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 100' 치려다 '병원비 100'…근손실 막으려다 장손실 온다

헬스클럽은 클럽보다 즐거운 곳
- 김종국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30대 직장인 A씨도 몸 만들기에 돌입했는데요.
평소 운동을 좋아했지만,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체지방은 늘고 근육량은 줄었기 때문이죠.
SBS <미운 우리 새끼>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두고 단기간에 효과를 보고 싶어 고강도 운동을 선택한 A씨. 그런데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랫배가 당기고 욱신거림을 느꼈습니다. 특히 자신의 사타구니 근처에서 혹처럼 불룩한 것이 만져졌는데요.

병원을 찾은 A씨는 다름 아닌 ‘탈장’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사진 출처 = 이미지투데이

탈장은 ‘내장’이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복벽의 약한 부위'로 밀려나는 것을 말합니다. 탈장은 위치에 따라 서혜부(사타구니) 탈장, 대퇴(무릎 위) 탈장, 배꼽 탈장, 복부 수술을 했을 경우 수술 부위에서 발생하는 절개부위 탈장 등이 있는데요.

그 중 성인들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탈장은 서혜부 탈장입니다. 서혜부 탈장은 주로 남성들에게 발생하며 고강도 운동이나 만성 변비, 과도한 복부 압력, 흡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는데요.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A씨처럼 단기간 근육을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탈장을 ‘스포츠 탈장’이라고 부릅니다. 축구나 테니스, 레슬링 선수나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자주 발생해 이렇게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흔히 운동량이 많으면 근육이 잘 발달해 탈장이 생기지 않을 것 같지만, 운동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복압을 상승시키는 동작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복벽에 균열이 생겨 탈장 위험이 더 높아집니다.

매경 DB

운동 뿐만 아니라 직업 상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택배 노동자, 장시간 운전하며 엑셀이나 브레이크를 밟느라 한쪽으로 힘이 쏠리는 택시나 버스기사들 중에서도 탈장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박종섭 명지병원 외과 교수는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에는 적절한 호흡법과 올바른 자세를 통해 복부 내부 압력을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동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인대를 이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이미지투데이

탈장 초기에는 해당 부위가 묵직한 느낌과 함께 통증이 동반됩니다. 탈장 부위에서 메추리알 크기 정도의 불룩한 덩어리가 만져지는데, 손으로 누르거나 누워있으면 돌기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금세 회복되기 때문에 탈장이라는 것을 알아채기 쉽지 않은데요. 그만큼 증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방치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탈장 상태가 지속되고 심해지면 복부 장기에 혈액 순환이 어려워지고, 심한 통증과 출혈, 심지어는 장폐색 또는 괴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 발생 시 병원에 내원해 빠른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3> 캡처

탈장은 복벽 모양이 구조적으로 변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로 치료해야 합니다.

탈장 교정술은 탈장이 발생한 부위에 인공막을 이용해 이탈한 장기를 제자리에 유지하도록 하는 수술입니다. 과거에는 복부를 절개해 탈장을 치료했는데요.

최근에는 회복도 빠르고 재발과 합병증이 적은 복강경(배에 구멍을 내는 방식)이나 로봇을 이용해 탈장 교정술을 하기도 합니다.

언제나 긍정적으로만 알았던 '축구, 테니스, 헬스'. 이렇게 건강을 위한 운동 욕심이라도 과해지면 의도치 않게 '탈장'이라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는데요.

고강도 운동 혹은 무게중심이 고르지 못한 채 장시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충분한 스트레칭 및 휴식으로 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골고루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위 콘텐츠는 매일경제 기사
<‘몸짱’ 욕심 내다 ‘탈장’ 됩니다>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유주연 기자 / 박보성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