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UAE 협상 진통... 천궁2도 '판매철회' 초강경 [여의도 Pick!]

백승기 기자 2026. 4. 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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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없다.” 레바논 매체 ‘디펜스아라비아’는 7일(현지시간) 한국의 KF-21 도입을 두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국가안보와 직결된 '민감기술'까지 확보하는 것은 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디펜스아라비아는 한국 소식통을 인용, 제조국에서 지적재산권과 소스코드 보호는 협상 불가능한 사항이며, 기술 이전보다 안정적인 유지·보수·운영(MRO) 서비스와 유리한 조건의 성능 개량 업데이트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협상의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스코드는 전투기의 모든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무장 체계를 통합하는 '두뇌'에 해당합니다. 소스코드가 유출되거나 이전될 경우, 해당 국가가 임의로 기기 성능을 개조하거나 복제할 위험이 있어 무기 제작국의 기술적 우위는 물론,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됩니다.

이러한 엄격한 기준은 과거 사례에서도 이미 증명된 바 있습니다. LIG넥스원은 중동 지역과의 '천궁-II(M-SAM-II)' 수출 협상 과정에서 상대 측의 과도한 기술 이전 요구가 이어지자, 계약 자체를 철회할 수 있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해상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은 2021년 약 7조원 규모의 인도 P잠수함 사업 수주전에서 핵심 기술 이전 등 조건이 맞지 않자 과감히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습니다.

전투기 소스코드 보호에 가장 완고한 국가는 단연 미국입니다. 1980년대 일본은 독자 전투기(FS-X)를 추진했으나, 미국의 압박으로 F-16 기반 공동 개발로 선회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핵심인 ‘소스코드’ 제공을 거부했고, 결국 일본은 전투기를 제어하는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밑바닥부터 직접 개발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됐습니다.

영국 역시 미국과의 F-35 공동개발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접근권을 요구하며 철수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했지만, 핵심 소스코드를 얻는데는 실패했습니다. 결국 영국은 일부 기술 종속을 감수하는 타협안을 수용했습니다.

한편, 디펜스아라비아는 일각에서 제기된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KF-21 수출방해 루머에 대해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프로젝트 초기 미국이 핵심 기술(AESA 레이더 등 4개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했던 것은 사실이나, 현재 KF-21의 심장인 엔진은 한국에서 라이선스 생산되고 있어 수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한국이 KF-21을 개발한 결정적 동기는 미국의 제약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고 디펜스아라비아는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산 기체(F-15K, KF-16 등)를 운용하며 한국이 독자 개발한 중대형 미사일을 통합하는 데 엄격한 승인 절차와 제한을 겪어왔기 때문입니다. KF-21은 이러한 '기술적 족쇄'를 풀고, 한국의 독자적인 무장 체계를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고 디펜스아라비아는 강조했습니다.

백승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