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국회 가보니 아는 것과 달라…나도 궁금하다"
"축구협, 투명하게 선임 절차 밝히길"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선임 과정의 불공정성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며 대한축구협회(KFA)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주길 요청했다.
홍명보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A매치 소집 명단(26명)을 공개했다.
한국은 10월 10일 요르단 암만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5일 뒤에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조별리그 4차전을 펼친다.
홍 감독은 "10월 예선 2경기는 본선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일정"이라면서 "지난 9월 팔레스타인, 오만과의 경기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부분을 생각해서 선수들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명단에는 최근 소속팀에서 부상을 당한 손흥민(토트넘)도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은 "직접 소통했는데,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 당장 경기 출전이 어려운 것 같은데, 앞으로 몸 상태를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손흥민이 뛰지 못할 경우 플랜B도 준비했다"고 전했다.
선수 소집과 더불어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선임 과정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전했다. 지난 7월 선임 때부터 불공정, 불투명한 절차로 많은 비판을 받은 홍 감독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 자신의 선임 과정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명보 감독은 "나도 답답하다. 개인적으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서 "선임 당시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나, 내가 1순위였나라는 질문에 모두 '그렇다'라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국회에 가보니 내가 알았던 부분과 달랐다. 쟁점이 되는 10차 회의록을 공개해 평가받는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다. 대한축구협회에서 투명하게 밝혔으면 좋겠다. 나도 궁금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의 일문일답이다.
-10월 대표팀 명단 선발에 대해. ▶10월 예선 2경기는 (월드컵) 본선을 가기 위한 중요한 일정이다. 상대 역시 강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이번에 선발한 선수들은 9월에 펼쳐진 2경기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구성했다.
손흥민의 출전 여부는 직접 소통했는데, 본인이 '호전이 되고 있다'고 하더라. 지금 당장 경기 출전은 어렵다고 클럽과 본인이 판단했지만 (소집 전까지) 앞으로 경기가 남아 있다. 경기 출전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손흥민은 그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힘든 일정을 보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다. 지금도 중요하지만 2026년 월드컵 본선의 경기력도 중요하다. 클럽과 선수 본인, 협회가 소통하면서 무리시키지 않는 방법을 찾겠다.
이번에 선발한 선수들은 대부분 소속팀에서 매 경기 70분 이상 뛰고 있다. 유일하게 황희찬만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이 선수를 돕는 방법은 두 가지다. 새로운 선수가 대표팀에 들어와서 새롭게 탄생하는 것도 있지만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선수가 대표팀 활약으로 힘을 얻어 소속팀으로 돌아가 좋은 활약을 하는 경우다. 후자가 황희찬을 뽑은 이유다. 황희찬은 오만전 득점을 하는 등 그동안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소집해 선수와 이야기해 컨디션을 확인 후 어떻게 기용할지 생각하겠다.
-손흥민을 소집하지 못할 경우 플랜B가 있나. ▶손흥민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경기에 나가고 싶어 할 것이다.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다. 많은 분도 원할 수 있다. 하지만 무리시켜서 어려움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 혹시라도 손흥민이 못 뛸 경우에 대비해 플랜B를 준비했다.
-지난주 국회에 출석, 유럽 출장을 못 갔는데. ▶대체로 주앙 아로소 코치가 유럽에서 선수들을 체크했다. 그 선수들이 소집 명단에 포함됐다. 유럽에 30여 명이 뛰고 있는데, 이들은 미래 자원이다. 이들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이번에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지만 보고 싶은 선수들이 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라고 생각하고 방향을 잡고 체크해야 한다.
-권혁규를 발탁하는 등 중원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10월 첫 경기가 원정이다. 아무래도 선수들의 시차, 컨디션이 중요하다. 유럽에서 중동을 거쳐서 국내에 들어오면 시차 문제가 좀 덜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권혁규는 전날 (스코틀랜드 리그 레인저스전에서) 70분 이상 뛴 것도 확인했다. 지금 당장 활용 가능 여부는 모르겠지만 미래에 좋은 옵션이다. 지난 1차 소집 때도 어린 선수가 들어왔는데, 미래를 위해서라도 어린 선수들을 꾸준히 지켜보는 과정이다.
