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어종으로 꼽히는 '참다랑어'

바닷바람도 더운 기운을 품기 시작한 6월. 강원도 최북단 고성군 연안에서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바다의 로또’라 불리는 참다랑어가 이틀 연속 연안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 7~8일 가진항과 공현진항에서 잡힌 참다랑어는 각각 220㎏·180㎏·170㎏으로, 최고가 310만 원에 위판되며 어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참다랑어는 정치망 어선에 걸려 잡혔다. 정치망은 고정된 그물로, 회유하는 어류를 유인해 포획하는 방식이다. 태평양 등 외해에서 어획되던 참다랑어가 연안에서 포획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 중심에는 수온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아열대성 어종인 참다랑어가 따뜻한 물을 따라 남쪽 먼바다에 머물렀지만, 해수 온도가 점점 오르면서 한반도 연안까지 북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참다랑어 어획 가능량이 전년 대비 60% 넘게 증가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안 어장에도 참다랑어 출현이 더 잦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고성 연안은 북쪽 끝이라는 지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방어와 대구 같은 고급 어종까지 꾸준히 잡히고 있다.
참다랑어, 왜 ‘바다의 로또’로 불릴까

참다랑어는 고등어과 다랑어족 중에서도 크기와 가격이 가장 뛰어난 어종이다. 보통 참치라고 불리는 다랑어류 전체에서, 참다랑어는 가장 고급 종으로 분류된다. 가다랑어나 황다랑어 같은 일반 종 대비 체구도 크고, 지방 함량도 높아 깊은 감칠맛을 낸다.
뱃살(도로), 대뱃살(오도로)은 기름이 흘러내릴 정도로 지방 함량이 높다. 잘 손질된 부위는 입에 넣자마자 버터처럼 녹는 식감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에서는 참다랑어 경매가 새해 첫 행사처럼 치러진다. 기업들이 광고 효과를 노리고, 수십억 원을 투자하기도 한다. 지난 1월, 도쿄 도요스시장에서는 아오모리 오마산 참다랑어 276㎏짜리가 2억 700만 엔에 낙찰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9억 4000만 원이다. 이처럼 참다랑어는 단 한 마리로도 수십억 원이 오간다. ‘바다의 로또’라는 별칭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통해 판매된다. 대형 참다랑어는 마리당 200만 원 이상에 거래되며, 제주도나 남해권에서 잡힌 생참다랑어는 냉동 제품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에 판매된다.
참다랑어·참치, 뭐가 다를까

참치라는 단어는 다랑어류와 새치류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우리가 흔히 참치캔에서 보는 건 대부분 가다랑어다. 살이 희고 담백하며, 통조림용으로 적합하다.
황다랑어는 그보다 약간 고급이며, 회용과 통조림용으로 겸용된다. 반면 참다랑어는 붉은 살에 기름이 많아, 생으로 즐기기 좋은 횟감이다. 단순히 맛이 아니라, 씹을수록 느껴지는 감칠맛과 기름의 깊이가 다르다. 일본에서는 ‘혼마구로’라 불리며, 최상급 식재료로 평가받는다.
생김새도 다르다. 참다랑어는 방추형 몸체에 등은 청흑색, 배는 광택이 있는 회백색이다. 위에서 보면 바닷물 색과 섞이고, 아래에서 보면 하늘과 닮아 천적을 피하기 유리하다.
몸길이는 최대 3m, 몸무게는 300㎏까지 자라지만, 역사상 가장 무거운 참다랑어는 1979년 캐나다에서 잡힌 679㎏짜리 대서양 참다랑어다.
명태를 대신하는 고급 어종 '참다랑어'

예전에는 대형 선박을 띄워 태평양 먼바다까지 나가야 잡을 수 있었던 참다랑어가 이제는 연안에서도 포획되기 시작했다. 최근 고성처럼 북쪽 끝 지역에서도 정치망 어업으로 수백 킬로그램짜리 참다랑어가 잡히고 있다.
한편,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기후 변화로 자취를 감췄다. 개체 수 감소와 수온 상승으로 인해 현재는 어획이 금지됐다. 이 자리에 방어, 대구, 참다랑어 같은 고급 어종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고성 연안에서는 외해가두리를 활용한 방어 양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새로운 방어 산지로서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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