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헤르손 등 주민 대피 조치…난방·전력·식수 부족

[키이우행 기차에 오른 우크라이나 헤르손 피란민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헤르손 등 러시아에서 탈환한 지역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습니다.

AP 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들은 현지시간 21일 우크라이나 당국이 최근 러시아로부터 되찾은 헤르손과 미콜라이우 등 남부 2개 지역 주민들에게 중부와 서부의 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리나 안드리이우나 베레슈크 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정부가 어린이와 환자, 노인을 우선순위로 교통, 숙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베레슈크 부총리는 지난달 25일 자국 전력공급망이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에 체류 중인 피란민들에게 올겨울 귀국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 UNHCR는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해외로 피신한 우크라이나인이 77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최근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 전력·수도 기반 시설을 집중적으로 포격한 데 따른 것으로, 우트라이나 내 광범위한 지역에 정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전기·난방·식수 공급에 장애가 생긴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까지 러시아의 공습으로 에너지 시설 50% 이상이 피해를 보았다며 이를 에너지 테러로 규정했습니다. 

여기에 고위도인데다 내륙 한가운데 위치한 우크라이나가 혹독한 겨울 날씨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의 한스 헨리 클루게 유럽지역 국장은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의 절반이 손상되거나 파괴됐으며, 현재 1000만 명 정도가 정전을 겪고 있다"며 "올겨울은 우크라이나인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보건·에너지 부분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병원과 의료시설 수백 개가 더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은 물론, 연료와 물, 전기가 부족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주요 민간 에너지 공급업체 야스노의 대표 세르게이 코발렌코의 발언을 인용해 최근 몇 달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전기·난방·수도 등 주요 기간 시설이 파괴돼 내년 3월까지 정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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