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가요계에 바란다…“이 고정 시스템 바꾸자고요!” [가요대담②]

이 논의는 매년 반복돼 왔지만, 2026년을 앞둔 시점에서 체감 온도는 다르다. 해외 팬층은 다양해졌고 음악적 스펙트럼 역시 넓어졌다. 하지만 산업 내부 구조는 여전히 아이돌 위주의 제작·유통 시스템에 묶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아이돌 음악을 배제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그 중심 구조 속에서 다른 장르와 뮤지션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현실을 짚는 문제의식이다.
가요계를 꾸준히 취재해온 지승훈 기자는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같은 구조를 조명했다. 현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수익과 검증된 포맷에 기대는 산업 구조가 새로운 시도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 K팝을 ‘아이돌 산업’이라는 틀 안에 머물게 하는가. 그리고 이 고정된 시스템을 넘어설 돌파구는 존재할까. 이번 대담은 2026년을 앞둔 가요계가 외면해온 질문을 다시 꺼내 들며, K팝의 다음 장을 향한 고민을 던지고 있다.
대담 참여자 : 지승훈 기자,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심재걸 대중문화평론가, 안효진 어나더 대표
[위 참여자들의 개인 인터뷰를 대담 형식으로 각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사회자(지승훈 기자) :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 즉 음악의 힘을 명확히 보여준 올 한 해였죠. 그렇다면, ‘케데헌’ 같은 흥행을 넘어서 ‘2026’ 우리나라 가요계에게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한 마디씩 조언 팍팍 부탁드려요.

심재걸 평론가 : 맞아요. 아이돌 음악도 존재하되 장르 간 다양한 협업이 활발히 진행되면 어떨까 싶어요. 소속사 테두리에 갇혀, 기껏해야 방송사 음원 정도인데 좀 더 경계선을 허물고 과감한 시도가 펼쳐지면 좋겠어요. 소속사 대표가 앨범 총괄 프로듀서 역할을 겸하는 경우가 많고, 그 입김이 지나치게 강해서 나오는 현상인데, 이거 고쳐야 해요.
사회자(지승훈 기자) : 참 어렵죠. 장르의 다양화, 다채로운 협업.. 이거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안효진 대표 : 장르 저변 확대를 꾀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서 마이크로 기획사들의 역량 있는 뮤지션들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해주면 좋겠어요.

안효진 대표 : 솔직히 방송사 중 일부는 이런 노력 하고 있죠. 쓰담쓰담(KBS), 공감(EBS), 라이브 와이어(Mnet).. 정부 차원이죠.
심재걸 평론가 : 근데 이런 건 사실 예능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 이들(발라더, 싱송라, 밴드 등)이 좀 더 큰 무대에 서려면 시상식에 참여할 수 있는 쿼터제나…혹은 아이돌 위주의 음악방송 재편, 즉 상업적 인기순이 아닌 골고루 배치하는, 뭐 그런 것들?
안효진 대표 : 절대 안 바뀔 거 같아요.(눈물) 시상식이 다 흥행이랑 밀접해서. 그나마 멜론뮤직어워드, 골든디스크 정도가 그렇게 나눠져 있는 거 같긴 한데.
사회자(지승훈 기자) : 절대 안 바뀐다는 게 뭔가 와닿네요.. 그래도 이 체제가 변하려면 누군가는 시도하고 바꿔야 된다. 그렇죠?
안효진 대표 : 잘 되는 것을 더 잘 되게 하는 데에 치중되어 있는 걸 바꾸기가 어려운 거죠. 거대한 물줄기가 바뀌기 어렵다면 작은 물줄기라도 생겨나야 하는데. 싱송라 뮤지션의 경우 앨범 프로모션으로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방송이나 무대에 노출될 기회가 극히 적으니까요.
이런 걸 국가 제도적으로 장르별로 타깃팅한 나라에서 글로벌 쇼케이스를 한다든지. K팝 안에서의 새로운 생태계 조성이 필요할 거 같아요. 분명히 리스너들에겐 니즈가 있다고 보거든요.
해외 팬층을 타깃으로 한국 발라드나 인디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라든지. 해외 아티스트, 해외 방송, 플랫폼 공동 제작 프로젝트 등…
심재걸 평론가 : 정확합니다. 저 역시도 역량 있는 뮤지션들의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 맞춘 글로벌 진출 설계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에요.

안효진 대표 : 너무 그렇죠. 왜냐하면 K팝은 이제 단순히 음악이 아니라 스토리로 어필하는 수준까지 왔기 때문이에요. 혼자서 계란 바위치기 하면 할 수야 있죠.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도모되는 부분이 있으면 한꺼번에 소개돼서 지름길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예 시작이 어려운 곳들도 있기 때문이에요.
사회자(지승훈 기자) : 이들을 이끌어주는 대형 기획사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심재걸 평론가 : 없는 이유가 있을 거에요. 수익 구조도 다르고, 아티스트 저마다 원하는 방향성이 다르고. 다 독자적인 행보를 원할 거에요 결국. 그 부분이 아쉽긴 하죠.
안효진 대표 : 그래도 위버스콘의 경우 K팝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아티들을 섭외해 오는 부분이 있어요. 한 번이라도 해주는걸 감사해야 하는 현실.
사회자(지승훈 기자) : 분기마다 해주면 좋을텐데요. (씁쓸)

정서를 잇는 브릿지. 결국, 목소리의 힘, 서사의 힘이 언어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도 이미 K팝을 통해서 증명됐잖아요. “케데헌!”
노래-공연-컨텐츠 이게 선순환 되어야 하니까. 가사와 멜로디로 서사를 이끌어내는 발라드에게도 기회를 달라는 게 제 목소리의 취지예요.
사회자(지승훈 기자) : ‘명품 발라더’ 권진아 소속사의 대표님 답네요. (웃음). 그런데 노래-공연-컨텐츠, 이게 유지되려면 사실상 팬덤 기반이 돼야 하니 그게 참 쉽지 않죠.
안효진 대표 : 엄청난 팬덤보다는 코어 리스너들은 은은하게 조용히 유튜브, 스포티파이로 듣고 있을 가능성이 커요. 이를 늘리기 위해선 양질의 라이브를 들려줄 수 있는 무대,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각자 아티스트 성향에 맞춰서 마이크로 타겟팅을 할 수 있으려면 데이터가 필요하고 어느 나라가 어떤 음악을 얼마큼 향유하는 지에 대한 시장조사나 이런 데이터가 기반이 있어서 제공된다면 시장에 대한 플랜을 잡기가 좋을텐데. 쉽지 않은 실정이지만 노력하려고 해요!
다만 분명한 건 아이돌의 K팝만 좋아해 주고 싱송라는 아니어서 불만이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어느 아이돌 가수가 어떤 발라더, 싱송라 노래 들어봤는데 좋더라 샤라웃해주는 게 우리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받아요. 이렇듯 상생의 관계성이 더 많은 확장성을 갖고 오프라인에도 적극 적용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제 ‘2026 바람’입니다.
사회자(지승훈 기자) : K팝이 나날이 글로벌화된다고 하지만, 결국엔 아이돌 음악 산업에 한정된 말이었어요. 음악을 향유하는 데 팬덤을 활용한 상업적인 면만 볼 게 아니라, 진정한 위로, 진정한 서사로 더 울림 있는 K팝 가요계가 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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