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히스토리] 신라젠, 'BAL0891' 원 개발사 권리 양수…마일스톤 부담 줄였다

사진 제공=신라젠

신라젠이 2022년 도입한 표적항암제 'BAL0891'의 원 개발사로부터 판권을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계약으로 신라젠은 향후 라이선스 아웃(LO) 시 원 개발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비용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향후 출시 후 원 개발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판매 로열티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개발사 권리 모두 획득…마일스톤 비용 감축 가능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네덜란드 바이오기업 Crossfire로부터 BAL0891의 모든 권리를 200만 스위스프랑(CHF, 한화 약 35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Crossfire는 인산화효소(카이나제·kinase) 저해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가 2018년 BAL0891을 도입했고, 신라젠은 2022년 바실리아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신라젠의 계약 상대는 바실리아였지만, Crossfire는 원 개발사로서 임상 경과, LO, 제품 승인 및 출시 등에 따라 마일스톤 및 로열티 수취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권리 인수를 통해 신라젠은 Crossfire에 대한 지급 의무를 해소했다.

이전 계약 기준으로 볼 때, 신라젠이 원 개발사에 지급한 35억 원은 매우 낮은 금액으로 평가된다. 신라젠이 바실리아와 체결한 계약은 총 3억3500만 달러(약 4752억원) 규모로, 이 중 업프론트(계약금) 1400만 달러(약 200억원)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마일스톤 기반이다.

최초 계약에 따르면 BAL0891이 향후 임상 2상을 시작할 경우 신라젠이 Crossfire에 지급해야 할 최소 금액은 이미 CHF 2 million을 넘는다. 적응증이 추가되고 다음 단계로 진입할 때마다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마일스톤 금액은 최대 CHF 172 million(한화 약 3005억원)에 달한다. 이번 원개발사 권리 인수로 3000억원에 달하는 후속 지급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금액은 35억원에 불과하지만, 마일스톤 지급 의무를 없앴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신라젠에 큰 전략적 이익”이라며 “향후 LO 협상 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까지… 'BAL0891' 적응증 확대 성공

BAL0891의 임상도 적응증을 확대하며 순항하고 있다. 신라젠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항암제 BAL0891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환자 대상으로 임상을 확대하는 임상시험계획(IND) 변경을 승인 받았다.

이번 임상 확대 성공으로 신라젠은 기존 삼중음성유방암(TNBC)과 위암(GC)에 이어 AML로도 적응증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AML은 재발률이 높고 예후가 불량한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고령 환자나 재발성·불응성 환자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는다.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 확보에 대한 관심이 큰 분야이며 분열 기전을 직접 표적하는 신규 작용기전 약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신라젠은 이번 IND 변경 승인이 완료되어 재발성·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초기 임상을 시작하고 용량 및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BAL0891은 전임상 연구에서 AML의 치료제로서의 유효성을 입증했다. 최근 진행된 MOLM-14 급성골수성백혈병 이식 모델을 활용한 전임상 연구에서 BAL0891은 종양 성장 억제와 생존율 증가 효과를 유의미하게 나타냈다. 특히 저용량으로도 종양 억제와 생존 연장이 가능했고 BCL-2 억제제 병용 시에는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신라젠 관계자는 "BAL0891은 TTK(트레오닌 티로신 키나아제)와 PLK1(폴로-유사 키나제1) 두 인산화 효소를 동시에 억제하는 세계 최초(first-in-class) 혁신 신약 물질로 재발성·불응성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임상 승인은 고형암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을 넘어 혈액암 분야까지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는 전략적 계기"라고 말했다.

김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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