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위 묵·금분·은분으로 펼친 ‘들풀’의 생명력…민병도 초대전 ’흔들림의 힘'

송태섭 기자 2026. 5. 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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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일~7일, 대백프라자갤러리
100호~400호 대작 등 40여 점 전시
민병도 작, '도법자연(道法自然)-들풀', 한지에 먹, 금은분, 62x62cm 2026. 대백프라자갤러리 제공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 동양화가이자 시조시인이기도 한 민병도 작가 초대전 '흔들림의 힘'이 오는 6월2일부터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의 서른두 번재 개인전이기도 하다. 2024년 수성아트피아 전시 이후 '도법자연(道法自然)'의 연장선에서 마련된 이번 전시는 '들풀'과 '아리랑' 시리즈를 중심으로 100호부터 500호에 이르는 대작을 비롯해 40여 점을 선보인다.
민병도 작, 도법자연(道法自然)-들풀', 한지에 먹, 금은분, 200x280cm, 2026. 대백프라자갤러리 제공

민병도의 작업은 시와 그림이 서로를 보완하며 확장해 온 태도에서 출발한다. 그에게 시는 언어로 길어 올린 그림이며, 그림은 침묵 속에서 번져가는 또 하나의 시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문학과 회화가 서로의 경계를 넘나들며 하나의 예술적 세계를 형성해 온 과정은 민병도 예술의 중요한 특징이다

작가는 전래 종이인 한지 위에 묵과 금분, 은분을 사용해 모필로 채색하며 한국화의 정체성과 전통미를 드러낸다. 이름 없이 자라 주목받지 못하는 들풀에 존재적 가치와 시대적 의미를 부여하고, 척박한 현실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삶의 원형을 형상화한다. 자연은 외부 풍경의 재현이 아니라 내면의 감각과 기억에서 다시 길어 올린 대상으로, 화면의 색채와 유려한 필선은 외형보다 기운과 정서를 포착하는 데 집중돼 동양화의 '기운생동' 미학과 맞닿는다.
민병도 작, '도법자연(道法自然)-아리랑', 한지에 먹, 금은분, 220x200cm,
특히 2024년부터 탐구해 온 '들풀'과 한국적 정서와 삶의 태도가 응축된 '아리랑'의 시각화는 작가가 자연과 맺고 있는 내밀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자연을 관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며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도법자연(道法自然)'의 구현은 한국화의 본질을 찾기 위한 오랜 수련과 독자적 회화 양식의 변모가 빚어낸 축적의 결과이자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민병도 작, '도법자연(道法自然)-아리랑', 한지에 먹, 금은분, 85x85cm, 2026. 대백프라자갤러리 제공

1980년대 '경(景)' 시리즈에서 시작해 '무위강산'(2008), '상선약수'(2018), '도법자연〉'2023)으로 이어진 변화는 진경산수에서 추상으로 향한 흐름 속에서 도가적 자연관과 '무위자연'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갤러리측은 "이번 전시가 작가에게는 그동안 지속해 온 조형어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형 언어의 확장을 꾀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6월7일까지. 문의 : 053-420-8015∼6
민병도 작가. 대백프라자갤러리 제공

송태섭 기자 tss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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