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배우에게 군 입대는 한때 2년 가까이 대중 앞에서 사라지는 ‘강제 공백기’와도 같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복무 기간이 과거보다 짧아진 데다 드라마 사전제작과 OTT 공개가 보편화되면서 입대 전에 작품을 여러 편 촬영해 놓는 배우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몸은 군대에 있어도 얼굴은 안방과 스크린에서 계속 볼 수 있는 시대가 된 셈이다.
이준영

최근 가장 대표적인 배우가 이준영이다. 이준영은 지난 7월 21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했지만 오히려 요즘 더 자주 얼굴을 비추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tvN 드라마 <포핸즈>가 입대 전 촬영을 마친 작품이기 때문이다. 제작발표회마저 입대 전에 미리 녹화해 군 복무 중인 배우가 신작 제작발표회에 등장하는 재미있는 장면까지 만들어졌다.

이도현

이 분야의 또 다른 대표주자는 이도현이다. 2023년 8월 공군 군악대로 입대한 이도현은 지난해 5월 전역할 때까지 약 1년 9개월간 복무했지만 대중에게서 사라졌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스위트홈> 시즌2·3, <이재, 곧 죽습니다> 등이 차례로 공개됐고 무엇보다 영화 <파묘>가 있었다.

입대 전 촬영을 마친 <파묘>는 2024년 2월 개봉해 무려 1191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 이도현 역시 ‘봉길’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남자 신인상까지 품에 안았다. 군 복무 때문에 정상적인 홍보 활동조차 하기 어려웠던 배우가 군대에 있는 동안 첫 천만 영화를 만들어낸 셈이다.
공명

공명 역시 일찌감치 ‘군백기 없는 배우’의 사례를 보여줬다. 2021년 12월 육군에 입대한 그는 2023년 6월 전역할 때까지 <한산: 용의 출현>,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킬링 로맨스> 등 입대 전 촬영해 둔 작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특히 <한산: 용의 출현>은 7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공명은 이후 인터뷰에서 군 복무 중 자신이 출연한 작품이 개봉해 관객들이 계속 자신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역 약 7개월 뒤 개봉한 <시민덕희> 역시 입대 전인 2020년 촬영한 작품이었다.
결국 배우들에게 군 입대가 반드시 ‘잊히는 시간’을 의미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촬영과 공개 시점이 크게 벌어질 수 있는 사전제작 시스템에서는 입대 전 얼마나 부지런히 작품을 준비했느냐에 따라 군 복무 중에도 새 작품이 계속 나올 수 있다. 이준영과 이도현, 공명처럼 ‘몸만 군대에 있을 뿐’ 대중에게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배우들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나우무비 에디터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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