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상상인증권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취임 후 과제는
주원 전 흥국증권 대표가 상상인증권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조직 재정비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상상인증권은 임태중 전 대표가 지난 7월 일신상의 이유로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최고경영자(CEO) 경영공백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주 대표이사 내정자는 10월 첫 영업일인 지난 2일부터 상상인증권 사옥으로 출근해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관련 현안을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상인증권 이사회는 이달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주 내정자를 신임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1963년생인 주 내정자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뉴욕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1989년 쌍용투자증권(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하면서 금융투자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키움증권 상무, 유진투자증권 전무를 거치면서 자산운용과 법인영업, 마케팅 분야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과 흥국증권에서 잇따라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가 상상인증권을 이끌게 되면서 어수선한 조직 재정비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현재 상상인증권은 황원경 경영기획본부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직무대행 체제에서의 운신 폭이 크지 않은 만큼 주 내정자의 역할은 경영공백을 메우는 게 급선무가 된 셈이다. 특히 자본시장은 환경 변화에 예민도가 높은 특성상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 재정비 문제가 시급하다. 내정자 신분임에도 공식 취임 전부터 사무실로 출근해 현안을 파악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올해 상상인증권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수익 개선도 또 다른 과제다. 상상인증권은 상반기 누적 기준 21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뒀던 57억원의 순이익을 감안하면 적자전환한 것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투자은행(IB) 부문에서 36억원, 리테일 부문에서 33억원, 자산운용 부문 3억원, 기타 부문 145억원 등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적자 상태다.
주 내정자는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7년 넘게 흥국증권을 이끌면서 실적을 개선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2016년만 해도 흥국증권 연결 순이익은 83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198억원을 기록했다. 지식재산(IP)의 유동화 및 IP보유기업에 대한 경영자문 서비스 등을 강화하며 IB 부문을 특화한 게 주효했다. 2017년 업계 최초로 IP투자팀을 구성했고, 2021년에는 신기술사업금융업 자격을 취득, 벤처 및 IP분야 투자에도 집중했다.
이 같은 그의 이력을 토대로 상상인증권도 실적 재건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상상인증권은 2000억원대 자기자본으로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 중에서도 작은 곳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가운데 적자가 지속되면 자기자본을 까먹게 되기 때문에 조직 재정비를 통한 실적 개선 과제도 있다.
증권업은 어느 산업보다도 자본력에 따라 영업활동 범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통해 재무제표상 이익잉여금으로 분류될 수 있을 정도로 실적 개선도 요구된다. 순이익 증가로 재무제표상 이익잉여금으로 분류된다면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국내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한양증권도 순이익 증가만으로 2020년 자기자본 3000억원대에서 올해 상반기 말 5000억원대를 돌파한 사례가 있다.
임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