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국민연금, '100억 달러' 통화스와프 체결 추진..14년 만

2008년 외환위기 당시, 한은의 외환 부족 이유로 '조기 해지'
외화단기자금 한도, 6억 달러→30억 달러로 올리는 개정안도 의결

국민연금공단과 외환당국(한국은행·기재부)이 14년 만에 외환 스와프를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도는 등 '환율 비상' 사태에 대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오늘(23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5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국은행과 10월 중 100억 달러 한도의 외환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보건복지부가 밝혔습니다.

외환 스와프는 통화 교환의 형식을 이용해 단기적인 자금 융통을 행하기로 하는 계약입니다.

계약이 체결되면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위해 외환 수요가 있을 때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대신 한국은행이 보유한 달러를 조달해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국민연금은 대신 한국은행에 그에 상응하는 규모의 원화를 제공합니다.

앞서 국민연금과 한은은 2005년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가 2008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은행의 외환 부족을 이유로 조기에 해지한 바 있습니다.

이번 스와프 체결로 국민연금은 거래 상대방에 대한 위험 없이 안정적으로 해외 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가 완화되면서 외환시장의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동안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늘려오면서 필요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현물로 조달하면서 대규모 환전 수요가 발생해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 해 300억 달러 가량의 환전 수요가 발생합니다.

또한 기존 6억 달러였던 외화단기자금 한도를 30억 달러로 올리는 내용의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 개정안도 의결됐습니다. 현재 한도는 지나치게 낮아 불필요한 외환거래가 빈번히 발생해 왔습니다.

한은은 "이번 거래를 통해 외환 보유액이 계약기간 동안 줄지만, 만기시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에 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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