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 EV 시리즈의 다섯 번째 전기차, EV5를 시승했다. 정확히 따지자면 ‘국내’ 기준 다섯 번째다. 지난 2023년 3월 콘셉트카로 등장한 뒤, 그해 8월 양산형으로 거듭나 중국 시장에 데뷔했다. 이젠 우리나라 소비자를 공략할 차례다. 정통 SUV의 실루엣과 뛰어난 공간 활용성, 가족을 배려한 실내 옵션 등을 앞세워 전기차 대중화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글 서동현 기자(dhseo1208@gmail.com)
사진 기아, 서동현
글 서동현 기자(dhseo1208@gmail.com)
사진 기아, 서동현

기아 입장에선 곤란하게도, EV5는 국내 도입과 함께 비판적인 여론에 휩싸였다. ① 냉장고와 트렁크 테이블이 빠진 점 ② 국산 배터리 대신 CATL 배터리가 들어간 점 ③ 중국 대비 판매 가격이 높은 점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미 약 2년간 해외에서 판매했던 모델인 탓에 평가는 더 가혹했다. EV5를 기다려온 우리나라 고객 입장에선 충분히 당황스러울 수 있다.
EV5의 포지션은 수요가 많다. EV3는 작고, EV9은 너무 큰 ‘전기 SUV 예비 구매자’들에게 최적의 세그먼트기 때문. 그래서 EV5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잠시 뒤로하고, 상품성 자체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배정받은 시승차는 롱레인지 GT-라인. 가격표상의 모든 옵션을 더해 총 5,973만 원짜리 사양이다. 서울에서 가평까지 왕복 약 90㎞를 달리며 차의 곳곳을 살폈다.
EV5의 포지션은 수요가 많다. EV3는 작고, EV9은 너무 큰 ‘전기 SUV 예비 구매자’들에게 최적의 세그먼트기 때문. 그래서 EV5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잠시 뒤로하고, 상품성 자체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배정받은 시승차는 롱레인지 GT-라인. 가격표상의 모든 옵션을 더해 총 5,973만 원짜리 사양이다. 서울에서 가평까지 왕복 약 90㎞를 달리며 차의 곳곳을 살폈다.
① 익스테리어



EV5의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610×1,875×1,680㎜(GT-라인 기준). 휠베이스는 2,750㎜다. EV3와 비교하면 길이와 휠베이스가 300, 70㎜씩 길다. 기아의 내연기관 SUV인 스포티지보단 전장이 75㎜ 짧은데, 휠베이스는 고작 5㎜ 모자라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패밀리카의 시작점’쯤으로 여기는 사이즈다. 공차중량은 19인치 휠 기준 2,010㎏.
외모는 파격보다 단정함을 선택했다. 보닛 절개선은 최대한 양쪽으로 밀어냈다. 문짝과 트렁크 패널 주름은 최소화했다. 넓은 면으로 사방을 둘러싸니 보기에 시원시원하다. 대신 휠 아치 클래딩에 독특한 굴곡을 넣어 심심함을 달랬다. 에어와 어스 트림엔 구멍을 틀어막은 18·19인치 휠이, GT-라인에는 디스크를 훤히 드러내는 전용 19인치 휠이 들어간다.
외모는 파격보다 단정함을 선택했다. 보닛 절개선은 최대한 양쪽으로 밀어냈다. 문짝과 트렁크 패널 주름은 최소화했다. 넓은 면으로 사방을 둘러싸니 보기에 시원시원하다. 대신 휠 아치 클래딩에 독특한 굴곡을 넣어 심심함을 달랬다. 에어와 어스 트림엔 구멍을 틀어막은 18·19인치 휠이, GT-라인에는 디스크를 훤히 드러내는 전용 19인치 휠이 들어간다.


앞뒤 디자인의 핵심은 단연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주간 주행등. 자유롭게 뻗은 선의 끝부분을 화살촉처럼 다듬었다. 어스 트림부턴 EV6처럼 양쪽 헤드램프를 잇는 구역에도 빛이 들어온다. 리어램프는 정직한 ‘ㄷ’자로 꺾었다. 대각선 없이 수평·수직으로만 이어져 뒷모습이 꽤 듬직하다. 리어 와이퍼나 카메라 등 여러 장치들도 깔끔하게 숨겼다.
② 인테리어




