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대신 ‘이중 고기압’…올해 TK, 여느 때 보다 뜨겁다

6월부터 장마가 시작되고, 수일간 내리는 장맛비로 더위는 잠시 멈춘다. 이후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인 여름 날씨다. 하지만 올해는 정반대다. 장마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대구·경북은 연일 35℃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포항과 경산에는 기상특보 역사상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까지 내려졌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기상청은 올해 여름 더위의 원인으로 한반도를 동시에 덮은 두 개의 고기압을 꼽는다. 지상 부근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 잡아 뜨겁고 습한 공기를 계속 밀어 올리고, 상공에는 티베트고기압이 이 공기를 눌러 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마치 뚜껑을 덮은 냄비처럼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기온이 크게 올랐다는 설명이다. 상층에서 내려오는 공기는 지면으로 내려오면서 압축돼 더욱 뜨거워진다. 여기에 남쪽에서 유입된 습한 공기까지 더해지면서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훨씬 높아졌다.
특히 포항과 경산은 지형적인 영향까지 겹쳤다. 남풍이 산맥을 넘어오면서 공기가 더욱 뜨거워지는 '푄현상'이 나타나 다른 지역보다 체감온도가 크게 상승했다. 지난 12일 포항 호미곶의 최고 체감온도는 36.8℃, 경산 하양은 35.6℃를 기록했다.
이 같은 폭염은 사람들의 건강도 위협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15일부터 7월14일까지 전국 온열질환자는 895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에서는 92명, 대구에서는 20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전국 추정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폭염이 본격화되면서 온열질환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354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40%가 이 기간에 집중됐다. 특히 11일 117명으로 가장 많았고, 12일 94명, 13일 104명, 14일에도 39명이 추가 발생했다.
전체 환자의 85.3%인 763명이 실외에서 발생했다. 작업장(218명)과 논밭(152명), 길가(131명) 등 야외활동 중 발생한 사례가 대부분이었으며, 65세 이상 환자는 270명으로 전체의 30.2%를 차지했다.
폭염 대응도 한층 강화됐다. 정부는 체감온도 35℃ 이상일 경우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야외작업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체감온도 38℃ 이상인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긴급한 경우를 제외한 농작업과 건설현장 작업을 중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에도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체감온도 35℃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비가 내리더라도 습도가 높아 열대야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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