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출범해…" 올해로 10주년 맞았다는 제네시스, 현재 상황은 어떨까?

제네시스 G80 / 사진 출처 = '제네시스'

국내 완성차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2008년 동명의 준대형 세단에서 시작된 제네시스의 역사는 2015년 독립 브랜드 출범으로 본격화해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세단, SUV를 아울러 다양한 라인업을 형성했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확보하는 등 나름 준수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BMW와 벤츠, 렉서스 등 경쟁 브랜드들과 비교하면 짧은 기간임에도 어느덧 동등하게 경쟁하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영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며,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라는 지적도 쏟아진다.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근황과 문제점, 전망을 함께 짚어본다.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사진 출처 = '렉서스'
수입 브랜드 모두 성장하는데..
혼자 두 자릿수 하락 기록했다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해 온 제네시스 브랜드지만, 올해 들어 국내에서 판매량 급락을 기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는 이번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6만 1,114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만 7,794대)과 비교했을 때 9.9% 낮은 실적으로, 두 자릿수에 가까운 하락폭이 눈에 띈다.

경쟁 브랜드들과 비교해 보면 부진한 실적이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벤츠는 8.5%, BMW는 9.6%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렉서스는 증가 폭이 18.3%, 포르쉐는 61.4%에 달하며, 랜드로버와 아우디는 각각 26.1%, 35.9% 증가를 보여줬다. 경쟁자들이 모두 성장 중인 와중에 제네시스 혼자 퇴보한 것이다.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유럽에서도 안타까운 존재감
미국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평가가 좋지만은 않다. 특히 유럽에서는 사실상 시장 공략에 실패했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작년까지 유럽에서 4년에 걸쳐 기록한 판매 실적은 9,444대에 불과하다. 연평균 2,361대, 월평균 220대 수준이다. 특히 작년 판매량은 같은 기간 지프와 혼다가 국내에서 올린 실적(각각 2,628대, 2,507대)과 비슷한 수준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임을 감안해도 좋은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미국의 경우 유럽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상황은 비슷하다. 대중차 브랜드의 경우 현대차, 기아가 점유율 1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대조된다. 제네시스가 인기를 얻지 못한 이유로는 내세울 헤리티지가 부족하다는 점이 우선으로 꼽힌다. 브랜드의 역사, 신뢰도를 우선시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제네시스는 아직 선뜻 고르기 어려운 신생 브랜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사진 출처 =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라인업 구축 시급해
글로벌 시장에선 '이것' 어필해야

그렇다면 최근 들어 부진한 제네시스의 돌파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국내의 경우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여겨진다. 앞서 제네시스는 올해부터 모든 신차를 순수 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비롯해 급격한 전기차 시장 변화로 사실상 없던 일이 돼 버렸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만 해도 작년 동기 대비 21.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행히 제네시스는 내년 3분기 GV80을 시작으로 G80, GV70에 하이브리드 사양을 순차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품 경쟁력 자체는 인정받는 분위기지만 브랜드 인지도 확보가 시급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전문가들은 제네시스가 독립 브랜드지만, 1975년 포니 시절부터 이어지는 현대차의 헤리티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향후 10년은 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