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자체 개발한 소스로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직접 해외 시연회와 바이어 미팅을 이끄는 ‘1인 마케팅’ 전략으로 2030년까지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국내에서는 높은 인지도만큼 악재 발생 시 파급력이 커지는 리스크가 드러났지만, 해외 시장은 K푸드 수요가 크고 국내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백 대표의 직접 영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3일 서울 장충동에서 열린 'TBK(The Born Korea)’ 글로벌 B2B 소스 론칭 시연회에서 백 대표는 “그동안 가맹사업에 도움이 되도록 방송 활동과 마케팅을 이어왔지만 앞으로는 직접 소스통을 들고 해외에 나가 현장에서 제품을 알리겠다"며 "2030년까지 TBK 글로벌 소스 매출을 1000억 원 규모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TBK 소스는 해외 한식당 셰프나 현지 조리사가 한식 고유의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B2B 전용 제품이다. 회사는 국내 3000여개 가맹점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일관된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소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양념치킨 △매콤볶음 △간장볶음 △된장찌개 △김치양념분말 △떡볶이 △장아찌간장 등 7종이 출시됐으며 연말까지 △쌈장 △매콤찌개 △LA갈비 △짜장 소스 등 4종을 추가해 총 11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소스 하나로 다양한 메뉴를 만들 수 있다는 확장성을 무기로 삼았다. 제품 용기에 'QR코드'를 적용해 단계별 조리 영상과 레시피를 제공하고 상시 업데이트와 장바구니 연동 기능을 통해 고객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 레시피와 운영 방안을 원스톱으로 제안하는 ‘글로벌 푸드 컨설팅’ 모델도 병행한다. 회사는 소스 매출을 글로벌 투자와 개발로 연결하고, 해외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다시 국내 연구개발(R&D)에 환원하는
B2B로 확장된 K소스 실험

더본코리아의 B2B 소스 시장 진출 구상은 전 세계 164개의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을 통해 구체화됐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브랜드를 그대로 도입해 단일 사업으로 전개하려는 수요와 현지 상황에 맞춰 한식을 응용해 자체 브랜드를 세우려는 수요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소스를 일반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급하고 현지 기업이 이를 기반으로 독자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 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매출의 85%가 가맹사업에 집중된 구조를 극복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맹사업은 내수 외식 시장 부진과 더불어 각종 이슈와 악재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B2B 진출은 이러한 취약점을 보완하고 K소스 유통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으려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K소스 시장 자체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K푸드에 대한 해외 관심이 확산되면서 현지 외식 브랜드와 소상공인의 한식 메뉴 도입이 활발해졌고 소스 수요도 동반 확대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K소스 수출액은 3억9900만달러(5553억원)로 전년 3억8400만달러(5344억원)보다 3.9% 증가했다. 최근 4년간 연평균 5.5%의 안정적인 성장세도 이어갔다.
‘글로벌 영업 선봉장’ 행보
백 대표가 전면에 나선 해외 마케팅 전략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방송 출연을 통해 개인 브랜드를 키우고 외식사업 확장과 상장 성과로 연결했지만, 높은 인지도만큼 악재 발생 시 파급력이 커지는 리스크도 드러난 바 있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는 B2B 시장의 특성과 해외 수요를 고려할 때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거래 단가가 크고 계약 기간이 긴 구조상 대표가 전면에 나서 제품 신뢰도를 확보하면 계약 성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백 대표가 직접 시연에 나서 화제를 만들 경우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백 대표는 "통상 신제품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투입되지만, 이를 줄이기 위해 내가 직접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온라인을 통해 미리 인지도와 이해도를 쌓아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사실상 ‘제로’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그는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대만, 중국 등을 순차적으로 순방하며 소스 시연회를 개최하고 해외 바이어와 현지 셰프들과의 미팅도 주도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더본코리아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시즌2가 12월 공개되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유리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