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팅 조식부터 테라피스트의 스파까지, 럭셔리 풀빌라 반얀트리 푸껫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는 반얀트리 푸껫을 찾았다. 그룹 역사의 큰 이정표를 앞두고 달뜬 분위기 속에서 목도한 것은 리조트가 제시하는 럭셔리 여행의 품격 그리고 환경과 사람이 어우러지고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여행의 표본이었다.
자료 제공∙취재 협조 반얀트리 푸껫, 리조트 홀리데이 코리아(반얀트리 한국 홍보 사무소)
반얀트리 푸껫은 태국 푸껫 북서쪽 방타오 해변의 라구나 푸껫(Laguna Phuket)에 자리 잡고 있다. 라구나 푸껫은 라군을 둘러싸고 고급 리조트가 모여 있는 조용한 휴양지로 유명하지만, 반얀트리 창립자 부부가 이곳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들은 과거 주석 광산이었던 황무지에서 가능성을 보았고, 7,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고 바닷물 정화 작업을 통해 이곳의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런 부단한 노력 끝에 1994년 문을 연 반얀트리 푸껫은 현재 전 세계 20여 개 나라에 70개 이상의 리조트 및 호텔을 운영하는 반얀 그룹의 출발점이 되었다. 브랜드의 시작이 이러했기에 반얀트리를 관통하는 정신에 환경 보호와 지역 사회와의 상생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리조트 입구를 통과해 가장 먼저 맞아주는 거대한 반얀 나무. 마치 지난 시간 동안 브랜드의 철학을 지키며 이 섬의 대표적인 리조트로 자리매김한 반얀트리 푸껫처럼 믿음직스럽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프라이빗한 우리만의 안식처
리조트 부지 어디에나 울창한 수목이 가득해 이 안에 200개가 넘는 빌라가 있다는 사실이 쉬이 실감 나지 않는다. 아름다운 꽃나무와 새들의 노랫소리가 가득한 반얀트리 푸껫은 총 218개의 객실을 갖췄고, 모두 풀 빌라 타입이다. 푸껫 풀 빌라 리조트의 기준을 세웠다고 평가받는 반얀트리인 만큼 지속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여전히 그 품격을 유지하며 다양해진 여행 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타입의 객실들이 조금씩 추가되었다. 태국 전통의 아름다움과 넓은 야외 데크를 갖춘 ‘반얀 풀 빌라’, 침대 앞 전면 창을 열면 수영장으로 이어지는 현대적 인테리어의 ‘세레니티 풀 빌라’, 이름 그대로 두 개의 수영장을 갖춘 ‘더블 풀 빌라’ 타입 등 여행 취향과 인원에 따라 선택지가 다양하다.
그중 더블 풀 빌라는 앞에 라군이 펼쳐진 한적한 빌라 단지 내에 있어 더욱 프라이빗하고 로맨틱한 휴가를 즐기고자 하는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다. 빌라 앞에 투숙객의 이름이나 특별한 메시지를 명패처럼 걸어주는 반얀트리의 서비스는 이곳을 집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세심함으로 다가온다. 어떤 타입의 빌라를 고르더라도 높은 담장 안 정원과 전용 수영장에서 나만의 안식처에 온 듯한 평온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객실 어메니티는 대부분 파라벤이나 계면활성제를 배제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천연 유래 성분의 제품을 사용한다. 또한, 몸에 직접 닿는 만큼 불필요한 향이나 착색제 같은 화학 원료를 사용하지 않아 안심할 수 있다.
몸과 마음 모두를 채우는 다이닝
태국의 전통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레스토랑 사프론(Saffron)을 필두로 총 6개의 식당과 바가 있다. 더 워터코트(The Watercourt)는 아침에는 생기가 넘치는 조식 뷔페를 즐길 수 있고, 해가 질 때면 라군 위로 내려앉는 일몰을 바라보며 로맨틱한 해산물 저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적한 분위기에서 아침 식사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더블 풀 빌라 단지 내에 위치한 트레(Tre)도 좋은 선택지다. 아시아와 지중해식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베야(Veya)는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유기농 텃밭에서 재배한 신선한 식자재를 사용해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을 실천하는 곳이다. 신선한 음식만큼 청량한 수영장 전망도 장점.
