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을 보라. 급하게 나와 지하철역까지 가려고 집 앞 마을버스에 올라탔는데 들리는 이 강렬한 무전기 리듬. 그러고는 기사님들끼리 무전기로 뭐라 뭐라 말하는 거 같은데 이따 점심 뭐 먹을지 정하는 걸까? 유튜브 댓글로 “마을버스 기사님들이 평소 무전기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건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마을버스 기사님들이 무전기를 사용하는 건 버스를 운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이나 교통상황을 서로 공유하기 위해서다. 대략 10㎞정도의 거리까지 전파가 닿는 무전기를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짧은 코스를 반복 운행하는 마을버스에서는 배차간격 조정 등에서도 활용할 부분이 많다는 거다.

미봉운수 관계자
“막히는 경우도 있고 중간에 사고가 나서 교통 체증이 일어날 수도 있고 공사 현장도 나타나고 그런 환경을 제일 먼저 접한 사람이 어디에 위험성이 있으니 조심하시라고 하고 여기에 사고가 나서 길이 많이 막히니까 배차 조정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하면…”

마을버스는 대개 아파트 단지나 빌라촌 사이사이의 좁고 굽은 길을 지나다니다 보니 도로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하는 일이 많다. 이삿짐 차량이 골목길을 떡 하니 차지하거나 접촉사고로 도로가 꽉 막힌 경우가 많고, 요즘 같은 겨울철에 언덕길에 눈이 쌓이면 이걸 마을버스 기사님들이 가장 먼저 보고 제설제를 뿌려달라고 무전을 치는 일도 있다고 한다.

마을버스 차량마다 달려 있는 무전기는 보통 모두 하나의 채널로 연결돼있다. 강북04, 05, 06번 세 개 노선이 있는 미봉운수의 경우 동시에 운행하는 차량들이 연결돼 정보를 함께 공유한다. 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잡담은 금지지만 일상적인 사내 알림 정도는 무전으로 전달한다고 한다.

미봉운수 관계자
“우리 회사 내에서 메시지 전달, 어느 한 분이 퇴직하고 오셔서 박카스를 선사하였습니다. 꼭 오셔서 잡수세요. 이런 얘기”

그런데 무전기가 운전할 때 방해가 되진 않을까. 실제로 마을버스 기사들 사이에선 일과를 통제하는 수단이 된다는 불만들도 있다. 심한 곳은 분 단위로 배차 간격을 체크하며 위치 보고를 시키고 마음에 안 들면 무전으로 갈구기도 한다는데, 무전기로 욕설이 오가는 모습에 질린 승객들이 민원까지 넣는 사례도 있다. 그래서 일부 온라인 카페에는 무전기 쓰는 곳은 가급적 피하고 싶다는 마을버스 기사들의 하소연이 올라오기도 했다.

모든 마을버스 기사들이 무전기를 쓰는 건 아니다. 서울의 경우 서울시에서 설치를 지원해 준 무전기는 690개인데 전체 마을버스(1500여대)의 절반이 채 안 된다. 운행하는 차량이 몇 대 없거나 노선 거리가 짧아 실시간으로 소통할 필요성이 없으면 굳이 무전기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마을버스 기사
“우리는 (배차) 시간이 딱 정해져 있어요. 우리가 차가 세 대에요 세 대. (왱: 세 대 밖에 없어서 무전기까지 쓰실 필요는 없는…) 없어요”

마을버스 무전기에는 또 하나 의외의 기능이 있는데 손님들의 분실물 찾아주기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물건 놓고 내린 것을 깨달았다면 바로 다음 차에 올라타 기사님께 여쭤보자. 실시간 무전으로 앞차에 있는지 확인해 줄 거다.

미봉운수 관계자
"애기들 이제 신발주머니 같은 거, 애기들이 또 가방도 놓고 내려요. 할머니들이 모르고 지팡이도 놓고 내리고 이런 경우도 많이 그런 사례가 있었어요. (잃어버린) 물건을 전달해주는 이렇게 가장 많이 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