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예산의 '30배'라고? ''천문학적인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

거침없는 자산 확대, 2경 시대를 연 국부

한국의 국부가 지난해 2경4105조원에 도달하며 가진 자산의 규모가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민순자산이란 표현은 국가 경제주체가 실제로 소유한 자산, 즉 비금융자산(부동산, 건물, 토지 등 실물자산)과 순금융자산(금융기관 예금, 주식, 채권, 해외투자 등 금전적 자산)의 총합을 의미한다. 전체 자산은 1년 전보다 1217조원이 증가해 명목 GDP의 9.4배에 달하며, 증가폭 또한 전년의 4배를 넘는 기록적 확장세를 보였다.

2023년 전체 자산 증가는 294조원에 그쳤으나, 올해는 시장 여건과 가격상승효과가 뒤섞이면서 대규모 점프를 실현시켰다. 이는 단순히 가계의 부나 기업의 시세 차익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자산 포트폴리오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수도권 집값 반등, 비금융자산 성장의 견인차

비금융자산 부문은 2경2485조원으로, 1년 새 635조원 불었다. 부동산의 흐름을 좌우했던 핵심 요인은 토지가격의 상승 전환과 더불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회복이었다. 특히 수도권 집값 상승의 결과로 주택 자산 시가총액이 3년 만에 증가 반전을 이뤘고, 비금융자산 증가의 절대적 견인차가 됐다.

작년말 기준 전국 주택 시가총액은 7158조원에 이르렀다. 전년 6839조원에서 4.2% 증가한 수치로, 2021년 반등을 마지막으로 2022년 286조원, 2023년 118조원 연속 감소하던 추세를 반전시켰다. 다시 말해, 전국적인 집값 반등 흐름이 본격화하며 국부 성장과 직접적으로 맞물린 것이다.

수도권 집중 현상, 지방 양극화 심화

수도권 부동산 자산, 특히 서울과 경기의 상승폭이 유별났다. 서울 주택 시가총액은 2498조원으로 1년 새 6.4% 뛰었고, 경기는 5.4% 오른 2075조원, 인천도 4.6% 증가해 341조원에 이르렀다. 수도권의 집값 복귀가 대세를 이뤘고, 전국 주택 시가총액 증가율(4.2%) 중 수도권이 3.8%포인트를 담당해 90% 이상을 차지했다.

전국 집값 총액에서 수도권 비중은 68.7%에 도달해 전년(67.7%) 대비 상승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광주(-1.2%)와 세종(-0.5%) 등 일부 지방 광역시와 행정도시에서는 시가총액이 오히려 하락해, 자산 양극화가 지역별 성장 격차로 현실화되고 있다.

자산가격 상승, 거래 아닌 가격효과의 힘

올해 국부 증가는 단순한 부동산 거래·매매의 활발함 때문이 아니라, ‘가격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 구조적 특징을 가진다. 전체 증가액 1217조원 중 실제 부동산·자산의 신규 취득처럼 거래가 일어난 것은 308조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908조원이 자산가격 상승 등 거래외요인에 의해 일어난 변화다.

부동산 가격 반등, 토지가치 재평가, 금융자산시장의 활황 등 가격 변화가 실질적 자산 증가의 주인공이었다. 즉, 아무런 매매 없이도 집값이 오르면 국민순자산은 그만큼 불어난다는 점, 국부 성장이 소비자와 국민의 실제 체감과 어긋날 수 있다는 경계점 역시 동시에 존재한다.

순금융자산 급증, 해외투자와 환율이 만든 신기록

순금융자산은 최근 1년 새 582조원 늘어 1620조원에 도달했다. 지난해 대비 56% 폭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 배경에는 두 가지 큰 흐름이 있다.

첫째, 거주자의 해외 주식투자 자산 확대. 한국인들이 해외 주식시장에 더 많은 투자를 단행했고, 뉴욕 등 글로벌 증시의 호조가 자산평가액을 키웠다. 둘째, 환율 효과가 자산가치에 큰 기여를 했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라 달러 등 외화 표시의 투자·예금 자산이 원화로 환산될 때 평가액이 커지면서, 이른바 ‘환차익’도 주목할 만하다.

결국, 순금융자산 증가는 경기 회복과 함께 글로벌 투자환경과 통화시장의 변화가 국민 자산 증식에 실질적 역할을 담당했음을 보여준다. 두 요인을 합한 거래외요인만 465조원에 달했다.

국민 경제력과 명목 GDP, 그리고 자산의 질적 전환

새로운 국민대차대조표가 보여주는 현상은 단순히 ‘가진 돈’만 많아진 것이 아니다. 명목 GDP의 무려 9.4배라는 수치는 한국 경제가 실물경기 대비 자산 부풀림 현상이 심화됐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자산성장 구성이 부동산 실물자산과 금융·외화자산 등 복수 축에 기초하고 있어 국가 경제 전반의 ‘포트폴리오 효과’와 안정성, 그리고 위험분산이 동시에 진전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고정자산인 부동산, 특히 수도권 주택의 주도적 역할과 금융자산 중 해외 투자, 외환 환산이 동시에 급부상하며, 국부 성장의 질적 토대 자체가 복합적으로 변화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