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풀이 흔들리고 있다.
19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경기에서 1대2로 졌다. 이것으로 리버풀은 최근 4경기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2014년 11월 브렌단 로저스 감독 시절 이후 4연패는 처음이다. 리버풀은 1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시즌 초반 많은 이들은 리버풀의 독주를 예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버풀은 폭풍 영입에 나섰다. 제레미 프림퐁, 플로리안 비르츠, 밀로시 케르케스, 위고 에키티케, 알렉상드르 이사크 등등. 리버풀이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쓴 돈은 4억 1620만 파운드에 이른다. 쟁쟁한 선수들을 데려왔기에 리버풀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할 수 있을 거라는 예상들이 많았다.
그런 리버풀이 몰락하고 있다. 과연 리버풀의 문제가 무엇일까.

#측면 수비가 크게 불안하다
리버풀 4연패의 조짐은 계속 있었다. 실점이 계속 이어졌다. 크리스탈팰리스와의 커뮤니티실드(2대3 패배)를 시작으로 8경기에서 11골을 내주었다. 그래도 그 경기들에서는 18골을 넣으며 승리를 챙겼다. 커뮤니티실드 패배를 제외하고는 7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승리 속에 리버풀 수비의 문제점이 가려졌다. 그리고 크리스탈팰리스전부터 시작해 그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좌우 측면이 헐거워졌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까지 리버풀에는 리그 최강급의 좌우 풀백이 있었다. 앤디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였다. 올 시즌 변화가 컸다. 우선 알렉산더-아놀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로버트슨은 리버풀에 남아있지만 조금씩 출전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아르네 슬롯 감독으로서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로버트슨을 대체할 왼쪽 풀백으로는 새 얼굴을 데려왔다. 본머스에서 맹활약하며 리그 최고 레벨로 올라선 밀로시 케르케스였다. 알렉산더-아놀드 대신 뛸 오른쪽 풀백자리에는 제레미 프림퐁을 선택했다. 레버쿠젠에서 맹활약했던 분데스리가 최고 자원 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둘을 선택한 것은 철저한 실패였다. 케르케스는 리버풀의 시스템 아래에서 계속 헤매고 있다. 리버풀 포백 라인에서 포지셔닝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 압박 타이밍이 계속 엇박자를 내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자신감 부족이 플레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림퐁은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1라운드 본머스전에서 경기 도중 교체됐다. 햄스트링을 다쳤다. 재활을 통해 복귀했지만 이제는 포지션 문제가 걸렸다. 슬롯 감독은 프림퐁을 오른쪽 풀백과 오른쪽 윙어 자리에 번갈아 기용하고 있다. 프림퐁의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력은 쓸만하지만 그에 비해 수비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프림퐁을 대신해 최근 코너 브래들리를 오른쪽 풀백에 기용하고 있다. 그러나 브래들리 역시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맨유와의 경기에서 브래들리는 시작하자마자 어설픈 경기력으로 음뵈모의 첫 골을 헌납했다. 첼시 원정에서는 쿠쿠레야와 가르나초 사이에서 온종일 방황하다 경기를 마쳤다.
무엇보다도 알렉산더-아놀드 & 로버트슨 라인의 장점이 사라진 것이 크다. 둘은 공격적 풀백이었다. 이들의 크로스 능력과 공격 가담 능력 덕분에 리버풀은 라인을 크게 올리고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현재 리버풀의 좌우 풀백은 공격 전개에 있어서 아쉬움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좌우 풀백들이 뒷공간을 내주면서 리버풀 포백 라인 전체도 흔들리고 있다. 뒷공간을 막기 위해 센터백들이 이동할 수 밖에 없으며 그 공간이 나오니 상대의 슈팅을 허용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하메드 살라
세월은 서글프다. 리그를 지배했던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가 올 시즌 들어 힘을 못 쓰고 있다. 올 시즌 살라는 11경기에서 출전했다. 선발 출전은 10경기. 3골-3도움에 그치고 있다. 리그에서는 2골-2도움. 그마나 2골 중 1골은 페널티킥 득점이다. 1992년생, 올해 33세인 살라는 급속하게 기량이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경기 내용 측면에서도 살라의 부진은 여실히 드러난다. 공격에서는 상대 수비수에게 읽히면서 계속 가로막히고 있다. 수비 가담에 있어서도 큰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첼시와의 경기를 본 웨인 루니는 BBC의 매치 오브 더 데이에서 살라의 불성실한 수비 가담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만 29골-18도움을 기록했던 파라오의 모습이 아니었다. 살라의 부진으로 인해 리버풀은 찬스에서 골을 놓치면서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곳곳에서 살라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살라는 '언터처블'이었지만 지금의 살라는 '언플레이어블'이다. 늘 살라를 선발 명단에 올리는 '관행'을 이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제이미 캐러거는 "살라가 모든 경기에 뛰어서는 안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선발 명단에 가장 먼저 적히는 이름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감독의 역할
앞서 이야기한대로 리버풀은 올 시즌을 앞두고 폭풍 영입에 성공했다. 그 결과 슬롯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더 많은 공격 카드를 손에 쥘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축구는 밸런스의 경기이다. 현재 리버풀의 선발 라인업을 본다면 공격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공격에 힘을 싣다보니 수비진들은 늘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다. 이를 조율해야 하는 이는 그 누구도 아닌 슬롯 감독이다. 그러나 현재 슬롯 감독은 새로 들어온 선수들의 최적 포지션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프림퐁에게는 풀백과 윙어를 겸직하게 하고 있다. 에키티케와 이사크의 공존 방안도 찾지 못했다. 비르츠를 데려왔지만, 그를 활용할 전술적 묘수는 없어 보인다. 키에사같이 경기를 한 순간에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원이 있지만 벤치 멤버로만 활용하고 있다.
지난 시즌 리버풀은 전임 클롭 감독의 시스템과 철학이 계속 녹여져 있던 팀이었다. 슬롯 감독도 클롭의 유산 아래에서 기존 모습을 유지하는 것에 힘썼다. 그러나 올 시즌 새로운 선수들이 대거 들어온 상황에서 슬롯 감독의 지도력은 팀의 최전방까지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 결정을 내릴 때의 단호함과 과감성, 동시에 꼭 있어야 할 정확성이 보이지 않고 있다.
4연패를 당했다. 리그 선두인 아스널과의 승점차는 4점으로 벌어졌다. 지금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선두권 경쟁에서 빠르게 밀려날 수도 있다. 지금이야말로 팀을 수습해야 한다.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살라 정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오랜 기간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있을 몇몇 경기에서 살라를 선발로 내세우지 말 것을 제안하고 있다.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최근 경기력 저하에 따른 '문책성 벤치행 '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감독의 역량에 따라서는 '배려성'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현재의 부진에 대해 가장 고통받고 있는 이는 결국 살라일 수 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살라가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감독이라면 살라와의 대화를 통해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하고 그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읍참마속' 아니, '읍참살라'를 하면서 세련되게 해야 한다.
살라가 잠시라도 벤치로 간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선수단에게 큰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누구라도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 선수단 전체의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동시에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지시간 22일, 한국시간으로 23일 열리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원정 경기가 중요하다. 승리를 일구어야 한다. 만약 이 경기에서 지고, 5연패를 한다면 1953년 이후 72년만의 대참사가 된다. 팀 전체의 분위기가 더욱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경기력적인 측면이 아닌 심리적인 좌절감으로 팀 전체가 빠져들 수 있다. 다시 올라오기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결국 이번 프랑크푸르트전. 리버풀에게 조금 이른감도 있지만, 올 시즌그들의 전체 결과가 결정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