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퀘스트1&2와 3 리메이크, JRPG 40년 역사 맛볼 기회"

스퀘어에닉스가 오는 10월 30일과 31일, JRPG의 원류라 불리는 '드래곤 퀘스트'를 HD-2D로 리메이크한 '드래곤 퀘스트1&2 HD-2D 리메이크'를 출시한다. 작년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로 시동을 건 로토 3부작 리메이크 프로젝트가 마무리, 현 세대의 게이머에게도 JRPG의 역사적인 작품을 쉽게 접해볼 기회가 생긴 셈이다.

이에 앞서 스퀘어에닉스는 TGS 2025에 출전, 시연 버전을 선보이는 등 출시 전 막바지 준비에 나섰다. 3 리메이크 이후 40년 전의 작품을 고전의 감성과 현대적인 편의성을 어떤 식으로 담아 새롭게 다듬었을지, TGS 2025 시작 전 하야사카 마사아키 프로듀서와 인터뷰를 통해 그 고민과 노력을 들어볼 수 있었다.

▲ 스퀘어에닉스 하야사카 마사아키 프로듀서

Q. 드래곤 퀘스트 1이 출시된 지 40년이 지났다. 고전의 감성과 현대를 조화시키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하야사카 프로듀서 =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는 원작을 존중해 크게 바꾸지 않았으나, 1&2 리메이크는 가장 중요한 핵심을 제외하고는 과감하게 수정했다. 여러 유저들의 의견에 맞춰 추가 요소를 대폭 넣었는데, 특히 드래곤 퀘스트 1의 '홀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콘셉트는 철저히 유지했다. 원작자 호리이 유지와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이러한 조율을 진행했다.

Q. 3 리메이크 이후 1&2 리메이크를 묶어 출시하게 된 배경, 그리고 순서를 이렇게 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하야사카 프로듀서 = 원작자 호리이 유지의 제안으로 유저들에게 익숙하기도 하고 시기상 가장 앞의 이야기를 다룬 드래곤 퀘스트3를 먼저 출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후 1&2를 합본으로 내게 된 데에는 게임 제작 관점의 이유도 있다. 1과 2를 따로 출시하면서 각각 풀프라이스를 받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또한 1을 먼저 내고 2를 나중에 출시하면 두 작품 간의 연결성이 약해질 것이라고 판단해, 1&2 합본으로 내는 쪽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볼륨과 그에 맞는 가격 책정, 그리고 이야기의 연결성을 고려해 1&2를 합본으로 리메이크했다

Q. 원작은 아무래도 하드웨어의 한계로 스토리 비중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 리메이크에서 스토리 요소가 많이 강화된 느낌이다. 게임플레이에서 스토리를 얼마나 보강했나?

하야사카 프로듀서 = 원작 드래곤 퀘스트1은 3~4시간이면 클리어할 수 있었지만, 리메이크에서는 10~15시간으로 늘어났다. 드래곤 퀘스트2도 기존 15~20시간에서 35~40시간 정도의 분량으로 시나리오를 추가했다. 게임 볼륨이 전반적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특히 시나리오 부분이 상당히 보강됐다.

Q. 드래곤 퀘스트 2의 파티원이 한 명 추가됐는데, 난이도도 4인 파티에 맞춰 조절했는지 궁금하다.

하야사카 프로듀서 = 물론이다. 4인 파티가 되면서 전투 밸런스에 상당한 조절이 필요했고, 난이도는 기본적으로 4인 파티에 맞춰 조절했다. 이외에도 캐릭터를 강화하는 문장 시스템이나 다양한 주문과 특기들을 추가, 전략성을 높였다. 이번에 독일 게임스컴에서 시연 빌드를 플레이한 유저 중에는 쉽게 돌파한 분들도 있는 만큼 유저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다를 수도 있다고 본다.

▲ 원작에 없던 스토리 요소도 보강하는 한편
▲ 드래곤 퀘스트2 파트의 경우 4인 파티에 맞춰서 전투 밸런스를 조정했다

Q. 새로 추가된 파티원, 사말토리아의 왕녀는 시연에서 직접 써보니 MP를 채워주는 특기 등 기존 파티원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컨셉 기획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 부탁한다.

하야사카 프로듀서 = 원작 캐릭터와의 차별화에 가장 신경 썼다. 문부르크의 왕녀가 승려 타입이었다면, 사말토리아의 왕녀는 원작의 자유로운 성격을 살려 유랑인에 가깝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다른 캐릭터들이 할 수 없는, 전형적이지 않은 요소들을 보여주고자 했다.

Q. 드래곤 퀘스트 2 대등대 구간의 네코로맨서 보스가 새로 추가됐는데, 그룹 즉사 주문인 '자라키'를 두 번 연속 써서 당황스럽더라. 패턴을 완전 숙지할 정도로 파고들면서 공략하게끔 전투 밸런스를 짠 건가 싶었다.

하야사카 프로듀서 = 그 정도는 아니다. 본편에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모든 캐릭터를 오토(자동 전투)로 설정해도 클리어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맞췄다. '자라키'는 랜덤 설정이라 사실 연속으로 발동할 일이 드문데, 정말 불운이 겹친 경우가 아닌가 싶다.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에서 신규 직업 추가로 전투 밸런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에 1&2에서는 이 부분에 더욱 신경 썼다.

Q.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 대비 이번 1&2 리메이크에 어떤 새로운 편의 기능이나 추가 요소를 넣었나?

하야사카 프로듀서 = 편리 버튼이 생겨 필드에서 바로 주문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아이템 낭비를 막도록 사용 불가 아이템 지정 기능과 몬스터의 속성, 약점을 알려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지도에서 보물상자나 숨겨진 장소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됐다. 이 기능들은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 발매 후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1&2 리메이크에 반영한 것들이다.

