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JMS 녹음파일 추가 검증 허가…검찰 "이미 유출중 회수해야"

대전법원 전경.

여신도들을 성폭행하고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에서 녹음파일 유출 의혹과 파일 재검증 의뢰를 놓고 검찰과 정씨 측 변호인이 팽팽히 맞섰다.

대전고법 형사3부(김병식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10시 준강간·준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제추행 등 혐의를 다투는 정명석 총재의 항소심 공판을 속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녹음파일을 JMS 신도들에게 들려주고 다닌다는 보도가 있었다"라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서약서까지 쓰고도 벌써 녹음파일이 유출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등사 결정을 취소하고 등사 파일을 회수해야 하는 게 아닌지 검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씨 측 변호인은 "녹음 속 남성의 음성 특징, 사투리, 교리 등에 대한 부분이 맞는지 목회자의 감정을 받으려 변호인과 같이 들었고, 복사해준 것이 아니다"라며 "양심을 걸고 유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해당 녹음 파일은 피해자 메이플(29)씨가 충남 금산군에 있는 수련원에서 성범죄 피해 당시 현장을 녹음한 파일로, 검찰이 제출한 핵심 증거물이다. 1심에서는 2차 가해를 우려해서 피고 변호인 측에 녹음파일 복사를 불허했으나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파일 복사를 허용했다. 검찰은 녹취파일이 복사돼 유출될 경우 2차 피해뿐만 아니라 재판부와 수사기관에 책임이 돌아올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낸 바 있다.

정 씨 측 변호인은 복사한 녹음파일을 제3의 기관에 보내 재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부가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녹음 파일에 대한 감정이 더 필요 없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1심 공판 중에 해당 녹음파일에 대한 국과수의 검증이 이뤄져 편집이나 조작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의견을 받은 바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녹음파일에 대해 법원이 지정하는 기관 한 곳에 감정을 의뢰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에따라 6월 11일 녹음파일 감정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관계자를 심문하는 기일을 갖고 6월 25일 오전 10시 항소심 4차 공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