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넘어 70세까지 일할 권리를"…고령사회 일본의 방법은
인구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 저출산은 물론 수명 연장으로 인한 자연스런 변화의 측면도 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30%에 도달한 일본은 고령 인구의 '노동력'을 헛되이 생각하지 않는다. 고령자의 일할 권리를 적극 보호하며 사회 안전망을 갖춰나가고 있다.
고령자 정년 연장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되 서두르지 않는다. '노력' 기간을 부여하며 '의무'로 전환한다. 기업에 일방적으로 강요하지도 않는다.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해 경영부담을 줄인다. 고령자는 임금이 줄어드는 상황을 수용하는 분위기다. 청년은 고령자 정년연장에 따른 취업 기회 박탈감보다는 자신도 오래 일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한다.
일본은 1986년부터 고령사회를 예측하고 사회적 준비를 시작했다. 당시 정부는 기업에 60세까지 정년제의 노력 의무화를 부여했다. 1990년에는 65세까지 계속고용조치의 노력 의무화를 단행한 이후 △1998년 60세 정년제 의무화 △2000년 65세까지 고연령자 고용확보조치 노력 의무화 △2013년 65세까지의 고연령자 고용확보조치 의무화 등으로 전환했다. 2021년에는 70세까지로 고연령자 취업확보조치의 노력 의무화를 실시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65세까지의 고령자 고용확보 조치를 실시한 기업은 99.9%다. 이 중 △정년폐지는 3.9% △정년연장은 25.5% △계속고용제도 도입은 70.6%다. 301인 이상 대기업은 계속고용제도 도입이 83.3%로 가장 높고 정년연장 16.1%, 정년폐지 0.6% 순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정년연장이 26.2%, 정년폐지가 4.2%로 대기업보다 높다.
70세까지 고용확보조치는 아직 '노력 의무화' 단계지만 기업의 선택권이 5개로 늘어난다. 기존 3가지 방법 이외에 △고령자가 희망할 경우 70세까지 계속해서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는 제도 도입 △사업주가 스스로 실시하는 사회공헌 사업, 사업주가 위탁·출자하는 단체가 실시하는 사회공헌 사업에 종사 하는 경우로 선택권을 넓혔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년 연장을 강요하기보다는 최대한 기업의 선택권을 보장해 경영 부담을 줄이고 고령자 고용의 안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슈쿠리 아키히로 일본 후생노동성 고령자 고용대책과장은 지난 15일 도쿄 후생노동성에서 "일본은 인생 100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일할 의욕을 가진 고령자가 연령과 관계없이 계속 일할 수 있는 사회를 '평생 현역 사회'라고 말하는데, 이것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JEED는 사회보험노무사, 중소기업진단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를 70세 고용추진 플래너·어드바이저로 위촉해 기업 상대 컨설팅을 지원한다. 플래너·어드바이저는 중소기업을 방문해 '맞춤형' 정년 연장·폐지, 계속고용제도 도입 방법을 소개한다.
기업도 '생존' 차원에서 고령자 고용을 적극 고려한다. 일본의 중소기업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 갈수록 숙련공을 구하기 어렵고 청년은 중소기업을 기피하다보니 기술 노하우 이전 문제도 발생한다.
직급이 없어진 이후는 후배 양성에 일조한다. 주로 노하우를 전수하는 업무나 신입직원 교육 업무에 종사한다. 새롭게 승진한 후배의 지시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자리로 이동시켜 인사관리의 문제 발생 소지도 적다. 청년층도 고령자 고용 확대에 반대하지 않는다. 청년층도 감소 추세라 고령자 고용정책이 청년 취업 기회 박탈로 이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고령화 고용 확대에 따른 청년층 고용 감소는 추세는 통계로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고용 기간 연장이 청년에게도 유리하다는 사회적 인식도 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RENGO) 사이토 료 국제종합국장은 지난 16일 도쿄 사무실에서 "일본에서 청년층이 고령자 고용 확보조치에 대해 자신들이 취직할 기회가 박탈된다거나 좋은 일자리가 박탈된다는 목소리는 거의 전혀 없다"며 "70세까지 자신들도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고령자 고용확대 방향이 과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일본)=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8천만원 대출 다 써버린 아내, 돈 갚는 남편 지적에 "XXX아" 분노 - 머니투데이
- SG사태 불똥…'임창정 걸그룹' 미미로즈, 결국 소속사 떠난다 - 머니투데이
- "합의한 영상" 황의조 주장 반박한 전 연인…"거부해도 찍었다" - 머니투데이
- 임신 알고 돌변한 남친, 사채 강요에 폭행…"공포영화 같다" 충격 - 머니투데이
- "늙은 저질 미국인 놈" 16기 영숙, 상철 메시지에 '폭발' - 머니투데이
- '17%' 尹 지지율, 기자회견 반영 시 추가하락?…반전 만들려면 - 머니투데이
- 껴안고 죽은 폼페이 일가족 화석?…2000년만에 밝혀진 진실 - 머니투데이
- 서동주, 경매로 산 집 알고보니…"7~8년 후 재개발" 겹경사 - 머니투데이
- "거울 안보여" 엘리베이터 게시물 뜯은 중학생 송치?…국민 질타에 결국 - 머니투데이
- '1억 빚투' 이영숙, 재산 없다?…"토지 압류당하자 딸에 증여" 꼼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