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한복판 '오징어게임' 테마파크가…내년초 한국온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10. 1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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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지난 11일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33번가에 오징어게임 팝업 테마파크 체험관을 열고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이 드라마 팬덤과 관광객들에 드라마속 형태와 유사한 서바이벌 게임을 선사하기로 했다. /사진= 박준식 기자

글로벌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가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이른바 '오징어게임 팝업 테마파크'를 열었다. 역대 전세계 콘텐츠 가운데 2억 6500만명(91일)이 시청한 압도적인 흥행 1위인 이 한국 드라마의 세계관을 관광객들이 체험해볼 수 있게 하면서 오는 12월 공개 예정인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려는 전략이다.

지난 10일 뉴욕 미드타운의 33번가 맨해튼 몰 1층을 가득 채운 이 시설은 11일 공식 일반오픈 하루전에 전세계 기자들과 인플루언서들의 사전 체험행사를 열었다. 스크린에서만 접하던 게임의 스릴과 재미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몰입형 행사 체험관이었다. 정식 명칭은 '스퀴드 케임 : 디 익스피리언스(Squid Game: The Experience)'라고 이름 붙여졌지만 쉽게 말하면 도심 속에 자리잡은 팝업형 테마파크라고 볼 수 있었다.

11일 공식 오픈한 맨해튼 오징어게임 체험관은 누구나 이 드라마 요소가 관계된 굿즈를 살 수 있는 스토어존과 드라마에서 영감을 얻은 5가지 게임을 미리 유료로 예약해 24명씩 그룹을 이뤄 서바이벌 형식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관으로 구성됐다. /사진= 박준식 기자

입구는 드라마 속 붉은 제복의 요원 두 명이 100달러 지폐 수천장이 담긴 상금볼을 지키는 모습으로 꾸며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첫 게임의 승패 감별사로 무시무시하게 탈락자를 솎아내던 대형 '영희' 인형을 만날 수 있다.

전실을 통과하면 각종 굿즈 스토어와 아케이드 게임존, 포토 박스, 협업 브랜드 체험관을 만날 수 있다. 위스키 브랜드 조니 워커가 오징어게임 에디션을 만들어 판매하고, 미국에서 유명한 한국 식료품점인 H마트가 국산 과자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게임은 대기줄을 지나 순서가 되면 1시간 동안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드라마에서 영감을 받은 5개의 게임을 24명이 한 그룹을 이뤄 직접 해보면서 끔찍한 패널티 없이 승패를 가려볼 수 있었다. 도전자들은 손목에 밴드를 차게 되는데 챌린지를 경험할 때마다 여기에 자동으로 점수가 계산돼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었다.
오징어게임 드라마 속에서 영감 받은 5가지 게임 체험
오징어게임 맨해튼 체험관 내에는 게임에 참여하기 전에 미리 다른 참가자들의 체험 모습을 구경하면서 전략을 마련해볼 수 있는 VIP존이 따로 마련됐다. 이 VIP존에선 드라마 속에서처럼 서바이벌 참가자들의 경기를 스크린으로 바라보던 유력자들의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사진= 박준식 기자
첫번째 게임은 걸음 기억하기(Memory Steps)다. 첫 시즌 드라마에 등장한 유리 징검다리 건너기를 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드라마처럼 유리다리가 깨지진 않지만 함정을 피해 건너야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참가자들은 둘째 구슬치기(Marbles)를 지나면 세번째 게임으로 군함(Warship) 전략전쟁을 만날 수 있다. 이 게임은 드라마에는 없었지만 이후 리얼리티 시리즈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Squid Game: The Challenge)'에 등장했던 것으로 뉴욕에서만 진행되는 특별한 버전이라고 한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네번째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Red Light Green Light)'였다. 잔혹한 벌칙은 없지만 영화를 기억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한 채 '영희'를 향해 더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했다. 피날레는 24명의 참가자가 한 대형 원탁에 앉아 자신 앞에 놓여진 운명의 룰렛을 돌리고 결승에서 승패를 가리는 게임이었다. 서바이벌 게임의 특성상 지략도 중요하지만 찰나의 선택과 운이 결과를 가른다는 점에서 스릴이 느껴졌다.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스튜디오 같은 '넷플릭스 하우스' 구상
넷플릭스는 맨해튼 오징어게임 체험관을 시작으로 오리지널 콘텐츠의 지적 재산권을 활용한 몰입형 체험 사업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팝업 스토어가 아니라 상설 체험관을 필라델피아와 댈러스에 내년 말까지 완성해 새로운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사진= 박준식 기자
넷플릭스는 이 오징어게임 체험관을 올해 말부터 전세계에서 동시에 운영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쉬 사이먼 넷플릭스 소비자 제품 담당 부사장(VP)은 "로스엔젤리스(LA)에 이어 뉴욕 체험관을 마련했고, 앞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와 그란체, 호주(12월)와 서울(내년초)에서 이 버전을 오픈할 예정"이라며 "체험관은 몰입형 콘텐츠를 원하는 오징어게임 시리즈의 거대한 팬덤을 위해 더 많은 게임을 갖춰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내년 말까지 오징어게임을 위시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직간접 체험이 가능한 상설 체험관, 이른바 '넷플릭스 하우스'를 미국 필라델피아(킹오브 프러시아몰)와 댈러스(갤러리아몰)에 만들 계획이다. 필라델피아 체험관에는 극장이 추가돼 라이브 공연도 이뤄질 예정이다. 마치 플로리다의 디즈니랜드나 세계 각국에 퍼진 유니버셜 스튜디오 같은 콘텐츠에 기반한 테마파크를 만들 전략이다.

맨해튼 오징어게임 체험관은 하루에 1500명씩 예약고객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3주간의 예약이 매진된 상황이다. 한 달이 안되는 기간에 3만명의 팬들이 1시간 체험에 29~59달러의 비용을 내고 기꺼이 시설을 방문하기로 한 것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14개 부문 노미네이션과 6개 부문 수상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특히 비영어권 시리즈 최초의 에미상 수상이라는 새 역사도 썼다. 넷플릭스는 이미 완성한 오징어 게임 시즌2를 12월 26일에 공개한다. 여기에 마지막인 시즌3도 이미 촬영을 마친 상태로 이는 2025년 말에 내놓을 예정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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