-김영권이 제외됐다. 김민재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데. ▶김영권이 대표팀에서 긴 시간 동안 잘해줬다. 피로감이 있기 때문에 원정 경기는 중동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조합을 고민하는 것은 모든 포지션에서나 마찬가지다. 계속 조합을 찾는 것은 대표팀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손흥민이 못 나오면 공격진, 미드필더진 구성할지. 대체 선수 발탁도 고려할 것인가. ▶둘 다 고려하고 있다. 우선 손흥민 포지션에는 여러 선수가 플레이할 수 있다. 황희찬, 배준호, 이재성도 경기할 수 있다. 손흥민이 못 나올 경우 경기 외적으로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지만 포지션을 대체할 선수는 충분히 있다. 또한 대체 선발도 이뤄질 수 있다.
-홈 경기는 잔디 상태가 좋은 용인인데, 나은 경기력 기대해도 될까. ▶(잔디는) 선수들이 아쉬움을 남긴 부분이다. 선수들이 잔디가 가장 좋은 곳을 홈경기장으로 우선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팬들에게 지지를 못 받고 있다. ▶나도 답답하다. 특히 국회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억울한 부분도 있다. (협회에)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냐고 물었을 때 정상적이라고 들었고, 후보 1순위라고도 들었다. 국회에 가보니까 그전과 달랐던 부분이 있었다. 그동안 회의록을 협회에서도 공개했으면 좋겠다. 특히 쟁점이 되는 10차 회의록을 공개, 평가를 받아보는 것도 검증하는 방법이다. 협회에서 어찌할지 모르겠지만 투명하게 밝혔으면 좋겠다. 나도 알고 싶다.
-9월 A매치 보완점은 무엇일까. 최전방 고민도 있었는지. ▶9월 보완점은 선수들의 회복 능력이다. 하루, 이틀 훈련하고 경기를 나갔다. 좋은 회복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많은 경기를 치른 선수들의 피로도가 쌓였다. 공격수 부문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주민규, 오세훈이 9월 A매치 때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득점도 했고, 위협적인 기회도 만들었다.
이번에 이영준과 오현규도 고민했다. 이영준은 주앙 코치가 직접 미팅도 했다. 하지만 오세훈과 스타일이 비슷해 이번에 빠졌다. 오현규는 소속팀에서 많은 시간을 뛰지 않지만 골도 넣고 있다. 스타일 면에서 기존 공격수들과 달라 요르단 수비를 공략하는데, 다양한 옵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영준도 미래 자원이기 때문에 관찰해야 한다.
-10월 A매치 후에 유럽 출장 계획? ▶주앙 코치가 유럽에 상주하지만 선수들을 지켜보는 것이 내 역할이다. 10월 A매치 후 유럽에서 선수들과 면담하며 다음 스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경기에 꾸준히 나서는 선수에 대해서는 굳이 체크 안해도 된다. 많은 경기에 못 나서는 선수를 만나 사기를 높이고. 대화를 나누는 게 목적이 될 것이다. 몇 년 후에는 이들이 대표팀을 이끌 선수들이다.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줄여줘야 한다. 선수나 매니저, 단장, 감독 등과 면담을 통해서 미래 방향성에 대해서도 대화할 계획이다.
-이강인이 PSG에서 가짜 9번 역할을 잘 소화했다. ▶(이강인은) 어느 포지션에서도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선수다. 하지만 클럽은 충분히 시간을 보내면서 전술적인 부분을 이해할 수 있지만 대표팀은 다르다. 준비할 시간이 얼마나 주어질지 모르지만 좋은 옵션 중 하나다.
-이틀 뒤에 문체부에서 조사 중간 결과 발표 예정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재신임 절차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는데. ▶문체부의 절차기 때문에 내가 말할 단계가 아니다. 결과를 지켜보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중요한 것은 10월 A매치다. 문체부 조사 결과 발표보다 2경기 결과가 중요하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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