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여전히 석유에 의존 … AI·전기차 시대에도 대체불가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6. 3. 2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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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석유·탈탄소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소비자가 자동차 연료로 석유를 직접 소비하는 것은 물론, 대다수 산업이 석유와 연결돼 있어서다.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석유 수요를 줄이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전기차 전환인데, 휘발유 차량을 모두 전기화하더라도 전체 석유 소비의 10% 정도에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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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끊기자 산업 연쇄타격
항공유 급등에 하늘길 줄고
종량제 봉투마저 품귀 현상
난방 위해선 가스 꼭 필요
중동사태 영향 받는 여수 석유화학단지 [연합뉴스]
탈석유·탈탄소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소비자가 자동차 연료로 석유를 직접 소비하는 것은 물론, 대다수 산업이 석유와 연결돼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70%에 달하고 있어, 석유 공급망 구조를 이번 기회에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앞서 국민경제자문회의 출범 후 첫 공개 포럼에 참석해 “에너지와 핵심자원, 물류와 공급망에 있어서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특정 지역에 집중된 에너지 의존도도 완화하고, 전략자원 비축과 조달체계도 점검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
산업연구원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 충격은 발전, 도시가스, 정유 부문을 넘어 중간재 가격을 통해 제조업 전반으로 퍼져 나간다. 산업연구원은 “특히 나프타, 무수암모니아, 헬륨 등 중동산 제조업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충격이 에너지 부문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간 지속되면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헬륨 재고가 바닥나 국내 주요 반도체 공장의 가동까지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항공과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항공유 가격이 치솟자 에어프레미아는 다음달 20일부터 5월 31일까지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의 총 26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항공사는 앞서 인천~호놀룰루 항공편 운항도 중단했다.

스콧 커비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 연합뉴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콧 커비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수익성이 없는 노선의 5%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원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자 최근 LG화학은 여수공장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나프타 공급 차질은 플라스틱 공급 부족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일부 지역에서는 쓰레기 종량제봉투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며 ‘제2의 마스크 대란’ 우려를 낳았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에 대해 “6개월 이상 봉투를 만들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50%가 넘는다”며 “최소 3개월 이상 종량제봉투 보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계산대에 종량제봉투가 걸려 있다. [한주형 기자]
인공지능(AI)과 전기차 시대에도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석유 수요를 줄이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전기차 전환인데, 휘발유 차량을 모두 전기화하더라도 전체 석유 소비의 10% 정도에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에서도 정부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이 안정적인 LNG 수급을 위해 가스터빈 확보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기존 화석에너지를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분야가 열이 필요한 난방과 산업용 스팀(가열된 수증기) 등이라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발간한 ‘AI 및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조달은 단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배터리·천연가스, 중기적으로는 천연가스 복합화력, 장기적으로는 원자력이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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