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갑부 아르노와 머스크가 만난 파리의 이 호텔 가봤습니다. [김기정의 라이프스타일]
글로벌 도시의 대표 호텔들은 ‘공간기획’의 최정수를 보여줍니다. 일본 전통종이 ‘와지’(和紙)와 일본식 꽃꽂이 ‘이케바나’(生け花)를 컨셉으로 높이 30m의 웅장한 로비 공간이 멋들어진 아만 도쿄 호텔이나 전망이 없는 빌딩 숲의 단점을 ‘료칸’ 컨셉으로 극복한 호시노야 도쿄가 대표적입니다.
내부 공간보다는 외부의 ‘힘’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차경’(借景), 자연경관을 빌린다는 뜻인데요. 파리의 ‘슈발 블랑’ 호텔은 감각적으로 ‘차경’의 힘을 담은 곳입니다. 지난주 파리의 숨겨진 핫플인 슈발 블랑 호텔의 루프탑 바 ‘셀레스트’(Celeste)를 가봤습니다.
한국서는 블랙핑크의 지수가 파리를 방문하면 머무는 호텔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리 현지에선 지난해 6월 세계 최고 부자 두 명이 이곳에서 점심을 함께 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바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입니다. 최근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세계 최고 갑부’ 타이틀은 아르노 회장이 거머쥐고 있습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비바 테크놀로지 2023’에 참석하기 위해 파리를 방문했는데요. 슈발 블랑 호텔의 소유주인 아르노 회장이 자신의 호텔에 머스크를 초청한 것으로 보입니다. 둘은 에펠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세계 최고 부자 두 명이 만나면 ‘밥값을 누가 냈을지’도 네티즌들의 관심이었는데 아무래도 슈발 블랑 호텔의 소유주인 아르노 회장이 밥값을 냈을 것이란 추측이 많습니다. 아르노 회장이 머스크 CEO와 에펠탑을 ‘차경’으로 사진을 찍은 것만으로도 밥값 이상의 홍보효과는 톡톡히 누렸을 것 같습니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국내 유통기업 총수들과 미팅을 하면서 슈발 블랑 호텔의 한국 진출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LVMH는 미국 베벌리힐스에도 슈발 블랑 호텔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일단 계획이 보류된 상태입니다.
슈발 블랑은 ‘흰 말’이란 뜻입니다. 프랑스 보르도 우안(Right Bank)의 최고급 와인으로 ‘샤토 슈발 블랑’이 있습니다. LVMH는 1998년 샤토 슈발 블랑을 인수했습니다. 샤토 슈발 블랑과 관련한 내용은 김기정의 와인이야기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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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셰린 스타 레스토랑인 르 투트 파리는 사전 예약이 없이는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센강과 에펠탑을 볼 수 있는 야외 발코니 자리를 잡으려면 슈발 블랑 호텔에 투숙하는 게 유리하다는 팁이 나올 정도로 예약 경쟁이 치열합니다. 셀레스트 역시 이메일로 사전 예약을 받습니다. 저는 출장일정에 변수가 많아 사전 예약을 못했습니다. 전날이 되서야 예약이 가능한지 이메일을 보냈더니 ‘만석’이란 답변이 왔습니다. 슈발 블랑 호텔 인근에서 저녁을 먹게 돼서 식사 후 예약없이 워크인(Walk in)으로 가봤는데 다행히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습니다.
셀레스트를 찾아가는 길이 살짝 복잡합니다. 거의 입구를 찾을 수 없는 스피크이지(Speakeasy) 수준입니다. ‘아는 사람만 와라’ 이런 컨셉이죠.
슈발 블랑 호텔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서 내려 왼쪽으로 가면 레스토랑 ‘르 투트 파리’가 나옵니다. 반대로 오른쪽으로 가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더 올라가면 ‘찐’ 루프탑 바인 셀레스트가 나옵니다.
루프탑 바는 돔 형태의 투명 유리지붕으로 꾸민 야외공간과 실내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투명 돔의 야외공간은 흡사 화성이나 달에 건설하는 우주 도시를 닮았습니다. 전망은 그야말로 명불허전. 호텔 바로 앞을 흐르는 센강은 물론이고 에펠탑, 몽마르트까지 파리 전역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셀레스트는 파리를 방문하는 ‘라이프스타일’ 독자들에게 강추하는 숨은 명소입니다. 다만 셀레스트를 방문하려면 서둘러야 합니다. 셀레스트는 일종의 팝업 형태로 운영중이어서 3월 말에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여름에는 루프탑을 어떻게 운영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파리= 김기정 컨슈머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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