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쏘우 X> 후기

2004년 공개된 이후 스핀오프 시리즈 까지 포함해 현재까지 9편의 시리즈를 내놓은 영화 <쏘우>. 특히 최초 공개된 1편은 당시에는 보기 드문 고어적 장면, 치밀한 전개와 설정, 그리고 소름돋는 반전 결말로 국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시리즈가 지속되면서 문제의 살인 게임을 기획한 직쏘(토빈 벨)와 그가 만들어낸 기발한 살해 방법은 이 시리즈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면서 <쏘우>는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확보한 시리즈가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지나칠 정도로 잔혹함에만 맞춰지는 흐름 탓에 마니아들만 좋아하는 시리즈가 될 거라는 우려도 있었다. 제작진도 이를 의식했는지 <스파이럴> 같은 스핀오프 영화의 런칭과 후속 시리즈에 변화를 주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쏘우 X>는 자칫 마니아 전용 영화로 인식될 수 있었던 <쏘우> 세계관에 큰 변화를 준 작품으로 시리즈가 지닌 본래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대중에게 잔혹한 영화로만 인식된 <쏘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꿔줄 시리즈 사상 최고의 혁신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쏘우 X>는 1편과 2편 사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직쏘는 여전히 암을 치료하지 못한 가운데 지인으로부터 비밀리에 시행되고 있는 혁신적인 의료 기술에 대해 듣게되고, 이 시술을 받으러 멕시코에 가다가 사기를 당하게 된다. 알고보니 의료기술과 의료진들 모두 사기꾼들이었던 것. 하지만 가장 불쌍한 인간들은 하필 직쏘를 상대로 사기를 친 이들이었으니, 직쏘는 이들을 향한 자신만의 복수를 감행하게 된다. 바로 게임을 하게 되었으니…

대체적으로 <쏘우>를 처음 접하거나 불편해하게 느낄 수 있는 관객이라면 직쏘가 인간성 개조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잔혹한 자해를 하도록 지시하는 게임 방식일 것이다. 평소 인생을 낭비하거나, 약간의 악행을 자행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잔혹한 형벌을 내리게 되는데, 그 방식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쏘우 X>는 그러한 <쏘우> 시리즈에 거부감을 느낄수 있는 잠재적인 관객들을 배려(?)한 작품이자, 선과 악이 모호한 직쏘 캐릭터를 최대한 선에 가까운 심판자로 정의해 이 시리즈의 흐름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자 했다.

흔히 이러한 장르는 문학에서는 피카레스크 장르라고 정의한다.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등장인물들을 도덕적 결함을 갖춘 악인으로 설정해 이야기를 이끄는 장르물을 말하는데, 최근 들어서 이 피카레스크 물은 악인들이 자신보다 더 한 악인들을 심판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쏘우 X> 역시 그 대세 흐름에 맞춰서 직쏘와 그의 제자 아만다 영(쇼니 레베카 스미스)을 그대로 등장시켜 사기 행각을 친 일행들을 잔혹하게 심판을 내리는 방식을 취한다. 개인적인 복수 차원을 넘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명분으로 악인들을 심판하는 이야기 방식이기에 잔혹하지만 묘한 통쾌함을 전해주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사실상 직쏘를 완벽한 안티히어로 캐릭터로 바꾼 영화인 동시에 전편보다 더 기발한, 자해, 살해 방식 역시 눈에 띈다. 무엇보다 새로운 장르 형식을 취한 만큼 이야기 전개와 흐름도 전 시리즈들 보다 치밀하고 좋은 편이며, 반전들 역시 무난해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갖고 보게한다. 대중적인 쾌감과 흥미를 동시에 전해준 작품이자 <쏘우> 시리즈만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 직쏘를 대중에게 조금이라도 친근(?)하게 다가올수 있게 만든 캐릭터로 변모 시켰다는 점에서 <쏘우 X>는 분명 이 시리즈의 새로운 변화이자 희망을 전해준 작품이다.
<쏘우 X>는 12월 13일 개봉한다.
평점:★★★☆
- 감독
- 케빈 그루터트
- 출연
- 토빈 벨, 쇼니 스미스, 스티븐 브랜드, 쉰뇌베 마코디 룬드, 마이클 비치, 레나타 바카, 파울레트 헤르난데스
- 평점
-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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