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777 점검]'구광모의 남자' 조주완표 체질개선 성과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2023년 7월 트리플7(연평균 성장률,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이상)을 제시했다. 미래 비전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난 지금 LG전자가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구광모 LG그룹 체제에서 '뉴LG'를 이끄는 핵심 리더로 꼽힌다. 조 사장은 LG전자를 경영하며 가전구독 사업을 2년 만에 조 단위 사업으로 성장시킨 한편, 로봇·전장 등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며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조 사장의 승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사장은 가전을 대체할 만한 새 수익원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조 사장은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비하드웨어(Non-HW)를 3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미래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조 사장이 주도한 사업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가전구독이다.
구독 사업이 2년 만에 1조원 넘는 매출을 내자 자신감을 얻은 조 사장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스마트TV 운영체제 웹OS 사업은 올해 연매출 1조원을 넘기며 제2호 유니콘 사업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며, B2B 사업 비중은 지난 2023년 35%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다만 모든 사업이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 조 사장은 비하드웨어 사업을 강조하며 2022년 6월 SM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피트니스캔디 법인을 설립했다. LG전자의 TV 경쟁력과 SM엔터의 콘텐츠 역량을 결합해 홈피트니스 사업을 강화하려던 조 사장은 올해 초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법인을 청산했다.
그럼에도 조 사장은 LG전자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구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구 회장의 측근인 권봉석 ㈜LG 부회장도 LG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아 중대한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구 회장은 안 되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신사업에 투자하는 공격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실패'라는 구 회장의 방침에 따라 조 사장 역시 실패에 연연하지 않는 경영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구 회장과 조 사장의 전략은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LG전자는 매년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LG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6944억원, 영업이익 1조196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5%, 영업이익은 61.2% 증가했다.
향후 조 사장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한편, 올해 2조원대의 시설투자(CAPEX)를 집행해 신사업 발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쓸 계획이다. 조 사장은 구 회장이 LG전자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로봇을 비롯해 전장, 인공지능(AI) 시스템 수요를 고려한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 사장은 올해 초 신사업 관련 인수합병(M&A)을 1~2개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조 사장 취임 이후 줄곧 신사업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낸 만큼 2030 비전을 발표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단계"라며 "향후에도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도전을 이어가며 좋은 성과를 내고, 777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