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지각변동'...티메프 사태가 가져온 나비효과

조회 1472024. 8. 11.

플랫폼 갈아타기 핵심 요소는 '거래 안전성'
G마켓·11번가·롯데온 등 판매·이용자 '쑥'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메프의 우수 판매자를 흡수하려는 기존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 속에 판매자들의 대규모 이동이 시작됐다. 티메프를 이용하던 충성 고객들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갈아타는 분위기다.

/ 연합뉴스

업계에 따르면 티메프와 관계사인 인터파크커머스, 모회사 큐텐의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영역까지 포함하면 이들 풀랫폼에 입점한 판매사가 10여만 곳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판매사는 여러 플랫폼에 입점하지만 큐텐 계열에서만 판매하는 곳도 상당수로 알려졌다.

큐텐 계열 플랫폼 운영이 사실상 중단되자 판매자 입장에서는 당장 새로운 채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미정산 피해를 본 판매자의 경우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플랫폼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 결과 최근 큐텐 플랫폼 이외의 플랫폼에 새로 입점하는 판매자 수가 증가 추세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에 따르면 이달 1∼7일 새로 입점한 판매자 수는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20%쯤 증가했다.

롯데온은 "여름철 비수기에 휴가 절정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고 했다.

11번가에서도 지난달 신규 입점 판매자 수가 전달 대비 16%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 동안 11번가의 월간 신규 입점 판매자 증가율은 5% 안팎이었다.

G마켓(지마켓)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신규 판매자 유입세가 가파르다고 했다.

티메프 사태와 함께 각 플랫폼이 우수 판매자를 유치하고자 경쟁적으로 내놓은 지원 정책도 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티메프 사태로 판로가 막힌 판매자들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혜택이다.

롯데온은 8월 31일까지 신규 입점 판매자의 판매 수수료를 면제한다. / 롯데온

11번가는 첫 입점 판매자에게 판매 수수료 인하와 광고 포인트 지원 등의 혜택을 주고, G마켓은 다음날 합포장 서비스 '스마일배송' 신규 가입 판매자의 비용 지원책을 내놨다.

이들 플랫폼은 모두 티메프 사태로 증폭된 정산 지연 또는 미정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판매 후 최대 열흘 안에 대금을 지급하는 빠른 정산과 정산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매출을 다시 안정시키고 성장성을 확보하려는 판매자들이 채널 프로모션에 참여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이들과 함께 동반성장하는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 롯데온 관계자 -

티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를 이용하던 이용자도 플랫폼 갈아타기가 한창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G마켓·옥션의 일일 평균 이용자 수는 168만4597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 156만6906명보다 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11번가도 143만1883명에서 146만4559명으로 2.3% 증가했다.

롯데온도 지난달 신규 가입 고객 수가 6월보다 10% 증가한 데 이어 이달 1∼7일에는 지난달 동기 대비 22%나 늘어 고객 유입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반면, 알리익스프레스는 4.2%, 테무는 9.2% 각각 이용자가 감소했다. 쿠팡은 의미 있는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객들이 티메프 사태 후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오픈마켓 형태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대형 플랫폼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입을 모았다.

고객의 결제 금액도 크게 변화했다.

BC카드 데이터사업본부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 와중인 지난달 22∼31일 G마켓·11번가 등의 대형 오픈마켓 결제 건수 비중은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이는 사태 이전인 지난 6월 1일∼7월 21일 기간(8.7%)보다 0.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SSG닷컴 홈페이지.

같은 기간 롯데온과 SSG닷컴(쓱닷컴) 등 백화점 플랫폼 결제 비중도 2.2%에서 2.3%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에 온라인 쇼핑 선두주자인 네이버와 쿠팡 등은 71.1%에서 69.6%로 1.5%포인트 낮아졌다.

티메프 사태로 판매자든, 이용자든 거래 안전성을 플랫폼 선택의 가장 중요 요소로 고려하는 것 같다...재무 구조가 튼튼한 대기업 계열 플랫폼이나 인지도를 갖춘 국내 대형 플랫폼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
-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 -

티메프 사태 여파로 머지않아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거래액 기준 점유율은 쿠팡이 24.5%, 네이버쇼핑이 23.3%로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신세계그룹 계열(G마켓+옥션+SSG닷컴) 10.1%, 11번가 7.0%, 롯데온 5.0%,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4.9% 등으로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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