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 상반기 공사비 19.2조 떼였다… 대우 1년 새 29%↑

이화랑 기자 2024. 10. 4.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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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에 따른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가 이어지며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업체들도 시름이 깊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설업체는 29.30%의 증가율을 보인 대우건설이다.

그 외의 대형 건설업체들도 연간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액 비중이 5~15% 수준으로 아직 리스크가 높지 않다는 분석이지만 대우건설의 경우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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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5.7조 전체 1위, 삼성 2.5조 2위… 재무건전성 악화·리스크 관리 우려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로 국내 10대 건설업체의 미청구공사액 합계가 올 상반기 기준 19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 속 현장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내수 부진에 따른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가 이어지며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업체들도 시름이 깊다. 아직 받지 못한 공사대금이 늘면서 재무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시평 10위 이내 건설업체들의 미청구공사액 합계가 19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대우건설은 1년새 3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국내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업체들의 미청구공사액 합계는 19조2269억원이다.

미청구공사액은 공정률에 따라 발주처에 청구하는 공사비다. 공사는 진행됐으나 건설업체가 아직 청구하지 못한 공사대금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청구 시점에 증감이 이뤄지는데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이 올라 예정 원가보다 높은 비용이 지출됐을 때 문제가 된다.

업계는 해당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 손실로 바뀐다는 점에서 미청구공사액이 급증할 경우 유동성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해당 기간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은 업체는 5조7242억원을 기록한 현대건설이다. 이는 전년 동기(4조9700억원) 대비 15.17% 증가한 금액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3230억원)과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가스처리 공장플랜트 공사(3158억원) 등의 금액이 영향을 끼쳤다.

현대건설에 이어 ▲삼성물산 건설부문(2조5032억원) ▲롯데건설(1조7766억원) ▲포스코이앤씨(1조6188억원) ▲대우건설(1조6175억원) ▲현대엔지니어링(1조4623억원) ▲GS건설(1조2801억원) ▲SK에코플랜트(1조2230억원) ▲HDC현대산업개발(1조1394억원) ▲DL이앤씨(8818억원) 순으로 미청구공사액 규모가 컸다.

10대 건설업체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과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는 전년 동기 대비 미청구공사액이 감소했지만 나머지 건설업체는 모두 증가했다.


대우 "대형 사업 하반기 준공 예정… 잔금 들어오면 해소"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건설업체들의 올 상반기 기준 미청구공사액 합계가 19조원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설업체는 29.30%의 증가율을 보인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지난해 상반기 1조2513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29.30% 늘어난 1조6175억원을 기록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으로 인한 금액이 3034억원을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라크 침매터널 미청구공사액이 1221억원으로 뒤따랐다.

업계에서는 미청구공사액이 연간 매출 대비 4분의1 이하 수준이면 위험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2년 연속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았던 현대건설의 경우에도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액 비중은 20% 이내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그 외의 대형 건설업체들도 연간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액 비중이 5~15% 수준으로 아직 리스크가 높지 않다는 분석이지만 대우건설의 경우는 다르다.

올 상반기 대우건설의 매출(5조3088억원) 대비 미청구공사액 비중은 30.5% 수준으로 업계에서 제시한 4분의1인 25%를 상회한다.

다만 대우건설의 미청구공사액 비중도 점차 줄고 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3조2713억원으로 미청구공사액 비중은 38.25%에 달했다.

미청구공사액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사업(올림픽파크포레온)의 분양이 이미 완료된 데다 하반기(7~12월) 준공 후 들어올 예정인 잔금 등을 고려하면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대우건설의 주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형 사업은 준공 직전에 미청구공사액이 제일 많이 쌓인다"며 "회계 보고서 제출 시점에 대금 청구 시점이 도래하지 않아 해당 금액이 미청구공사액으로 반영돼 일순간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하반기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대형 사업 준공 시점이 도래하면 미청구공사액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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