아침 뷔페와 분위기 있는 저녁 식사 사이 가벼운 한 끼를 원한다면 골프 코스를 앞에 둔 캐주얼한 분위기의 반얀 카페(Banyan Café)를 방문하자. 이곳에서는 스무디, 샐러드, 피자나 가벼운 태국 요리를 만날 수 있고,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에는 큰 스크린으로 함께 게임을 시청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오픈한 틴 타파스 바(Tin Tapas Bar)는 주석으로 만든 소품을 배치해 주석(tin) 광산이었던 지역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어둠이 내린 뒤에는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 하늘에 뜬 달과 바에 달린 보름달 모양의 조명이 어우러지면, 내가 취하는 게 칵테일 때문인지 분위기 때문인지 모르게 될지도. 한껏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날에는 빌라 내 수영장과 정원에서 즐길 수 있는 플로팅 브렉퍼스트나 바비큐 예약도 추천한다.
다양한 액티비티와 궁극의 웰니스 경험
반얀트리 푸껫에는 태국의 문화와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 체험 프로그램과 몸과 마음에 휴식을 가져다줄 웰니스 액티비티가 준비되어 있다. 마음에 끌리는 프로그램들을 모두 신청해 보려고 마음먹으니 리조트 안에서의 시간이 유독 짧게만 느껴진다. 쿠킹 클래스(Healthy Raw Cooking Class)는 리조트 내 텃밭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시작한다. 텃밭에서 자라는 채소, 허브, 과일은 리조트 레스토랑에서 사용되며, 현지 농부들을 채용해 지역 사회 고용에도 도움을 준다. 텃밭 산책 후 얼마 전 문을 연 네이처 하우스(Nature House)에서 본격적인 수업이 열린다. 셰프의 지도하에 신선한 파파야로 직접 솜땀을 만들어 먹으니, 레스토랑에서 먹던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곳에서는 현지에서 나는 허브에 대해 배우며 포푸리를 만드는 워크숍이나(Herbal Potpourri Workshop) 스파 관련 수업도 진행한다.
야외 수영장과 18홀 골프 코스, 테니스 코트 등 액티브한 운동을 위한 시설도 갖췄는데, 가볍게 웰니스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매트 필라테스와 맨발 걷기(Conscious Grounding)를 권한다. 특히 조용한 아침, 리조트 정원에서 진행되는 맨발 걷기는 땅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며 명상하듯 걸을 수 있어 상쾌한 아침을 시작하기에 좋은 프로그램이다.
반얀트리의 웰니스에는 스파를 빼놓을 수 없다. 반얀트리는 스파 브랜드를 별도 운영할 정도로 전문성을 강조한다. 테라피스트의 안내로 스파 전용 빌라에서 원하는 에센셜 오일을 고르는 것으로 트리트먼트가 시작된다. 태국은 물론 아시아 각국의 마사지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트리트먼트를 받는 순간만큼은 나의 온 감각에 집중하며 영혼까지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책임과 보존이 녹아든 진정한 럭셔리 여행
반얀트리의 지속 가능성은 여행자에게 불편함을 강요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이곳에 머무는 동안 의식 있는 여행자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극히 자연스러운 요소다. 그만큼 리조트 곳곳에 푸껫 자연환경과 지역 사회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최소화하고 분리수거 및 재활용하는 것은 기본. 레스토랑에서는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자투리 재료는 분리하여 절임 채소, 콤부차 등으로 만들며, 나머지는 리조트 텃밭의 퇴비로 사용하는 제로 웨이스트 푸드 프로젝트(Zero Waste Food Project)를 운영한다. 식자재 운송에 따른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고 지역 농부를 고용해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텃밭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투숙객 액티비티로는 코끼리 보호구역 방문과 아름다운 방타오 해변을 함께 걸으며 정화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 등이 있다. 또한, 리조트의 오픈부터 바다거북 보존에 힘을 써 지금까지 2,000마리가 넘는 어린 바다거북을 보호하고 바다로 돌려보냈으며, 지역 내 숲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태국 환경품질진흥부에서 친환경 호텔에 수여하는 골드 레벨 그린 호텔 어워드(Gold-level Green Hotel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반얀트리 푸껫을 떠나는 게 못내 아쉽다면 갤러리 숍에 방문해 보자. 반얀트리가 엄선한 다양한 로컬 상품을 만날 수 있다. 반얀트리 스파에서 사용하는 천연 에센셜 오일, 태국 장인들이 만든 공예품 또는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폴로셔츠 등 친환경적이고 지역의 특성이 드러나는 제품들이라 여행을 기억할 기념품이나 선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여행과 소비가 지역 사회의 보존과 공존하고,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며 더 나아가 긍정적인 영향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낸 반얀트리 푸껫. 트렌드처럼 소비되는 지속 가능성이 아니라 지난 30년간 진정한 책임감 있는 럭셔리 리조트의 모범 답안을 보여준 이곳 반얀트리 앞날을 계속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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