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이 한화에 남았다. 조건은 1년 1억. KBO 역대 최다안타 1위라는 이력과, FA 미계약자로 버틴 시간이 한 줄로 압축되는 계약이다. 그리고 이 계약은 곧바로 또 하나의 질문을 만들었다. 왜 1군이 아닌 2군 캠프인가?
한화는 손아섭이 6일 일본 고치 퓨처스 캠프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겉으로만 보면 1군 전력에서 밀린 그림이다. 하지만 구단과 현장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놨다. 핵심은 배제보다 관리다. 호주 멜버른 1군 캠프는 이미 일정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어온 손아섭이 장거리 이동으로 무리하기보다, 가까운 캠프에서 훈련 강도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려 페이스를 맞추는 쪽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김경문 감독 역시 시범경기 시점에 1군에서 손아섭을 보겠다는 구상을 전제로, 지금은 차분한 준비가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선택은 손아섭에게도 생존 방식이다. 계약 규모가 작아진 순간, 보장은 사라지고 경쟁만 남는다. 한화는 이미 강백호 같은 중심 타선을 확보했고, 외야와 지명타자 자리는 시즌 내내 변수가 생기는 영역이다. 손아섭이 1군에 올라오는 경로는 분명하다. 시범경기에서 컨디션과 타격감으로 자리를 증명하는 것, 이번 캠프행은 그 시험대에 올라가기 위한 과정이다.

한화 팬들이 기대하는 장면도 있다. 손아섭이 옆에 있을 때 노시환이 달라졌다는 데이터다. 손아섭 합류 전 노시환의 타율은 0.237에 머물렀다. 그런데 합류 이후 45경기에서 타율 0.310, 12 홈런, 52안타로 확 뛰었다. 노시환은 손아섭이 라인업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 힘이 난다고 말했고, 손아섭도 조언보다 에너지와 환경을 만들어주려 한다고 했다. 야구는 기술만이 아니라 리듬의 스포츠다. 이 조합이 시즌 초반부터 작동하면, 한화가 기다리던 시나리오가 한 번 더 열린다.
동시에 이 계약은 제도 논쟁을 끌고 왔다. 강리호가 던진 포인트는 단순하다. FA 재자 격 4년 조항이 다년 계약 베테랑에게 동기부여를 꺾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번 FA를 찍은 뒤 다시 FA가 되기까지 4년을 기다려야 하는 구조에서, 1년 계약은 성적을 올려도 시장에서 다시 큰 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그래서 베테랑이 1년 1억 같은 계약을 받아들일수록, 선수 입장에선 동기부여가 떨어지고, 구단 입장에선 출전 기회를 줄이는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팩트와 포커스, 스탠딩아웃하세요.
FACT & FOCUS | STANDINGOUT

Copyright © STANDINGOUT x NT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