1열 생김새는 EV3·EV4·EV9과 결이 같다. 수평형 대시보드 위에 12.3-5-12.3인치 일체형 디스플레이를 얹고, 센터콘솔은 뻥 뚫린 형태로 디자인했다. 대신 조각칼로 깎아낸 듯한 대시보드 장식으로 고유의 분위기를 냈다. 수납공간은 중앙에 집중했다. 공중에 띄운 센터콘솔은 가변식 컵홀더로 실용성을 챙겼다. 그 아래 역시 1.5L 페트병 두 개는 들어갈 정도로 넓다.
실내에서 에어/어스와 GT-라인을 구분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 먼저 운전대 모양이 다르다. 기본형엔 4 스포크, GT-라인엔 3 스포크 디자인이 들어간다. 또한 기본형의 1열 헤드레스트는 메시 타입인데, GT-라인의 헤드레스트에는 가죽을 씌웠다. 폭신한 정도만 따지면 메시 타입의 승리. 이외에도 GT-라인에는 블랙&화이트 투톤 시트도 적용했다.
실내에서 에어/어스와 GT-라인을 구분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 먼저 운전대 모양이 다르다. 기본형엔 4 스포크, GT-라인엔 3 스포크 디자인이 들어간다. 또한 기본형의 1열 헤드레스트는 메시 타입인데, GT-라인의 헤드레스트에는 가죽을 씌웠다. 폭신한 정도만 따지면 메시 타입의 승리. 이외에도 GT-라인에는 블랙&화이트 투톤 시트도 적용했다.




EV5의 진짜 무기는 뒷좌석에 있다. 어스 트림부터 1열 시트백 테이블이 들어간다. 버튼 하나로 펼칠 수 있는데,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다. 연결부가 견고해 좌우로 흔들어도 유격이 거의 없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거치할 수 있는 홈도 마련했다. 송풍구 아래의 센터콘솔은 서랍처럼 확장할 수 있다. 2열에서 아이를 케어하기엔 최적의 환경이다.
뒷좌석 시트는 각도 조절은 기본, 접었을 때 트렁크 바닥과 완전한 수평을 이룬다. 폴딩과 함께 엉덩이 쿠션이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트렁크에는 V2L 콘센트와 작은 트레이, 벽걸이형 애드기어(기아 순정 파츠)를 장착할 수 있는 홈을 넣어 활용성을 키웠다. 직장 출퇴근부터 자녀의 등하교, 가족여행까지 꿈꿀 수 있는 이상적인 구성이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566L.
뒷좌석 시트는 각도 조절은 기본, 접었을 때 트렁크 바닥과 완전한 수평을 이룬다. 폴딩과 함께 엉덩이 쿠션이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트렁크에는 V2L 콘센트와 작은 트레이, 벽걸이형 애드기어(기아 순정 파츠)를 장착할 수 있는 홈을 넣어 활용성을 키웠다. 직장 출퇴근부터 자녀의 등하교, 가족여행까지 꿈꿀 수 있는 이상적인 구성이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566L.
③ 파워트레인 및 섀시

앞뒤 바퀴 사이엔 81.4㎾h 용량 배터리가 자리했다. LFP 사양으로 판매하는 중국과 달리, 국내 모델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간다. 전기 모터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218마력 및 30.1㎏·m. EV3와 배터리 용량은 같은데 출력이 14마력(10㎾) 더 늘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60㎞로, 18인치와 19인치 휠 모두 동일하다. 350㎾ 급속 충전을 지원해 10~80% 충전을 약 30분 만에 마칠 수 있다.


EV5의 전반적인 주행 감각은 EV3를 닮았다. 스티어링 휠 무게감부터 과속방지턱 및 잔요철을 처리하는 실력까지 비슷하다. 디자인을 넘어 운전 느낌으로도 같은 집 식구임을 표현하는 듯했다. 처음엔 단단한 줄만 알았던 서스펜션은 속도를 올릴수록 제 실력을 발휘했다. 즉 고속 주행 안정성이 상당하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영역에서도 운전석만큼은 평온했다.
코너링 성능도 제법이다. 탄탄한 하체의 힘을 빌려 관성을 꿋꿋이 견딘다. 그래서 코너 한계 속도가 의외로 높다. 파워트레인 출력보다 섀시가 가진 잠재력이 더 크다. 이 정도의 고속 안정성과 핸들링을 위해서라면, 서스펜션의 탄탄한 성향도 이해할 수 있다. 뒤 차축에 전기 모터를 얹고 전체 출력을 높여도 차체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듯하다. 사륜구동 모델 출시를 기대하는 이유다.
코너링 성능도 제법이다. 탄탄한 하체의 힘을 빌려 관성을 꿋꿋이 견딘다. 그래서 코너 한계 속도가 의외로 높다. 파워트레인 출력보다 섀시가 가진 잠재력이 더 크다. 이 정도의 고속 안정성과 핸들링을 위해서라면, 서스펜션의 탄탄한 성향도 이해할 수 있다. 뒤 차축에 전기 모터를 얹고 전체 출력을 높여도 차체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듯하다. 사륜구동 모델 출시를 기대하는 이유다.


