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줄어도 부동산 영끌하더니”...2분기 가계여윳돈 36조원 급감
소득 증가율 ‘마이너스’에도 부동산 투자 늘어
주담대 등 자금 조달액은 1분기 만에 10배↑
여유자금 축소에 예치금 36.8조원 감소
가계 여윳돈이 전분기에 비해 36조원 넘게 줄어든 건 가계소득이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주택 순취득 증가 등 실물자산 투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소득 증가율은 지난 1·4분기에 전기 대비 2.0%에서 올해 2·4분기 -3.1%로 역성장했다. 반면 건설사의 아파트 분양 등을 통해 개인이 순취득한 전국 주택 매매 건수는 지난 1·4분기 5967호에서 2·4분기 7897호까지 늘었다.
김성준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의 경우 지난 1·4분기에는 연초 상여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자금 운용규모가 굉장히 컸다"며 "2·4분기는 이같은 계절 요인이 사라지고 가계 증가율 감소에 따라 소비도 줄면서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2·4분기 기준으로 보면 2022년(49조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규모"라고 덧붙였다.
자금조달은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기관 차입금을 중심으로 전분기 1조4000억원에서 2·4분기 14조600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2·4분기 기준으로 볼 때 2022년 2·4분기(33조8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여유자금이 축소되면서 금융기관의 예치금은 전분기 58조6000억원에서 2·4분기 21조8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김 팀장은 “2·4분기에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는 추세를 보이면서 주택 거래와 관련된 대출이 늘었다”며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을 보면 1·4분기 13만1000호에서 2·4분기 17만1000호로 늘었다”고 말했다.
금융자산의 구성을 보면 예금이 46.1%로 전분기보다 0.3%p 줄었다. 보험 및 연금 준비금과 채권은 각각 27.8%. 3.6%로 모두 0.2%p 늘었다. 반면 지분증권 미 투자펀드는 21.7%로 0.2%p 감소했다. 금융부채의 경우 예금취급기관 대출금이 70.2%로 전분기보다 0.1%p 늘었고 대출금(93.7%), 정부융자(3.3%), 상거래 신용 등 기타(3.0%)의 비중이 전분기와 동일했다.
비금융법인의 경우 순조달규모가 전분기 1·4조6000억원에서 2·4분기 23조7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기업의 순이익이 축소되고 고정자산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당기순이익은 1·4분기 41조원에서 2·4분기 30조5000억원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은 각각 63조6000억원, 51조2000억원에서 76조2000억원, 54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일반정부는 자금순환통계 편제 이후 최대 순자금 조달액(50조5000억원)을 기록했던 전분기에 순조달 규모(1조1000억원)가 크게 축소됐다. 정부의 총수입이 1·4분기 147조5000억원에서 2·4분기 148조5000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같은 기간 총지출이 212조2000억원에서 159조7000억원으로 크게 축소된 결과다.
국외부문의 경우 순조달 규모가 26조2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축소됐다. 거주자의 해외채권 매입축소 등으로 자금조달이 운용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결과다. 국외부문의 자금운용 증가는 우리나라의 대외부채 증가를, 자금조달 증가는 우리나라의 대외자산 증가를 의미한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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