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우 극동유화 대표, 조현범 공판 증인 출석...'세영TMS'가 새로운 쟁점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사진=강주현 기자

"한국앤컴퍼니 그룹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경쟁사 세영TMS가 사실상 한국타이어 협력업체처럼 운영된 것처럼 보인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심리로 열린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에 대한 공판(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에서 세영TMS와 한국타이어의 관계에 대해 검찰이 의문을 제기했다. MKT가 한국앤컴퍼니에서 수주한 몰드 물량의 납기를 맞추지 못할 경우 세영TMS에 하도급을 줬다는 세영TMS 관계자 증언을 토대로 한 것이다.

세영TMS의 대주주는 조 회장과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다. 이날 재판부는 장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재판에서는 세영TMS와 한국타이어 간 거래 등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지난 17일 열린 조현범 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가 오전 재판이 끝난 후 법원 바깥에 서 있다. /사진=박선우 기자

장 대표는 지난 2014년 세영TMS를 인수했다. 당시 세영TMS는 한국타이어와 거래하던 업체였다. 하지만 장 대표는 매도자 측의 보안유지 요청 때문에 친분이 있던 조 회장에게 인수 이후 관련 사실을 알렸다고 했다.

검찰은 장 대표의 세영TMS 인수 이후 몰드 판매단가가 인상됐다고 했다. 앞서 한국타이어가 MKT를 인수한 뒤 세영TMS의 단가가 15% 인하됐는데 다시 15% 올랐다는 것이다.

검찰은 "장 대표가 조 회장의 지인에게 무상으로 차량을 이용하도록 한 뒤 그 대가로 안정적으로 한국타이어에 몰드를 공급할 수 있게 됐고, 2018년 1월경부터 MKT에 15% 높은 가격으로 몰드를 판매해온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질문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검찰 주장에 따르면 2014~2017년 세영TMS의 한국타이어에 대한 매출이익률은 다른 업체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물량 증가가 큰 요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세영TMS가 한국타이어 계열사 비슷하게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검찰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재판에서는 장 대표가 설립한 우암건설이 한국타이어에서 공사를 수주한 사실 등이 언급되기도 했다. 검찰은 "(한국타이어 직원의 진술에 의하면) 우암건설은 한국타이어가 발주한 신축공사를 단독 수주할 능력이 없었고 실제 공사에 기여한 것도 없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장 대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장 대표는 조 회장에게 세영TMS와 우암건설에 한국타이어 계열사로부터 안정적인 거래 등 편의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하고, 조 회장 지인이 차량을 무상으로 이용하려 한 것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장 대표는 또다시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현재 장 대표는 조 회장에게 부정한 청탁과 함께 차량 등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장 대표의 형인 장인우 고진모터스 대표는 동생의 부탁으로 조 회장 등에게 회사 차량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조 회장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 사이 MKT로부터 약 875억원 상당의 타이어몰드를 구매하면서 다른 제조사보다 높은 가격을 지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선우 대표의 현금창고 '세영TMS'

/그래픽=김덕호 기자

한편 세영TMS는 오너일가에 이자 및 배당수익을 제공하는 거래를 자주 했다. 2023년 말 기준 장 대표가 45%, 장녀 장인주 씨가 20.1%, 선인자동차가 18.2%의 지분을 보유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세영TMS와 오너일가 간 자금거래는 회사채, 자금 대여 등 수없이 많다. 장홍선 극동유화 회장의 경우 2014년 세영TMS 인수 당시 △회사채 68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 12억원 등 총 80억원의 사채를 매입했다. 이후 2019년까지 받은 이자수익은 20억원에 육박한다. 2022~2023년에도 비슷한 거래가 있었다.

장인주 씨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상당한 이자수익을 거뒀다. 세영TMS는 10억원의 회사채를 매입한 장 씨에게 △2016년 5204만원 △2017년 3248만원 △2018년 907만원 등 9359만원을 이자로 지급했다.

장 대표의 자금거래도 잦았다. 장 대표는 세영TMS에서 △2021년 10억5000만원 △2022년 5억원 △2023년 9억7000만원 등을 빌렸다가 일부를 갚는 거래를 계속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장 대표에게 지급한 단기대여금 잔액은 13억7000만원으로 영업이익(2억8734만원)보다 4배 이상 많다. 이외에도 오너일가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약 23억3710만원의 배당수익을 가져갔다.

수익 기반은 탄탄했다. 주요 생산품인 타이어 몰드를 한국타이어를 비롯해 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에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와 계열사(MKT) 물량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최근 10여년 평균 매출은 126억원 수준이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꾸준히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해외 수요처 등과 접촉하며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