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리본코리아 대표 “버려지는 K-뷰티 원료에 새 생명 입혔죠”
'기분좋음' 브랜드 운영…핸드워시·세제 주력
인천 화장품 생태계 집적지…현장에서 배워
AI로 재고 데이터 취합…매칭 시스템 고도화

우리나라 화려한 K-뷰티 산업 이면엔 연간 4410억원 규모의 막대한 원료와 자재가 창고에 쌓여 있는 현실이 있다. 빠른 트렌드 변화로 상품성을 잃었거나 미세한 색상 차이로 조건이 맞지 않아 불용 재고 처리되기 때문이다.
윤종원(39·사진) 리본코리아 대표는 화장품 업계의 고질적인 난제에 도전장을 던진 인물이다. 8년간 다수 기업에서 화장품 제조와 유통, 마케팅 등 다양한 실무를 경험하면서 "아까운 자원에 존재 이유를 주고 싶다"는 신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주목한 비즈니스 모델은 철저히 자원 순환에 집중한다. 원료사와 부자재사, 제조업체(ODM)가 각자 보유한 부진 재고 데이터를 활용하고 이를 하나의 완제품으로 새활용(업사이클링)하는 것이다.
윤 대표는 "화장품 제조회사에 근무하면서 부진 재고나 사용되지 못한 원료, 부자재가 폐기되는 과정을 보면서 굉장히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며 "겉으로는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데 뒤편에는 상당한 규모의 자원 낭비와 탄소 배출이 함께 발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4000억원 대 폐기물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단순한 아쉬움을 넘어 '누군가는 반드시 풀어야 할 구조적 문제'이자 '숙명'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리본코리아는 지난해 3월 창립한 신생 사회적 기업이다. 같은 해 6월5일 세계 환경의 날에 맞춰 업사이클링 브랜드 '기분좋음'을 출시해 운영 중이다. 현재에도 원료와 부자재를 활용해 생산한 핸드워시나 주방세제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윤 대표의 사업은 환경 문제에 대처하는 기업과 공공기관, 소비자들에게 현실적인 이점을 제공한다.
우선, 화장품 제조사 입장에서는 악성 재고를 털어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사업 특성상 환경보호 실천이 어려운 대형 금융사나 IT 기업 등은 판촉물이나 사은품으로 이 상품을 구매하며 탄소 저감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공공기관은 녹색제품이나 소셜벤처 제품 구매 실적 가이드라인을 충족해야 하는데, 핸드워시와 주방세제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품이기에 공공기관이 구매 목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다면 윤 대표는 왜 사업의 출발지로 인천을 택했을까. 그는 "인천은 남동산단을 비롯해 화장품 제조 생태계가 가까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문제를 가장 현장감 있게 다룰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다"며 "업사이클링은 결국 산업의 사후 처리가 아니라 산업 구조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인천이 매우 적합한 도시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리본코리아는 AI 시스템을 도입해 부진 재고 데이터를 취합하고 처방을 매칭하는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협업도 타진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꿈꾸고 있다.
중국, 일본, 유럽 등 대규모 화장품 생산 기지를 보유한 국가에 플랫폼을 이식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다. 향후 건강기능식품과 패션 산업으로 영역으로도 확장하고 싶어 한다.
"단순히 착한 제품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의 폐기 구조를 바꾸는 인프라 기업이 되겠습니다. 가치가 곧 수익이 된다는 것을 글로벌 시장에서 증명해 보이고 싶습니다."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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