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젊은' 트럼프에 밀린다…'81세' 바이든의 씁쓸한 생일
20일 81번째 생일, 대중은 '고령' 우려 커
미국 대선을 1년가량 앞두고 20일(현지시간) 생일을 맞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달갑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최대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모두 밀리는 현상이 벌어지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라는 이점을 가진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추세라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뒤처지고 있다. 미 C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3%p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지난 대선에서 승부를 갈랐던 주요 경합주 6곳을 대상으로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가 지난달 말~이달 초 진행한 조사에서는 48%가 트럼프를, 44%가 바이든을 지지했는데 지역별로 보면 5곳은 트럼프의 승리다. 미국 대선은 대통령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구조인데 주별 승자가 그 지역에 배정된 대통령 선거인단을 독식하므로 경합주 승리는 당선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이들 6개주는 지난 대선에서 모두 바이든이 승리했던 지역이다.
이 밖에도 CNN, 폭스뉴스, 마켓대 로스쿨, 퀴니피액대 등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이든 대통령을 2~4%p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과는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CNN은 짚었다. 지난 80년간 미국 대선을 1년가량 앞두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대부분 현직 대통령이 다른 경쟁자들을 평균 10%p 이상 앞서왔다. CNN은 "194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거의 모든 현직 대통령이 그래왔다"며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여론조사가 17건이나 있었다"고 설명했다.
NYT·시에나대의 6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무려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바이든 대통령이 유능한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의 절반 이상도 바이든이 나이가 대통령직 수행에 있어 문제가 될 것으로 봤다. 반면 77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를 문제 삼는 유권자의 비율은 39%에 불과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인 만큼 이번 생일이 씁쓸할 수 있다"며 "백악관은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에 뒤지고 있으며 유권자들은 그의 건강과 명민함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도 역력하다. NBC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3%만이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월 조사보다 8%p 하락한 수치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 중 거의 절반(49%)이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0%로, 역대 최저치와 동일한 수준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 경제가 더 나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시간대학교 로스경영대학원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으로 재정 상황이 심각히 악화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23%, 부분적으로 악화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32%였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으로 재정 상황이 좋아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14%(매우 개선됨 4%·부분적 개선됨 10%)뿐이었다.
미시간대학교의 에릭 고든 교수는 "민주당, 공화당, 무소속 등 모든 정당은 물가 상승을 단연코 가장 큰 경제적 위협이자 재정적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것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나쁜 소식"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전 물가에 대한 인식을 뒤집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적은지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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