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로 알아보는 삼국지, 나는 어떤 영웅호걸일까?

삼국지 영웅들의 성패가 현대인의 행동 패턴과 닮아있다면? 관도대전에서 승리했으나 적벽대전에서 패배한 조조, 우유부단했지만 오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끈 손권의 사례는 현대 심리학에 비추어 생각해볼 수 있다. 역사 속 인물들의 정확한 성격 유형을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MBTI를 통해 그들의 선택과 행동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성공의 정점에서 오만함을 외치다
조조│ ENTJ

조조는 전략적 천재성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호시절을 이끌었으나, 자신의 강점이 결국 최대 약점으로 돌아온 역설적 인물이다. 조조의 성패는 리더십의 가장 큰 적이 외부가 아닌 내면의 교만함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성공은 최대의 실패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의 교훈이다.

E ▶적극적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행동력은 E의 핵심이다. 끊임없이 외부 세계에 영향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넘친다.

N ▶전략과 전술에 뛰어나며 인재 등용에 탁월한 능력은 장기적 비전과 가능성을 보는 N의 특징이다. 그의 인재 발굴 능력은 기업의 HR 전문가도 배울 만하다.

T ▶1만 병력으로 10배 많은 원소군 격파한 전략은 냉정한 분석과 효율성 중심 사고의 결정체다.

J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군사 작전은 J의 조직력을 보여준다. 그의 진영은 언제나 질서정연했다.

표리부동 카리스마
유비│ ENFP

이상주의적 가치를 외치지만 실리를 좇는 그의 이중 매력은 오늘날의 리더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겉으로는 도덕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내면은 철저히 실용적인 유비는 '가면 증후군'의 표본이자, 삼국지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인물이기도 하다.

E ▶유비는 뛰어난 인맥 구축자이다. 제갈량, 관우, 장비 같은 인재들을 끌어모아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는 '관계의 정치인'.

N ▶대의를 내세우며 큰 그림을 그리는 비전형 리더다. 겉으로는 이상적 가치를 추구하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실리적 계산이 숨어있다.

F ▶못 이기는 척, 숟가락을 얹는 모습은 전형적인 F의 특징이다. 도겸의 서주성 요청이나 제갈량의 촉나라 침공 제안에 처음엔 거절하지만 결국 타인의 설득에 마음을 여는 감성 리더십을 보여준다.

P ▶원칙을 내세우지만 상황과 조건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한다. "대의가 아니다"라며 거절하던 제안도 나중엔 수용하는 적응형 의사결정 스타일이 P의 전형이다.

분노 조절이 필요했던 ‘열혈 맹장'
장비│ ESFP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자신의 뛰어난 능력마저 무용지물로 만든 비극적 영웅이다. 화려한 무용과 비극적 최후는 감정 지능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그의 이야기는 직장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화를 내면 상대방도 상하지만 나도 상한다’는 불변의 진리를 담고 있다.

E ▶ 장판교에서 호통 한 번으로 조조의 대군을 물리친 그의 카리스마는 전형적인 외향형이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강렬하게 외부로 표출하는 성향이 두드러진다.

S ▶ 우직한 성품의 장비는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감각형이다. 추상적 개념보다 눈앞의 상황에 즉각 반응하는 현실주의자이다.

F ▶ 제 성질을 못 다스리는 모습은 감정이 이성을 압도하는 F의 약점이다. 부하들의 논리적 반발에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여 치명적 결과를 초래했다.

P ▶ 충동적 행동과 감정 기복이 심한 P의 특성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사흘 안에 준비하라는 비현실적 지시는 계획보다 즉흥에 의존하는 성향을 보여준다.

내향형 리더
손권│ ISFP

손권은 형의 유산을 안정적으로 지켜내며 오나라의 기틀을 다졌지만, 결정적 순간의 우유부단함은 현대 조직에서도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내향적 리더의 딜레마이다. 때로는 '결정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I ▶ 형의 유언을 충실히 따른 모습처럼 자신보다 가까운 사람들의 의견에 크게 의존하는 내면 지향적 성향이다. 전형적인 마마보이의 모습에서도 내향형의 특징이 드러난다.

S ▶ 안정적인 통치력은 급진적 변화보다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S의 특징이다. 그는 혁신가라기보다 보존가였으며, 확고한 현실감각으로 국가를 운영했다.

F ▶ 논리보다 감정적 유대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성향이다. 인간적 관계와 충성심을 중요시했다.

P ▶ 조조의 100만 대군 앞에서 보인 우유부단함은 여러 옵션을 열어두고 쉽게 결정짓지 않는 P의 전형이다.