가속력은 무난한 편. 고속도로에서도 앞 차를 편안하게 추월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저속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보니 계기판에 처음 보는 경고 문구가 나타났다. EV5에 새로 들어간 ‘가속 제한 보조’ 기능이다. 시속 80㎞ 미만으로 주행 중 가속 페달을 깊고 오래 밟았을 때 ‘비정상적인 가속’으로 판단, 음성 안내와 함께 몇 초 내로 출력을 제한한다.
최근에도 끊임없이 일어나는 페달 오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이다. 다만 시속 80㎞ 미만에서 100% 작동하는 건 아니다. 언덕길처럼 큰 힘이 필요할 땐 경고를 띄우지 않는다. 또한 내비게이션 정보로 도심과 고속도로 등을 구분, 급가속이 위험할 수 있는 도로에서만 활성화한다. 캐스퍼 EV를 통해 처음 선보였던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도 기본. 이제 초음파 센서 감지 거리가 1→1.5m로 늘었고, 가속 순간 차의 진행 방향까지 고려한다.
최근에도 끊임없이 일어나는 페달 오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이다. 다만 시속 80㎞ 미만에서 100% 작동하는 건 아니다. 언덕길처럼 큰 힘이 필요할 땐 경고를 띄우지 않는다. 또한 내비게이션 정보로 도심과 고속도로 등을 구분, 급가속이 위험할 수 있는 도로에서만 활성화한다. 캐스퍼 EV를 통해 처음 선보였던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도 기본. 이제 초음파 센서 감지 거리가 1→1.5m로 늘었고, 가속 순간 차의 진행 방향까지 고려한다.

시승 중 아쉬웠던 하나 고르자면, 방음이 100% 만족스럽진 않았다. 창문에 이중접합 차음 유리가 들어갔음에도 고속에서 바람 부딪치는 소리가 스며든다. 이외에는 뾰족한 단점이 없다. 적당한 출력과 부드러운 핸들링, 완성도 높은 승차감으로 가장 대중적인 밸런스를 잡아냈다. 비슷한 크기의 내연기관 SUV를 타던 소비자라면 EV5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전력 효율도 인상적. 노말 모드로 총 91㎞를 달려 얻은 평균 전비는 6.6㎞/㎾h. 43㎞의 복귀길에서 차분하게 달렸을 땐 8.3㎞/㎾h를 기록했다. 모두 복합 전비인 5.0㎞/㎾h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여기에 에코 모드와 i-페달 3.0까지 조합하면 더 높은 숫자도 기대할 수 있다.
전력 효율도 인상적. 노말 모드로 총 91㎞를 달려 얻은 평균 전비는 6.6㎞/㎾h. 43㎞의 복귀길에서 차분하게 달렸을 땐 8.3㎞/㎾h를 기록했다. 모두 복합 전비인 5.0㎞/㎾h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여기에 에코 모드와 i-페달 3.0까지 조합하면 더 높은 숫자도 기대할 수 있다.
⑤ 총평

무난함에 깃든 실용성. 두 시간 남짓 EV5를 시승한 소감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여기서 ‘무난함’은 긍정의 뜻이다. 전기차 대중화가 목적이라면 애써 파격적일 필요는 없다. 안팎 디자인부터 실내 구성까지, 가족과 함께 탈 전기 SUV가 필요한 이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차다. EV3와 EV9 사이의 빈틈을 메워 더 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출시 타이밍이 조금 아쉽다. 가장 인기가 뜨거운 세그먼트인 만큼, 일찍이 우리나라에 선보였다면 어땠을까. 중국에서의 선례 때문에 뜻밖의 비교선상에 올라버렸다. 다행히 제품 자체는 훌륭하다. 주행거리도 충분하고, 배터리 원산지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만족스러운 구매가 될 수 있다. 가격은 에어 4,855만 원, 어스 5,230만 원, GT-라인 5,340만 원부터다.
<제원표>
그래서 출시 타이밍이 조금 아쉽다. 가장 인기가 뜨거운 세그먼트인 만큼, 일찍이 우리나라에 선보였다면 어땠을까. 중국에서의 선례 때문에 뜻밖의 비교선상에 올라버렸다. 다행히 제품 자체는 훌륭하다. 주행거리도 충분하고, 배터리 원산지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만족스러운 구매가 될 수 있다. 가격은 에어 4,855만 원, 어스 5,230만 원, GT-라인 5,340만 원부터다.
<제원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