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손가락서 복덩이로… 롯데 주류 '화려한 부활'
아픈 손가락 취급을 받던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2년 전부터 펼친 경영 효율화 전략으로 소주 '처음처럼 새로'와 청주 '별빛청하' 등 이른바 '카테고리 킬러' 신제품이 성공하면서 매출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년 만에 롯데칠성음료 등기이사로 복귀하면서 향후 와인과 위스키 관련 주류 신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 매출은 지난해 77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 증가하며 1950년 창사 이래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69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2018년 59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3년간 적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롯데 주류 부문은 2021년 245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지난해 영업이익 300억원을 돌파했다. 롯데 주류 부문은 오랜 기간 그룹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적자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2014년 야심 차게 출시한 맥주 '클라우드'가 탄탄한 기반을 잡지 못한 상황에서 2017년 선보인 맥주 '피츠'마저 실패하며 맥주 포트폴리오가 고전했다. 여기에 2019년 일본 불매 운동인 '노 재팬' 바람이 불고, 이듬해 코로나19 확산세까지 겹치며 소주도 큰 타격을 입었다.
처참한 성적을 내던 롯데 주류 부문 분위기는 2021년부터 반전됐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상무가 대표이사에 오른 뒤 경영 효율화를 강력하게 주문하면서다. 소비자가 찾지 않는 제품을 과감하게 정리해 주류 품목 수를 2021년 302개에서 지난해 252개로 줄이고, 가동률이 낮던 맥주 공장에서 수제맥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시작해 가동률을 높였다. 주종별로 효자 상품이 나타난 것도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제로 슈거 소주 신제품인 '새로'와 청하 신제품 '별빛청하' 인기에 힘입어 소주와 청하뿐 아니라 와인까지 모두 전년 대비 20% 넘게 성장했다. 부진하던 맥주도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판매량이 늘며 14% 상승했고, 과일소주 '처음처럼 순하리'까지 미국·중국·베트남 등지에서 인기를 끌며 주류 수출이 18% 증가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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