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변호사' 캐릭터의 매력이 견인하는 통쾌한 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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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부'는 조선 시대에 신분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법률에 무지한 이들을 대신해 소송을 대리하던 법률대리인, 즉 현대의 '변호사' 일을 하는 이들이다. 가끔씩 사극에 등장했지만 본격적으로 다뤄진 적은 없던 이 직업을 조명한 사극이 등장했다. 한복과 갓을 더한 법정 활극 [조선변호사]는 유쾌한 캐릭터와 스토리, 속도감 있는 전개, 유려한 화면과 편집 등 모든 부분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꽤 볼만한데?' 이상의 인상을 주고 있다.

가상의 조선, 수도 한양에 강한수라는 외지부가 나타난다.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으며 법과 판례를 잘 알고 이를 풀어내는 언변은 화려하고 설득력 있어, 지금까지 맡은 사건에서 진 적이 없다. 한수의 목적은 오로지 복수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모함해 누명을 씌워 죽이고 어머니의 죽음을 자살로 꾸민 자들을 노린다. 그는 한양에 오자마자 술 유통 관련 송사를 맡아 한양 최대 상단인 장가 상단에 일격을 입힌다. 화려하고 시끌벅적하게 등장한 그의 존재는 곧 왕실의 공주, 연주의 눈에 띈다. 죽은 선왕의 딸인 연주는 지금은 신분을 숨긴 채 여각을 운영하며 어려운 이를 도우며 살고 있다. 연주는 한수를 통해 법과 이를 잘 이용하는 자가 가진 힘을 깨닫고, 비겁하고 속물적인 그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 이용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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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변호사]는 '한수'라는 캐릭터의 활약을 경쾌한 리듬으로 그린다. 현대 법정물처럼 각 송사의 스토리가 회차별로 진행되는데, 사건을 조사하고 단서를 엮어 실체를 파악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변론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한수의 원맨쇼다. 자신의 목적을 잘 알고 이를 실행할 능력이 충분한 주인공이 종횡무진 활약하며 사건을 해결하고 마침내 승리하는 스토리는, 배경이 언제이든 어디이든 상관없이 우리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한편 에피소드별 이야기는 한수의 목적, '복수'로 엮을 수 있다. 한수가 외지부가 된 건 부모를 죽게 한 원수를 찾아 몰락시키기 위해서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송사로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우고 잡아 가둔 인간들을 공략한다. 그리고 몰락한 그들에게서 최후의 증언을 들으며 누가 명망 있는 율관 출신인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워 죽이려 했고, 어머니의 죽음을 조작했으며, 왜 한 가정을 풍비박산 냈는지 진실을 알아간다.

이렇게 보면 한수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데만 골몰하는 인간처럼 보인다. 그에게 자신의 직업이나 '법'이란 것은 개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그런 그에게 브레이크를 거는 존재가 나타났으니, 바로 연주이다. 선왕의 공주인 연주는 그동안 자신의 힘이 닿는 대로 많은 사람을 도우려 했지만, 매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느낀다. 한계를 체감할 무렵 연주는 한수가 지식과 언변만으로 한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 걸 직접 보았고, 그의 능력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데 중요하게 쓰일 거라 판단한다. 연주는 몸종의 신분으로 한수에게 접근해 그의 일을 가까이에서 보고 겪는다. 우리는 연주의 눈을 통해 한수가 목적을 위해 무엇이든 한다 해도 매번 속물 같은 선택을 하진 않으며, 남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아픔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조선변호사]가 '강한수'라는 캐릭터의 활약을 그리는 드라마이기에, 배우의 연기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우도환의 캐릭터 해석과 연기는 현재까지는 합격점 이상이다. 군복무 후 복귀작이라 그에겐 부담이자 새로운 도전이었을 텐데, 우도환의 한수는 지금까지 매 장면마다 강한 인상을 남긴다. 쾌남처럼 환하게 웃다가도 진지할 때는 날카로운 눈빛이 빛나는데, 그 극명한 차이로 캐릭터의 특성을 쉽고 빠르게 이해시킨다. 연주 역의 김지연은 올바르고 심지 굳고 행동력 강한 공주를 매력적으로 연기한다.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도 좋다. 한수와 연주가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순간들은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 다른 드라마들보다 더 달콤하다. 영웅담을 보러 왔다가 의외로 로맨스 맛집을 발견한 것 같다.

6회까지 방영된 [조선변호사]는 기대한 것보다 더 통쾌하다. 스토리가 어렵지 않고 대립각이 선명해 따라잡기 편하고, 선악 대립이 선명해 짜릿한 결말을 기대할 만하다. 주인공들 사이의 로맨스가 힘을 받으면 청춘들의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초기의 완성도를 유지한다면 더 흥미로운 드라마가 될 것이다. 이쯤 되면 시청률과 대진운이 아쉬울 뿐이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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