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불경기 속 사찰 찾아 평온 맞은 사람들

부처님 오신 날 당일인 15일 수많은 불자와 방문객 등 인파가 사찰로 향한 가운데 물가 등 사회 문제에 대한 개선 열망이 무엇보다도 컸다.

불경기 속에서도 절을 찾은 사람들의 표정은 일순간 평화로워 보였다.

햇살이 내리쬐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씨 속에서 반려견이 잔디밭을 뛰놀거나 불자들의 담소가 쏟아졌다.

이날 오전 11시께 포항 금강사에선 주지 법광 스님의 마무리 법문이 한창이었다.

법광 스님은 "저출산과 사회 영향으로 소속 종단 내에 빈 절만 30곳이 넘고 출가 스님이 100명이 채 되질 않는다는 현상이 일고 있다"며 "부처님 공양드리기 위한 비용이 부족해 스님들이 곤란을 겪기도 한다. 큰 사찰이나 문화재가 있어 국가 지원을 받는 사찰을 선호하는 추세도 보이고 있다"라며 서두를 열었다.

이어 스님은 "불자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고 지금 오신 노년층 분들 외에 젊은 세대가 특히 그렇다. 불자로서의 인연은 깊고 소중하다"며 "예수님, 성모님이 계신 세계와 부처님 세계는 (비유컨대) 지구가 아닌 별나라와 같다. 나무관세음보살 한마디 인연에 천상계에 날 수 있고 나무아미타불 한마디 인연에 극락에 날 수 있다"고 종교 화합과 동시에 불심의 소중함을 부연했다.

법문 후 공양간은 국수 말기에 여념이 없었다.

가득찬 방문객들은 저마다 얘기를 나누기도 했고 자리를 양보하며 다른 사람에게 국수를 전하기도 했다.

서로 돕는 모습에서 부처님 자비가 가까이 보인 순간이었다.

포항지역의 다른 사찰도 붐볐다.

관욕을 위한 아기 부처님이 모셔지기도 했고 절실한 마음을 담아 절을 올리는 모습이 쉽게 포착됐다.

절에서 담근 된장과 공양미, 향, 양초에다가 직접 짠 참기름도 사람들의 손길을 끌어냈다.

시민 김모(64·여·포항시 북구 두호동)씨는 "집에서 밥하는 주부 입장에서 물가가 제발 좋아지길 바란다. 물가가 너무 오르니 힘들다"며 "칼을 휘두르는 강력사건도 요즘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어 무섭고 두렵다. 개선되길 바라고 개인적인 소망은 혼기가 찬 딸이 시집을 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 김모(75·여·포항시 남구 송도동)씨는 "내 몸 건강과 가족 건강이 이 나이되면 바랄 뿐"이라며 "젊은 세대를 위해 나라와 정치가 부처님 마음처럼 더욱 좋아지길 희망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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