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투자파일] ‘하향 리픽싱’ 나노신소재, 오너2세 ‘콜옵션 지분’ 향방은

/사진=나노신소재 홈페이지 캡처

코스닥 상장사 나노신소재가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기존에 발행했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하향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전환으로 발행하는 신주의 규모와 매도청구권(콜옵션) 행사로 확보 가능한 지분 규모가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그간 보유 지분을 꾸준히 매각한 오너2세가 이번 콜옵션(매도청구권) 물량도 처분할지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1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노신소재는 지난달 4회차, 6회차 CB 전환가액과 5회차 BW의 행사가액을 모두 10만9198원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4회차, 6회차 CB의 전환가능 주식수는 각각 56만7775주, 30만2203주, 5회차 BW는 91만5767주로 늘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최저 조정가액까지 금액 리픽싱을 시행한 것이다.

나노신소재는 앞서 4월 처음으로 CB 전환가액과 BW 행사가액을 하향 조정했다. 당시 15만5997원에서 11만7996원으로 내렸다. 이 과정에서 발행인이 콜옵션으로 행사 가능한 물량도 늘었다. 앞서 10월 제출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에는 행사가액 조정에 따른 박장우 대표와 아들 박계섭씨의 콜옵션 행사 가능 물량의 변화 내역이 담겨있다.

나노신소재는 4회차, 6회차 CB와 5회차 BW에 각각 6.5%의 콜옵션 조건을 걸었다. 콜옵션 대상은 통상적으로 행사 전까지 알리지 않지만, 10월 공시에 공개한 셈이다. 조정 전 행사가액 기준으로 박 대표는 33만1726주, 아들 박씨는 49만7094주를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4월 11만7996원으로 하향 리픽싱을 진행하면서 행사가능 물량은 박 대표는 41만2428주, 박씨는 51만993주로 늘었다. 오너가가 보유한 콜옵션 물량 이후 10월 추가 리픽싱에 따라 더욱 늘었다.

나노신소재 오너가가 당장 콜옵션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향 리픽싱 이후에도 주가가 꾸준히 하락해 6만원대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행사기간도 2026년 3월까지로 아직 여유가 남은 상황이다. 다만 앞으로 주가를 행사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부분이 과제로 남았다. 나노신소재는 최근 부채로 잡혀 있던 상환우선주를 상환해 자사주 6만8620주로 확보했고 이후 소각을 진행했다.

오너가에게 콜옵션은 지배력을 방어할 수단이기도 하다. 다만 오너 2세인 박 씨는 부여받은 콜옵션을 행사하더라도 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박 씨가 승계를 대비해 증여와 콜옵션 등의 수단을 활용해 지분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140억원의 차입을 일으켜 콜옵션을 행사했고 보유 지분은 2022년말 0.32%에서 2.33%로 늘었다.

그러나 박 씨는 이 같은 예상과 달리 주식을 매도해 현금화하고 있다. 올해 6월 세금 납부를 목적으로 보유 주식 절반 이상을 매도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지분율은 0.9%로 떨어진 상태다. 이번에 콜옵션을 행사하더라도 당초 승계를 염두 할 만큼의 규모가 아닌 상황에서 또다시 매각에 나서지 않겠냐는 분석도 제시된다.

다만 행사여부와 별개로 CB의 전환과 BW의 인수권행사에 따라 오너가의 지분가치는 희석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각각의 콜옵션이 6.5%로 지배력을 방어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대주주인 박 대표의 지분율은 2022년 말 22.53%에서 2023년 말 20.04%, 올 3분기 말에는 19.93%로 꾸준히 내렸다.

윤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