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지각'…예년 시작일 지났지만 여전히 기온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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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을이 시작했다면, 늦지 않았을 것이다.
기상학에서 가을은 '일평균기온이 이동평균으로 20도 아래로 떨어진 뒤 다시 오르지 않았을 때 그 첫날'에 시작하는 것으로 본다.
보통 일평균기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지고 9일이 지나면 가을에 들어섰다고 판단한다.
26일도 낮 최고기온이 24~31도에 달했고 27~30일엔 고기압 영향권에 놓여 날이 맑은 가운데 동풍이 불어 백두대간 서쪽 낮 기온이 상승할 전망이어서 이달 내 '가을의 시작'이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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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정의 조정' 주장도 나오지만…중요한 것은 '기후변화 완화'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오늘 가을이 시작했다면, 늦지 않았을 것이다.
기상학에서 가을은 '일평균기온이 이동평균으로 20도 아래로 떨어진 뒤 다시 오르지 않았을 때 그 첫날'에 시작하는 것으로 본다. 보통 일평균기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지고 9일이 지나면 가을에 들어섰다고 판단한다.
평년(1991∼2020년 평균) 가을 시작일은 9월 25일이다.
서울만 보면 보통 9월 26일께 가을에 접어든다.
올해는 9월 26일에도 기온이 가을과는 한참 떨어져 있다.
최근 전국 평균기온을 보면 이달 19일 27.6도에서 20일 21.4도로 6도 넘게 하락한 뒤 23일 19.8도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해 25일 21.8도까지 올랐다.
26일도 낮 최고기온이 24~31도에 달했고 27~30일엔 고기압 영향권에 놓여 날이 맑은 가운데 동풍이 불어 백두대간 서쪽 낮 기온이 상승할 전망이어서 이달 내 '가을의 시작'이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
기온은 국군의 날인 10월 1일 북쪽 찬 공기가 세력을 확장하고 비가 내리면서 높은 산지엔 서리가 내릴 정도로 떨어지리라 예상된다. 이때 '기상학적 가을'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커뮤니티엔 앞으로 사계절을 말할 때 '봄, 여어름, 갈, 겨우울'로 여름과 겨울은 늘어지게 발음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종종 올라온다.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은 길어진다'라는 말은 이제 현실이 됐다.
1912~1940년 30년과 1991~2020년 30년의 가을과 겨울 시작일을 비교하면 가을 시작일은 9월 17일에서 9월 26일로 9일, 겨울 시작일은 11월 29일에서 12월 4일로 5일 늦어졌다.
그러면서 가을이 73일에서 69일로 짧아졌다.
그렇다고 먼 미래에 가을이 더 짧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계절이 제자리를 찾아서가 아니라 겨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SSP5-8.5'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2091∼2100년 가을은 10월 19일에 시작해 이듬해 1월 3일에 끝나고 겨울은 1월 4일부터 1월 27일까지로 전망된다. 이에 가을은 77일이 되고 겨울은 고작 24일에 그치겠다.
SSP5-8.5는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심을 두어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도시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될 경우'를 가정하는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로, 통상 '고탄소 시나리오'로 불린다.
기후변화에 맞춰 '계절의 정의'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계절의 정의는 1979년 이병설 서울대 지리학과 명예교수가 서울, 목포, 제주 등 3개 지점 기온과 강수량을 토대로 만든 정의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지난달 말 '온난화에 따른 우리나라 계절 길이 변화 및 부문별 영향에 관한 포럼'을 열기도 했다.
다만 '계절의 정의'를 조정하는 것은 '기상학'의 문제이지 실제 생활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
여전히 '3∼5월은 봄', '6∼8월은 여름', '9∼11월은 가을', '12∼1월은 겨울'이라는 구분이 일반적이다.
진짜 문제는 온실가스를 줄여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것이란 지적이 많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면 사계절이 지켜질 수 있다.
최영은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가 최근 국립기상과학원 포럼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계절 길이 변화 특성 및 전망' 자료를 보면 SSP5-8.5 시나리오에선 2081~2100년 계절이 겨울 없이 '봄 117일, 여름 180일, 가을 64일' 등 '삼계절'로 재편되지만, SSP1-2.6 시나리오에서는 '봄 93일, 여름 135일, 가을 68일, 겨울 69일'로 사계절이 유지된다.
SSP1-2.6 시나리오는 '재생에너지 기술 발달로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고 친환경적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이뤄지는 경우'를 말한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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