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세용 한울본부장 "문화 불모지 울진에 문화 에너지 밝힌다"
이 본부장 “지속가능한 문화…미래의 역사 될 것”

경북 울진군 북단, 동해와 접한 곳에 위치한 한울원자력본부가 지역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과거 '문화의 불모지'로 불렸던 울진에서 최근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한울본부가 자리하고 있다.
한울본부는 단순한 문화행사 후원을 넘어 지역 주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경험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변화는 원자력발전소가 전력을 공급하듯, 지역 공동체에도 문화라는 또 다른 에너지를 나누겠다는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이세용 한울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울진에 부임한 뒤로 지역 문화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가 있는지?
△2023년 7월 한울본부로 부임하면서 사장님은 문화와 관련해 바라는 바가 있었다. 첫 번째는 울진에 수준 높은 인문학 강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줘 지역의 리더를 양성하는 '한울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두 번째는 버스킹 공연이다. 평소 문화에 큰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닌데 사장님의 문화에 대한 깊은 고민과 관심이 저에게도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단순히 원자력 사업장 운영을 넘어 지역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울진에서 더 많은 문화의 꽃을 피우게 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울진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에 대한 고민이 점차 문화사업 확대의 노력으로 이어졌다.
-'문화 불모지 울진'이라는 평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울진이 문화의 불모지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다만 '무관심'이 가장 위험하다. 울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스스로 문화적 감수성을 키우고, 일상에서 문화를 즐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외부에서 아무리 좋은 자원을 들여와도 달라지지 않는다.
문화는 누가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야한다. 한울본부도 지원자로서 역할을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울진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는 울진에서 문화를 즐기고 있다', '울진은 문화가 피어나는 곳이다'라고 느끼는 변화가 필요하다. 무관심이야말로 문화 불모지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나부터 관심을 갖고 이 작은 관심이 모여 울진을 문화의 꽃밭으로 바꾸는 씨앗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한울원자력본부가 주도하거나 지원한 대표적인 지역 문화 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한울본부가 주최한 행사 중 가장 최근에 한 '제1회 한울 상고문화제'가 있다. '항상 상(常), 생각할 고(考)'라는 이름처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그 생각을 자유롭고 다양하게 표현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초등학생 사생대회를 비롯해 다양한 체험부스, 공연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이다.
청소년들이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대표 지역 축제로 만들기 위해 작년 여름 처음으로 선보인 '한울 열광 문화제'가 있다. 올해는 전국 청소년 댄스 페스티벌, 원자력 골든벨, ESG 체험 부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1박 2일 동안 진행한다.
대표적인 큰 행사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행사도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하는 '버스킹', 매달 최신 영화를 상영하는 '한울다누림무비데이', 어린이 관객을 위한 문화공연 등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컨텐츠를 지역주민에게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주민들이 특히 호응을 보였던 프로그램이나 사업 사례를 소개 한다면?
△작년 10월 신한울 1, 2호기 준공과 신한울 3, 4호기 착공을 기념해 진행한 '감사드림(感謝&Dream)' 콘서트는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행사 중 하나였다.
여러 유명한 가수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한울본부가 직접 주관하며 효율성 있는 행사를 꾸렸기에 가능했다.
또한, 올해 2월에 선보인 '지브리&디즈니 신년 오케스트라 for 패밀리' 역시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공연은 단순히 외부 기획 공연을 유치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다양한 공연을 찾아보고 관람해 실무진끼리 의견을 나눠 선정했다.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을 울진에서 선보인다는 자부심과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지역 주민의 반응이 특히 뜨거웠다.
-사업 추진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가장 어려웠던 점은 '예산'이다. 극복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회사 전체 경영 환경이 개선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두 번째는 신한울 3, 4호기가 착공으로 한수원지원사업비가 확대됐고, 세 번째는 울진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실무진들의 노력이다.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수도권 문화재단과 지속적으로 업무 협의를 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더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려고 노력했다.

-원자력 발전소라는 특수성 때문에 기업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도 존재한다. 문화 지원을 통해 그런 인식을 바꾸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우리 회사는 '원자력', '안전' 등과 맞닿아 있다 보니 기업 이미지도 딱딱하고 거리감 있게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문화적 접근이 중요하다.

-'문화 꽃피우기'가 한울원자력의 사회적 책임 활동 중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울진 지역의 문화 행사가 '어두운 밤을 밝힐 수 있는 전등'이라면, 한울본부는 '그 전등에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이자 '문화라는 빛을 밝혀주는 원동력'의 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울본부는 단순히 뒤에서 밀어주는 후원자를 넘어 직접 스위치를 올리고 문화의 불을 밝히는 '문화 발전소'의 역할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에너지를 만들고 울진 곳곳에 문화의 불빛이 퍼질 수 있도록 힘을 전달하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문화'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울진의 문화적 미래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문화라는 단어를 들으면 공감, 소통, 동질감, 자존감, 시민의식 등 다양한 것들이 떠오른다. 그중에서 가장 가까운 개념은 '자존감'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문화는 내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가치, 나를 지탱해주는 정체성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문화는 결국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는 힘이자 삶의 어려운 순간에도 나를 붙들어 주는 내면의 뿌리다.
"울진에 지속가능한 문화를 심어야 한다!" 울진은 인구가 적고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자생적인 문화 생태계를 만들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울진에서만 누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울진의 '이야기'가 되고, 시간 속에 쌓여 '역사'이자 '문화'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