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제품이 더 효과 좋을 것 같아”…외국인 몰리는 ‘K뷰티 약국’ [트렌디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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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파는 제품이 효과가 더 좋을 것 같아서 왔어요."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레디영약국에서 만난 31세 일본인 관광객은 휴대전화에 저장해 둔 화장품 사진을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홍대 뷰티온누리약국에서 만난 20대 중반 김모 씨는 "평소에는 올리브영에서 화장품을 많이 사지만 피부 회복처럼 성분이 중요한 제품은 약국에서도 구매한다"고 말했다.
뷰티온누리약국 민동식 약사는 "외국인 고객을 중심으로 화장품이나 피부 관리 제품을 찾는 수요가 많이 늘었다"며 "H&B스토어에서 판매되던 브랜드들도 최근 약국에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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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레디영약국에서 만난 31세 일본인 관광객은 휴대전화에 저장해 둔 화장품 사진을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을 찾기 전 틱톡에서 해당 제품을 접한 뒤 직접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찾았다고 했다.
이날 약국 매대에는 감기약과 소화제뿐 아니라 세럼과 크림 등 피부 관리 제품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었다. 매장 안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이들은 휴대전화에 저장해 온 제품 사진을 통역 직원에게 보여주거나 성분과 용도를 물으며 쇼핑을 이어갔다. 화장품을 살펴보고 비교하는 모습은 일반적인 헬스앤뷰티(H&B)스토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의 K뷰티 쇼핑 동선에 약국이 들어오고 있다. 단순히 유명 브랜드를 찾기보다 피부 고민에 맞는 성분과 기능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약국이 새로운 K뷰티 판매 채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일본인 관광객 히토미 씨(48) 역시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 여행 정보 사이트 ‘코네스트(KONEST)’에서 한국 약국이 화장품을 판매한다는 정보를 접했다고 했다.
히토미 씨는 “올리브영보다 약국에 전문적인 제품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브랜드보다는 제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홍콩인 관광객 아유(AYU·35) 씨는 중국 SNS 샤오홍슈에서 한국 약국 관련 정보를 접한 뒤 매장을 찾았다. 아유 씨는 “올리브영과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약국은 의료용 피부 관리 제품을 찾는 데 조금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올리브영에서는 일반적인 스킨케어 제품을 주로 본다”고 말했다.
함께 여행 온 23세·28세·31세 일본인 관광객 3명은 특정 약국을 미리 찾아온 경우는 아니었다. 홍대를 걷다 약국을 발견해 들어왔다는 이들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피부 고민에 더 효과적일 것 같아 둘러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약국에서 화장품을 찾는 한국인 소비자도 있었다. 홍대 뷰티온누리약국에서 만난 20대 중반 김모 씨는 “평소에는 올리브영에서 화장품을 많이 사지만 피부 회복처럼 성분이 중요한 제품은 약국에서도 구매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약사도 외국인의 약국 뷰티 수요 증가를 체감하고 있었다.
뷰티온누리약국 민동식 약사는 “외국인 고객을 중심으로 화장품이나 피부 관리 제품을 찾는 수요가 많이 늘었다”며 “H&B스토어에서 판매되던 브랜드들도 최근 약국에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국적도 다양하다. 민 약사는 “일본과 중국뿐 아니라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권과 유럽, 북미 고객까지 굉장히 다양하다”며 “연령대는 20~40대가 중심이고 50대 관광객도 찾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부과 진료 뒤 약국을 찾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민 약사는 “피부과를 다녀온 뒤 피부 재생이나 회복에 도움을 줄 만한 제품을 문의하는 외국인 고객들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 외국인 약국 소비 급증…결제액 4년 새 18.6배
외국인의 약국 소비 확대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국내 외국인 의료 소비 거래 10건 중 약 7건이 약국에서 이뤄졌다. 외국인의 국내 약국 소비액은 2021년 76억 원에서 지난해 1414억 원으로 약 18.6배 증가했다.
증가세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방한 외국인 전용 결제·커머스 플랫폼 ‘와우패스’ 운영사 오렌지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의 약국 결제액은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10배 증가했고, 결제 건수도 약 5배 늘었다.
● H&B 브랜드도 약국행…달라지는 K뷰티 유통
약국에 들어오는 화장품 브랜드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더마코스메틱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H&B스토어와 온라인에서 성장한 K뷰티 브랜드들도 약국으로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
약국 플랫폼 바로팜의 ‘파마시뷰티존’에는 아이소이와 VT, 닥터멜락신, 제나벨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7월 사업을 본격화한 뒤 8월 100개 약국에 설치됐고, 이달 200호점을 넘어섰다.
기존 제약사들도 약국 뷰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휴젤은 웰라쥬, 한미사이언스는 프로-캄, 대웅제약은 이지듀 등을 통해 약국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약국 자체도 변하고 있다. 명동·강남·성수·홍대 등 주요 상권에서는 레디영약국과 도레미약국, 에이트약국 등 화장품 큐레이션을 강화한 대형 약국이 등장하고 있다. 일부 매장은 외국어 상담 인력을 두고 피부 고민별로 제품을 진열하는 등 H&B스토어와 비슷한 쇼핑 환경을 만들고 있다.
다만 H&B스토어와 약국의 역할은 조금 다르다. H&B스토어가 신제품과 브랜드를 발견하고 비교하는 공간이라면, 약국은 피부 고민과 성분, 전문성에 대한 기대를 앞세워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약국 소비가 빠르게 늘고 K뷰티 브랜드까지 판매망을 넓히면서 약국이 방한 관광객의 새로운 K뷰티 쇼핑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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