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전드 오브 이미르' 직접 해 봤더니...이포커스가 매긴 평점
지난 20일 출시된 위메이드의 신작 게임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완성도를 보였습니다.
우선 다른 요소를 배제하고 그래픽을 포함한 전체적인 게임 품질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최상위 옵션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게임을 플레이해 본 결과, 실망스러웠습니다. 한국형 MMORPG, 즉 '리니지 라이크' 게임을 평가할 땐 출시된 지 무려 4년이 지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기준으로 삼게 되는데요. 오딘을 플레이했을 당시 배경이 아름다워 탑 위에 올라가 스크린샷을 따로 찍을 정도로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했습니다. 지금도 좋은 평가를 받는 오딘과 비교했을 때,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절반 수준인 55점 정도를 주고 싶습니다.
그래픽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게임의 전반적인 완성도입니다. 지형지물을 이용하거나 전투 중 캐릭터를 조작할 때 '체감'이 좋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손맛'이 부족하죠. 타격감도 부족해 전투의 몰입감이 떨어집니다. 최후의 보루로 캐릭터 보는 재미라도 있어야 하지만, 영웅 발키리를 착용해도 고급 또는 희귀 발키리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출시 시점 자체는 매우 적절했습니다. '세븐나이츠2',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프라시아 전기', '나이트 크로우', '아스달연대기: 세 개의 세력', '로드나인'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MMORPG 계보에서,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로드나인 출시 이후 7개월간의 공백을 메울 기회를 가졌습니다. 한국형 MMORPG에 목말랐던 유저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었죠.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기존의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패키지 숫자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엿보이지만, '다이아' 외에 '토파즈'라는 재화를 추가해 가격을 낮아 보이게 만드는 등 익숙한 과금 유도 방식이 적용됐습니다. 특히 '론칭 기념 이벤트 상품'을 매주 2회씩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해 '핵과금러'들의 소비를 유도하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요소는 '전설 천장' 시스템입니다. 기존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요소로, 오랜 시간 플레이하면 전설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플레이를 유도하는 전략이 엿보입니다. 어쨌든 꾸준히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라 볼 수 있습니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모두를 놀라게 할 혁신적인 선택을 통해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기존과 비슷한 길을 선택하면서, 다른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점차 잊혀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평점은 35점을 주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은 재미있을까요? 다 떠나서 만약 게임이 재미있다면 앞서 언급한 단점들은 어느 정도 잊힐 수도 있습니다.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핵과금러'들은 초반부터 '쌍전설'을 갖추며 우월감을 느낄 수 있고, 소위 '쌀먹' 유저들은 수익을 얻는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유저들은 어디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요?
답은 '장비'에 있습니다. 게임사는 체계적인 파밍 시스템을 도입해 유저들이 필요한 장비를 직접 획득하는 재미를 제공해야 합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장비를 다수 추가하고, 유저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원하는 장비를 파밍하거나 제작 재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RPG 본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발키리나 디시르는 누구나 납득할 만한 수준의 강함을 제공하되, 노력해서 장비를 파밍한 유저들이 더 눈에 띄게 강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조정한다면 누구나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이러한 파밍의 재미가 부족해 보입니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비슷한 유형의 퀘스트가 무한 반복되고 있으며, 퀘스트가 막히면 한정적인 장비를 무작정 파밍하거나 레벨을 올리는 것 외에는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RPG에서 목표가 사라지는 것은 곧 게임을 계속할 동력이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평점 30점을 주고 싶습니다.
물론 최대한 장점을 찾기 위해 당분간은 게임을 계속 플레이해 볼 예정이지만, 현 시점에서 전체 평점을 매겨 보자면 100점 만점에 40점을 주고 싶습니다.
곽유민 기자 ymkwak@e-focus.co.kr
#위메이드 #레전드오브이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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