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물류비 80% 폭등할 수도" … 반도체 업계, 핵심소재 확보 나서

정지성 기자(jsjs19@mk.co.kr), 박민기 기자(mkp@mk.co.kr), 이동인 기자(moveman@mk.co.kr), 김정환 기자(flame@mk.co.kr) 2026. 4. 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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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해 "석유가 필요한 국가들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해협 봉쇄 사태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물류망 마비와 유가 폭등이라는 '이중고'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국내 정유·제조·물류 업계는 사태 악화에 대비해 비상 경영에 돌입하며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선 가장 직접적 타격을 입는 정유 업계는 미국산 원유 도입 등 공급망 다변화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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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비상경영
美원유 도입·원자재 확보 등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대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해 "석유가 필요한 국가들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해협 봉쇄 사태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물류망 마비와 유가 폭등이라는 '이중고'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국내 정유·제조·물류 업계는 사태 악화에 대비해 비상 경영에 돌입하며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선 가장 직접적 타격을 입는 정유 업계는 미국산 원유 도입 등 공급망 다변화에 나설 전망이다. 통상 당국에 따르면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등 주요 정유사들이 중동 위기에 따라 미국산 원유 조달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장기적으로 유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이란 측과 외교적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선적된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물량을 안전하게 가져올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개별 기업 차원에서 접근하기엔 현실적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체들 역시 중동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비축유 방출 등을 통해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일정 부분 유지되겠지만, 운송비 증가 등으로 원료 도입 비용이 커지면 결국 최대 경쟁국인 중국 대비 주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가전·반도체 등 전자 기업들도 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대응 시나리오 점검에 나섰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사업부의 경우 당장 약 2주간 현지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재고분은 확보해둔 상태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우회 항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 해상 운임이 기존보다 최대 50~80% 폭등하고 납기일도 3~5일 추가 지연된다. 물류비 상승은 결국 제품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진다.

반도체 산업 역시 단기적 비용 인상과 장기적인 자재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 필수 소재인 헬륨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6개월분을 선제적으로 확보했지만, 사태가 반년을 넘기면 원가 압박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자동차 업계는 부품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각종 내·외장재에 사용되는 플라스틱과 합성고무 가격이 뛰면서 제조 원가 부담과 공급망 차질 우려가 부쩍 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더 길어지면 차량 가격 인상이나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해운 업계도 운항 지연과 대기 비용 증가를 호소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해운협회 측은 "담화 내용을 보면 선박 통항과 관련한 안전 확보 등 리스크가 전혀 줄어들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업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건 이른바 '호르무즈 톨게이트'의 현실화 가능성이다. 최근 이란은 해협 통행 대가로 한 척당 200만달러(약 30억원)의 통행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통행세를 온전히 선사가 부담하게 된다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선사들은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성 기자 / 박민기 기자 / 이동인 기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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