삼국지의 완벽남
관우│ ISTJ

비타협적 원칙주의와 엄격한 자기 관리로 신격화까지 된 성격은 매력적이면서도 부담스러운 '완벽남'의 원형이다. ‘너무나 완벽한 리더는 부하들을 힘들게 만든다’는 관우의 딜레마는 현대 직장에서도 유효하다. 완벽함이 때로는 불완전한 인간관계의 장애물이 된다는 아이러니.

I ▶ 고고한 인품은 소수의 깊은 관계와 내면의 가치를 중시하는 I의 전형이다. 화려한 사교성보다 자신의 원칙을 우선시했다.

S ▶ 청렴결백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이상보다 현실적인 덕목을 실천하는 S의 특징이다. 그는 추상적 가치보다 구체적 행동 규범을 중시했다.

T ▶ 지나치게 강직한 성품은 인간관계보다 원칙과 논리를 우선하는 T의 특성이다. 그에게 규칙은 타협의 대상이 아닌 절대적 가치였다.

J ▶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처신하는 완벽주의는 J의 질서 지향적 성향이 극대화된 모습이다.

감정에 흔들린 지략가
제갈량│ INTJ

냉철한 두뇌와 미래 예측 능력으로 삼국시대를 좌우했으나, 단 한 번의 감정적 판단이 그의 완벽한 전략을 무너뜨렸다. 제갈량의 이야기는 현대 리더들에게 ‘사사로운 감정은 판단을 어둡게 한다’는 경영의 지혜를 전해준다. 오늘날의 인사평가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읍참마속'의 교훈이다.

I ▶ 제갈량은 백면서생으로 사람들 속에서 에너지를 얻기보다 자신만의 깊은 사고 속에서 전략을 구상하는 전형적인 내향형이다.

N ▶ 한겨울에 동남풍을 불게 한 그의 예지력과 장기적 전략은 현실을 뛰어넘는 직관적 통찰력의 증거다.

T ▶ 북벌을 감행하고 눈물을 머금고 마속을 처형한 결단력은 감정보다 논리를 우선시하는 T의 특징이다. 그러나 그의 유일한 실패는 이 T가 잠시 F에 자리를 내준 순간이었다.

J ▶ 산 위에서 진을 치지 말고 길가를 지키라는 명확한 지시와 체계적 전략 수립은 J의 계획성을 보여준다.

질투에 눈이 멀어버린 카리스마 귀공자
주유│ ENFJ

탁월한 능력과 카리스마를 갖췄지만 타인의 성공에 병적으로 예민한 인물이다. 주유의 이야기는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지략이나 재능이 아닌 '마음의 평정'임을 일깨워준다. "하늘은 어찌 이 주유를 지상에 낳으시고, 다시 또 제갈량을 낳으셨단 말인가!"라는 그의 마지막 말은 경쟁에 함몰된 현대인들의 절규와도 닮아있다.

E ▶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대군을 지휘하고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끈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이 E의 전형이다.

N ▶ 최고의 지략가로서 큰 그림을 보고 전략을 구상하는 능력은 N의 특징이다. 단순한 전술가가 아닌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이다.

F ▶ 제갈량에 대한 질투와 열등감으로 이성적 판단이 흐려진 모습은 F의 약점이다. 감정이 판단을 지배한 전형적 사례다.

J ▶ 형주 공략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계획성과 목표 지향적 특성은 J의 특징이다.

자기 과신형 플레이어
원술│ ESTP

눈앞의 이익과 화려함에 현혹되어 장기적 전략을 무시한 그의 몰락은 오늘날의 '졸부 신드롬'을 보여준다.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면 권력과 부를 손에 넣었다 해도 결국 내면의 빈곤함을 채울 수 없다는 교훈을 준다.

E ▶ 황제가 된 것처럼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모습은 외적 과시와 주목을 갈망하는 E의 특징이다.

S ▶ 손책과의 옥쇄 거래처럼 눈앞의 실리를 좇고 현재의 즐거움에 집중하는 현실주의적 성향이 뚜렷하다.

T ▶ 욕심이 많고 신의가 없는 그의 모습은 관계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T의 부정적 측면이다.

P ▶ 충동적 결정(옥쇄 거래)과 계획 없는 행동은 P의 즉흥적 특성을 보여준다.
일러스트 이정미

참고: [리더십 삼국지에 길을 묻다], 천케이, 2008

ㅣ덴 매거진 Online 2025년
에디터 김진우(tmdrns1111@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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