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 중간배당에 자사주 소각...'VIP운용' 영향력 눈길
아세아시멘트와 아세아제지를 거느린 지주회사 아세아가 중간 배당에 이어 자기주식 소각 계획까지 추진한다. 이는 적극적인 주주 행동에 나서고 있는 VIP자산운용이 2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발휘한 결과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세아는 4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 소각 주식 수는 아세아 보통주 1만6064주로 발행 주식수 대비 0.76%에 해당한다. 이는 아세아제지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 9월 공개한 154억8000만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의 일부다. 또 12일에는 보통주 1주당 630원을 부여하는 중간 배당 계획도 밝혔다. 총 105억원 규모 현금 배당이다.
아세아의 주주환원 정책이 적극적으로 바뀐 배경에는 주요 주주인 VIP자산운용의 존재감을 찾아볼 수 있다. VIP자산운용은 국내 상장사를 상대로 적극적인 주주 행동을 펼치고 있으며 아세아 지분 11.81%를 보유한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훈범 아세아 회장 측이 보유한 42.96%과 격차는 있지만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VIP자산운용은 2021년 8월 아세아 5.14% 지분을 처음으로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며 지분을 늘렸다. 2022년 2월에는 지분율을 9.26%로 높였다. 그러면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했다. 주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넘어 주주 환원 강화를 요구하다는 의미다.
당시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시멘트와 아세아제지 모두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뤄낸 바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지분가치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면서 "아세아가 선진화된 주주정책을 도입해 기업가치와 주주 가치 측면에서 온전히 평가받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VIP자산운용은 2022년 6월 기준으로 지분율을 10.61%로 높였다. 이후 "아세아의 기업가치 정상화를 위해, 아세아의 배당과 자사주매입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을 최소 40% 수준 이상으로 높이고, 주주정책을 사전에 공시해서 투자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라"고 요구했다.
아세아는 이에 화답하며 주주환원 규모를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자사주 120억원 규모를 매입해 소각했고, 86억원을 배당했다. 2021년 배당액이 55억원, 2022년 배당액은 67억원이었다.
아세아 관계자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 대비 50% 이상의 배당성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배당액이 확정된 이후에 배당을 받을 주주가 결정될 수 있도록 정관 개정을 검토하여 주주들의 배당받을 권리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