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뺏기고 폭행당했는데…車주인도 처벌받았다, 법원 판결보니

음주운전 자료 사진 [출처=연합뉴스]

술에 취한 사람에게 폭행당하고 포르쉐 차량까지 빼앗긴 차주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3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B씨(50)에게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15일 새벽 1시께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 앞 도로에 정차하고 있던 B씨의 포르쉐 차량 조수석에 타더니 큰 소리를 지르며 B씨의 뺨을 때렸다.

B씨가 놀라서 차에서 내리자 A씨는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긴 뒤 차량을 몰고 출발했다.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에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41%, 총 운전 거리는 1.9km 가량으로 조사됐다.

자신의 포르쉐 차량을 빼앗긴 B씨도 음주운전 중이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B씨는 같은 날 혈중알코올농도 0.181%의 상태로 서울 서초구 도로를 93m 가량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이전에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B씨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면서도 “A씨가 만취 상태에서 피해 차량을 택시로 오인하고 탑승한 뒤 택시가 승차 거부를 한다고 봐 이런 행동을 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시 피해자가 반항이 억압되거나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이 적용한 강도 혐의가 아닌 폭행 및 절도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당히 높고, 과거 동종범죄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음주운전 거리가 비교적 짧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