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채영, 솔지 인스타그램
솔직함과 강렬함 사이, 브라톱은 언제나 경계를 넘나든다. 그저 속옷의 연장선이 아니라 하나의 주체적 스타일로 존재감을 뽐내는 시대다. 솔지와 채영,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아이템을 품었다. 같은 블랙 브라톱이지만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사진=솔지 인스타그램
솔지는 가죽 재킷을 걸쳤다. 광택이 감도는 오버핏 레더는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다. 안에는 반짝이는 장식이 박힌 시스루 탑과 브라톱을 레이어드했고, 깊게 파인 네크라인은 관능적인 무드를 더한다. 여기에 하이웨이스트 플리츠 팬츠와 벨트를 매치해 허리를 단단히 강조했다. 솔지의 룩은 야성적이고 자유롭다. 패션도 태도라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채영의 스타일은 훨씬 섬세하고 여리다. 레이스 브라톱은 속살이 살짝 비치는 디테일로 섬세한 관능미를 완성했고, 어깨를 덮은 블랙 테일러드 재킷은 묵직한 무게감을 더한다. 루스한 롱 헤어와 풍성한 앞머리는 얼굴을 작게 보이게 하고, 전체적인 룩에 고전적인 무드를 얹는다. 그녀는 조용한 강함을 택했다.
/사진=채영 인스타그램
브라톱이라는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도 이렇게 다른 온도를 뿜어낸다는 점이 흥미롭다. 솔지의 룩이 밤의 도시를 떠올리게 한다면, 채영의 스타일은 고요한 호텔 라운지처럼 정제된 인상을 준다. 같은 컬러, 같은 아이템이지만 감정의 결이 전혀 다르다.
둘 모두 속옷의 형태를 고스란히 드러낸 아이템을 입었지만 이를 해석하는 방식은 극명하게 갈린다. 솔지는 외부의 시선을 무기로 삼는다. 채영은 안쪽에서 오는 분위기로 시선을 이끈다. 강약이 바뀌면서 전혀 다른 여성상을 그려낸다.
소재의 차이도 극적이다. 솔지의 룩은 메탈, 가죽, 망사 같은 거친 질감을 위주로 조합했다. 반면 채영은 레이스와 울 소재를 사용해 부드러움을 강조했다. 액세서리 없이도 룩이 꽉 차 보이는 이유다.
이번 시즌, 브라톱은 단순히 몸을 드러내는 옷이 아니다.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마주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언어를 말하게 되는 도구가 된다. 스타일은 늘 자신을 설명하는 문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