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동문회관·공공 예식장까지…결혼비용 부담 줄이는 ‘꿀팁’
청년 30% 이상 자금 부족으로 결혼 안해…평균 결혼식 비용 3000만원
국내 결혼식 비용이 천정부지로 올라감에 따라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들까지 증가하는 상황 속 예식 비용을 줄이는 방법들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결혼식 비용은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와 호텔·컨벤션홀 예식장 대관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여기서 정부 지원책을 받거나 예식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결혼식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발표한 ‘2024 결혼비용 리포트’에 따르면 결혼식에 드는 총비용은 총 3161만원이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예식장이 990만원, 스드메 480만원이다. 그 밖에 답례품과 상견례, 사진 등 기타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통계청 공개한 청년층 연평균 소득이 2781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결혼식 한 번에 연봉이 훌쩍 넘는 비용을 사용하는 셈이다.
결혼식 비용과 반비례로 국내 혼인건수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혼인 건수는 약 19만3673건으로 10년과 비교해 무려 13만건이나 줄어들었다. 청년들 혼인율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자금 부족이다. 20대에서는 32.7%, 30대는 33.7%가 결혼자금이 부족해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결혼한 이지하(35)씨와 김호성(31) 씨는 결혼식에 3900만원을 사용했다. 예식장에 2000만원, 결혼 반지에 300만원, 스드메에 300만원, 스냅사진에 200만원, 답례품 150만원, 신혼여행 950만원을 사용했다. 이 씨는 “주변 사람들 결혼식 비용을 들어보면 4000만원 정도면 꽤 가성비 있게 결혼한 편으로 스드메의 경우 업계 지인이 있어서 오히려 싸게 했다”며 “3000만원 결혼은 정말 최소한의 비용이고 5000만원을 넘어가는 경우도 상당하다고”말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청년들 사이에서는 이런 국내 결혼식 비용이 너무 과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청년들이 너무 허례허식 결혼에만 신경 쓴 결과란 지적이 나온다. 웨딩업계 관계자는 “비싼 예식장에 드레스, 청담동 메이크업 등을 찾다 보니 결혼식 비용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조금만 찾아보고 포기하면 싼 가격에 충분히 멋진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결혼식 비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예식장만 해도 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수 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공 예식장으로 22곳은 가격이 무료다. 결혼식 비품 비용도 최대 100만원정도라 부담이 매우 적다. 공공 예식장이라고 해서 시설이 별로인 것도 아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공 예식장은 세종문화회관, 물재생공원, 마곡광장, 솔밭근린공원 등 오히려 기존 웨딩홀들보다 공간이 넓고 주차장 등 편의 시설도 더욱 잘 갖춰져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공공 예식장은 서울의 다양한 주요 시설을 활용하는 만큼 한옥, 고원 등에서 이색적이고 멋진 결혼식을 저렴한 가격에 진행할 수 있다”며 “많은 청년들이 결혼식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만큼 서울시 공공 예식장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당과 교회 그리고 대학교 등을 이용해도 예식장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성당에서 결혼식의 경우 최소 150만원에서 최대 600만원의 정도의 본당 사용료를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다. 명동 대성당의 경우 6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고 가회동이나 옥수동, 중림동. 혜화동 성당들의 경우 200만원 안팎이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도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 천주교 전주교구에 따르면 세례를 받지 않은 비신자들이라도 주임신부님의 허락하에 예식 장소를 제공받을 수 있다. 단 신자가 아니라면 혼배성사는 할 수 없다.
대학교 회관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부분 대학교들은 동문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회관을 대여해 주며 식까지 올릴 수 있다. 서울 대학교의 경우 동문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예식 홀을 대여해 주며 부대 사용료로 400만원을 받는다. 그 밖에 웨딩전문 사회자나 피아노, 성악, 축가, 메이크업, 영상 제작 등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또한 400석 규모의 안암 교우 회관을 100만원에 대여해 준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예식 날짜와 하객 수에 따라 다르지만 동문들에게 50만원에 웨딩홀을 제공한다. 연세대를 나오지 않은 비 동문이라 해도 75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단 꽃장식 등 부대 비용에 추가적으로 160만원이 추가적으로 들어간다. 해당 대학을 제외하고도 건국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이 동문들을 대상으로 웨딩홀을 운영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 웨딩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청년들의 혼인 감소에 원인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조금만 정보를 찾아보면 현실적인 금액까지 결혼식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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