▲ 동료가 죽거나 다쳤어도 일일이 도구나 주문 창을 열 필요 없이 단축키로 간단하게 대처 가능해졌다

Q.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에서 1인칭으로 전투 연출이 나왔던 점에 대해 유저들 사이에서 의견이 많았다. 이번에도 이 방식을 유지한 이유가 궁금하다.

하야사카 프로듀서 =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와 1&2 리메이크의 개발 기간이 길지 않아 3의 리소스를 많이 활용했다. 3인칭으로 다시 만들려면 개발 기간이 몇 년은 더 길어질 것이라 판단했다. 1인칭 전투는 옛 드래곤 퀘스트의 템포를 존중하는 의미도 있다. 과거 드래곤 퀘스트8에서는 캐릭터가 좀 더 실사적인 디자인에, 직접 몬스터에게 다가가 공격하는 3인칭 연출을 채택하지 않았나. 그런데 당시 템포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1인칭 전투를 선택했다.

Q.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에 이어 이번 1&2 리메이크 출시로 '로토 3부작'을 처음 접하는 유저들이 많아질 텐데, 어떤 경험을 하길 바라는가?

하야사카 프로듀서 = 드래곤 퀘스트의 팬이지만, 저 3부작이 약 40년 전에 나왔기에 요즘에는 접하지 못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분들이 드래곤 퀘스트의 시작을 체험해 보셨으면 한다. 드래곤 퀘스트를 해보지 않은 분이라면, 파이널 판타지를 비롯해 수많은 JRPG에 영향을 준 JRPG의 원류와 역사를 이 작품을 통해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Q. 드래곤 퀘스트 1에 '채찍' 같은 그룹 공격이 가능한 무기가 추가된 것이 놀랍다. 전투 밸런스에 큰 영향을 줄 텐데, 이런 파격적인 요소를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

하야사카 프로듀서 = 몬스터를 한 번에 시원하게 공격할 때 기분이 좋지 않나. 원작자 호리이 유지도 같은 생각이었다. 또 HP만 높이는 등 수치로만 밸런스를 맞추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전체 공격 무기가 활약하는 구간도 만들고, 그 외에도 다른 무기들도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밸런스를 조절했다.

Q. 옥토패스 트래블러나 파이널 판타지 등 여러 고전 리메이크에 HD-2D 그래픽이 쓰이고 있는데,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 때도 그렇고 이번 1&2도 드래곤 퀘스트만의 감성과 노스탤지어가 느껴지더라. 이를 구현하기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무엇인가?

하야사카 프로듀서 = 그 말 그대로, 드래곤 퀘스트 HD-2D 리메이크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드래곤 퀘스트다움'이다. 옥토패스 트래블러가 파이널 판타지와 유사하게 시크하고 어른스러운 느낌이라면, 드래곤 퀘스트는 채도가 높고 비비드한 느낌이다. 그래서 HD-2D를 적용할 때도 이 점을 유의했다. 드래곤 퀘스트 특유의 색채와 그래픽을 살릴 수 있도록 톤과 기조를 계속 체크하고 다듬었다.

▲ 여타 다른 HD-2D 작품과 다른, '드래곤 퀘스트'만의 톤을 보여주기 위해 그래픽도 다각도로 고심했다
Q. '로토 3부작' 리메이크를 마무리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하야사카 프로듀서 = 1, 2편에 시나리오를 대폭 추가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원작자 호리이 유지와 원작 팬, 그리고 현 시대 유저들이 기대하는 바가 모두 달라 이를 조율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그 난관을 딛고 시나리오를 채워나간 만큼, 드래곤 퀘스트 넘버링을 즐겨온 유저들이라면 놀랄 만한 전개가 있을 것이다.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Q. 레벨업 뿐만 아니라 두루마리로 새로운 특기를 배우는 시스템도 도입한 이유가 궁금하다.

하야사카 프로듀서 = 아무래도 이번에는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 후에 나오는 만큼, 1&2에도 그때처럼 다양한 기술을 넣고 싶었다. 하지만 레벨업만으로 기술을 배우게 하면 반복적인 레벨업만 주구장창 강요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도 하고, 그렇게 해서만 기술을 배우는 건 재미가 없을 것 같다는 원작자 호리이 유지의 지적을 받았다. 또한 두루마리 시스템은 맵 곳곳에 두루마리를 배치해 탐험 요소를 부여하고, 맵 디자인에 재미를 더하는 역할까지 하니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는 셈이었다.

▲ 많은 게이머들에게 친숙한 JRPG의 '원류'를 40년 만에 다시 온전히 접해볼 수 있게 됐다

Q. 이번 1&2 리메이크로 JRPG의 시초라 불리는 고전 3부작을 전부 리메이크하게 됐다. 이러한 경험은 흔치 않은데, 이를 마무리하고 출시를 앞둔 소감이 궁금하다.

하야사카 프로듀서 = 드래곤 퀘스트 팬으로서 시리즈의 원점인 3부작을 원작자와 함께 작업하게 돼 영광이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작품들이라 원작을 출시 당시에 해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해보면서 JRPG의 기본적인 요소가 40년 전의 작품에 이미 담겨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JRPG 팬이라면 이 게임을 통해 장르의 원류와 역사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타이틀이라고 생각한다.

Q.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하야사카 프로듀서 = 한국 유저분들이 꼭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현지화팀도 힘든 과정이었지만 열심히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가 할인 중이니, 1&2를 즐기기 전에 미리 플레이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