중국산 청소기가 사용자의 집안을 들여다본다는 사실은 끔찍하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일부 중국산 로봇청소기는 사용자 인증 절차가 허술해 휴대전화를 통한 불법 접근과 조작이 가능했다. 심지어 집 내부를 촬영한 사진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카메라가 강제로 활성화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사생활이 고스란히 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은 단순한 생활용품의 취약점을 넘어선다. 이미 중국산 CCTV나 통신장비에서 '무선 백도어' 해킹 사례가 드러난 바 있다. 회로기판에 심어진 스파이칩을 통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폐쇄망에서도 자료를 빼내는 기술이다. 미국이 화웨이와 ZTE는 물론 하이크비전, 다화 같은 중국 보안장비의 수입을 법으로 금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19년 미국이 제정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통신망법(Secure and Trusted Communications Networks Act)', 2021년 통과한 '안전한 장비법(Secure Equipment Act)'은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연방자금으로 이들 장비를 구매·사용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또 이미 설치된 장비의 철거 비용까지 보조할 수 있게 하는 법이다. 영국도 2022년 중국산 CCTV 철거를 권고했다. 우방국들은 '값싼 장비 뒤에 숨어 있는 보안 위협'을 실질적 안보 문제로 다루고 있다.

이런데도 국내에서는 중국산 장비가 들어가는 해상풍력발전소를 서남 해안에 지으려 하는 등 무방비다. 자칫 풍력발전기가 중국 통신안테나 구실을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정보는 곧 권력이며, 정보 유출은 개인의 안전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국가적 각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