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코노미] 코스피지수 2600 회복하나…美 FOMC에 쏠린 눈

/자료=하나증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불확실성 완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 트리플 약세(환율·증시·채권 동반 약세)까지 우려했던 시장은 안도감 속에 국내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을 확인할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심리가 남아있지만 시장의 시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조정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15일 하나증권의 '국내 탄핵 가결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탄핵 가결 이후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코스피지수는 연초 수준인 2600p까지 회복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밤 계엄 이후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 2360.58p까지 폭락했다가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3일에는 2494.46p로 회복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8일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유효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에서는 연간 낙폭과대 종목들 가운데 내년에도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반도체, 은행,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방산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주장의 근거는 탄핵 과정에서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달러 환산 한국 지수가 연중 고점 대비 26%나 하락한 상태인 점이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선진국 재정위기, 코로나19 팬데믹, 연준 기준금리 인상으로 정책 전환 정도를 제외하면 MSCI 달러 환산 한국 지수는 고점 대비 최소 13%에서 최대 27% 하락했다. 이 연구원은 "이를 감안하면 탄핵 가결 이후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반등 여력은 남아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불확실성 완화로 원달러 환율 상승분은 반납할 것으로 봤다. 다만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하한선은 당분간 1400원대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됐던 2017년 3월에도 낙폭은 0.7원 수준에 그쳤다. 당시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1기가 출범하던 시점이었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집권 2기의 무역분쟁 등이 달러 강세를 유도할 공산이 커 원달러 환율은 내년 상반기까지 14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분기 평균 환율을 1분기 1430원, 2분기 1410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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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도 정치 불확실성 해소를 반영하면서 12월 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질 전망이다. 최근 일주일 동안 미국채 10년물이 25bp(1bp=0.01%p) 급등했던 점을 미뤄 보면 국내 채권시장도 장기물을 중심으로 약세 전환(채권가격 하락·채권금리 상승)에 동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채권시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여왔다.

여기에 한국은행도 내년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단기물도 박스권에서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채권금리는 난국이 펼쳐지기 전부터 급격히 하락해왔다"며 "채권금리 흐름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내년 상반기 낙폭 확대, 하반기 소폭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 회복 국면이 내년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가정에서다.

그러면서 국고채 금리 밴드는 3년물 2.20~2.70%, 10년물 2.30~2.80%를 제시했다. 지난 13일 금융투자협회 고시 금리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541%, 10년물 금리는 2.676%였다.

임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